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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협의회 "감정노동자 위한 교육·규제 필요" 한목소리

전국캠페인 최종평가회… 오는 17일 우수사업장 시상

하영인 기자 기자  2014.11.05 16: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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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리 주위에는 감정노동자라 불리는 서비스업 종사자가 아주 많습니다. 기업이 이들의 처우를 개선해주고, 고객이 그들의 고충을 이해해준다면 우리 사회의 스트레스는 반으로 줄어들 것입니다. 감정노동을 생각하는 기업이 만족하게 하는 기업입니다." - TBN교통방송(오전 8시57분)

라디오에서 감정노동과 관련한 나레이션이 흘러나왔다. 이는 감정노동을 생각하는 기업 및 소비문화 조성 전국협의회(이하 전국협의회)에서 추진한 전국캠페인의 일환이다. 

고객대면 노동자 약 700만명의 감정노동 문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불거진 가운데 이들의 정신건강과 스트레스가 사회적 의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응해 감정노동자 보호를 목적으로 설립된 전국협의회는 '감정노동자, 존중받아야 할 누군가의 가족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다양한 입법 활동과 캠페인을 추진 중이다.
 
전국협의회는 5일 서울시 용산구 용산역 4층에서 올해 사업경과 보고와 내년 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제5차 회의이자 최종평가회를 열었다.

이번 전국캠페인은 서울시와 대전, 대구 등 전국 7대 광역시에서 지역별 협의회를 구성하고 함께 기획 및 실시했다. 90개 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7월부터 9월까지 총 19번의 캠페인 동안 관계자 950여명과 소비자 1만5000명가량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9월에는 릴레이 캠페인과 더불어 소비자 의식 실태를 조사했는데 한인임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연구원은 소비자, 감정노동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 상·하위 계층 각각 5%에 해당하는 '진상' 소비자를 제외한 소비자 90%는 컴플레인 사유가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직무가 미숙하고 서비스에 자신감이 없거나 잘못된 설명을 해주는 등의 사례가 많다는 것. 
 
이와 관련 한 연구원은 "소비자는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안 해준다', 감정노동자는 '고객이 요구하는 서비스를 내가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서로 일손 부족에 힘들고 응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소비 과정에서 계속되는 갈등과 모순 발생에 둘 다 희생자가 돼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지만 실제로 이를 중요하게 여기면서 투자하는 기업이 적다는 첨언도 보탰다. 

다음 순서로 감정노동전국캠페인 지역별 사업추진 성과 발표와 내년 사업추진 계획에 대해 안건을 내는 시간이 이어졌다. 서울은 9개 기업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광장, 백화점, 아울렛 등에서 5번의 캠페인을 전개한 바 있다. 

김성숙 인천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는 "거리에서 캠페인을 벌이니 인천시에서 관심을 보이고 한 번 더 진행하자는 요청이 들어왔었다"며 "예산확보까지 해줘 인천소비자단체협의회 '현명한 소비자로 살아가기 캠페인'을 시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상임이사는 "소비자단체가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처우, 감정노동자를 대변하는 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조기홍 한국노총 실장은 "소비자와 감정노동자만 대두되는데, 기업 내에서 감정노동자에 대한 처우개선으로 만족도를 높여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이 안에서는 노동자를 탄압하고 밖에서는 양의 탈을 쓴 늑대가 될까 봐 우려된다는 의견이다. 

조 실장은 노동자 입장에서는 감정노동자일 수도 있고 가해자일 수도 있는 양면성을 갖기 때문에 왜곡된 행동이 많아 이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말을 보탰다.  

아울러 황규만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은 "고객센터에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안하무인인 악성민원 5%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며 "소비자와 감정노동이 상충하는 건 이 5%에 해당하는 범죄자, 악덕 소비자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황 총장은 많은 감정노동자가 접속하는 협회 홈페이지를 활용해 캠페인을 홍보하자는 의견도 내놨다.

이에 대해 오세완 고용노동부 산업보건과 사무관은 "근본적인 감정노동자 발생 원인은 기업주의 지나친 요구와 소비자의 지나친 요구"라며 "이와 관련해 규제화 방안을 여러 가지 고민하고 있다"고 응대했다. 

더불어 "1회성으로 끝내기엔 아쉬운 캠페인"이라며 "제도를 통해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한편, 오는 17일 열리는 '감정노동 우수사례 발표대회'와 관련한 논의에서는 콜센터와 백화점 등 감정노동 관련 우수 사업장을 선정해 상금과 상장을 수여한다는 계획에 뜻이 모였다. 

정혜선 한국직업건강간호학회 회장은 "감정노동 관리 우수사례를 발굴해 수상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자 한다"고 대회 개최의 목적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