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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도로 위 사자' 아슬란, 조용한 발걸음에 주행성능 '전광석화'

최고급 가솔린 전륜구동…최고 수준의 정숙성 '으뜸'

전훈식 기자 기자  2014.11.05 15: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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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은 독일계 후륜구동 차량이 70%가량을 차지하며, 이들 대다수가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이런 트렌드 때문에 가솔린 전륜구동 차량이 사라져 많은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 현대차가 이런 고객들을 위해 가솔린 전륜구동 프리미엄 준대형 세단 '아슬란'을 내놨다. 과연 아슬란이 디젤 후륜 차량에 익숙해진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중후한 스타일을 바탕으로 최상의 정숙성과 승차감을 갖춘 전륜 구동 프리미엄 대형 세단을 지향해 개발된 아슬란은 독일차가 장악한 '프리미엄 준대형 세단 시장'을 되찾기 위해 내놓은 야심작이다.

그러나 최신 트렌드 '디젤 엔진의 후륜구동'과는 정반대로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전륜구동 준대형 세단'인 만큼 국내시장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국내 여론은 거듭된 오해와 불신으로 '현대차'라는 브랜드에 불만을 쏟아붓는 상황이다.

과연 아슬란이 시장 트렌드와 국내 소비자들의 냉대 속에서 어떤 결과물을 성취할 수 있을지 4일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시승구간은 경기 파주 출판단지를 출발해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을 왕복하는 약 90㎞에 해당하는 거리로, 직선과 곡선이 조화로워 주행 성능을 테스트하기에 적합했다.

◆프리미엄 세단 분위기 '물씬' 그러나 차별성은…

2012년 기아차 오피러스 단종 이후 국산 전륜구동 고급세단의 바통을 이어받은 아슬란은 엔트리급 세단 그랜저와 주행성능 중심의 제네시스 중간에 위치해 '최고급 전륜구동 차량'이라는 포지셔닝을 갖고 있다.

아슬란 차체 크기도 그랜저 플랫폼을 그대로 가져다 쓰면서 △너비 1860mm △높이 1470mm △휠베이스 2845mm 모두 그랜저와 동일하고, 전장(4960mm)만 약간 큰 수준이다.

외부 디자인은 제네시스와 동일하게 브랜드 디자인 철학 '플루이딕 스컬프처 2.0(Fluidic Sculpture 2.0)'을 적용해 보다 간결하고 정제된 느낌이다. 측면부의 경우 후드에서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매끄럽고 우아한 캐릭터 라인이 고품격 이미지를 어필했으며, 높은 후드와 수직으로 떨어지는 전면부 라인과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면서 무게감 있는 프리미엄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다만 단일 헥사고날 그릴을 통한 '패밀리룩'은 오히려 제네시스나 그랜저와 비교해 아슬란만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차별화된 느낌을 받을 수 없다.

한편,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LF쏘나타에서 사용된 바 있는 '인간공학적 설계(HMI)'를 고스란히 적용해 센터페시아 각종 버튼 크기와 배치 등이 모두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됐다.

내부 공간도 가로형 레이아웃으로 조성해 깔끔하게 다듬어졌으며, 개방감이 강조된 슬림한 디자인 크러쉬 패드와 우드그레인 가니쉬를 적용해 그랜저와 비교해 한층 높은 상품성을 자랑했다.

여기에 부드럽고 푹신한 가죽시트는 제네시스급에 적용되는 프라임 나파 가죽을 사용하면서 퀼팅패턴(박음질 무늬)를 적용해 프리미엄 세단의 자부심과 감성을 모두 충족시켰다.

◆매끄러운 가속감에 중후한 주행감 동시 만족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오른쪽 옆 버튼식 시동키를 누르자, 희미한 엔진소리와 함께 주행 준비를 마친다. 엔진음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의 뛰어난 정숙성은 110㎞/h 속도 내에서 유지됐으며, 가속시 슬며시 들러오는 부드러운 엔진음은 스포티한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시승 차량 'G330 익스클루시브'에 탑재된 람다Ⅱ V6 3.3 GDi 엔진은 △최고출력 294마력(ps) △최대토크 35.3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기존 엔진 성능을 개선해 저중속 영역에서 매끄러운 가속감을 확보하고 편안한 핸들링과 중후한 주행감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고속주행이 가능한 자유로에 진입했다. 차가 막히지 않는 시간대여서 달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만큼 노멀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변경해 아슬란의 질주 능력을 테스트해봤다.

가속페달에 힘을 싣자 앞으로 미끄러지듯이 치고 나가는 파워는 부족함을 전혀 느끼질 못한다. 여기에 전륜 6단 자동변속기와의 절묘한 조화는 고급 세단에 걸맞은 최적화된 변속성능과 조작감을 구현했다.

급가속에도 운전자 요구에 따라 가속이 됐으며, 170㎞/h의 속도에서 진행된 코너링에서도 서스펜션은 무난하게 작동했다. 뿐만 아니라 급회전에 따른 쏠림에도 시트가 탑승자를 꽉 잡아주면서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에서도 아슬란의 안정감을 체감할 수 있다.

시승을 마친 후 확인한 아슬란 연비는 8.3㎞/L. 공인연비 9.5㎞/L에 못 미치지만, 스포츠모드 주행과 급가속을 잦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나쁘지 않는 연료 효율성이다. 또 가솔린 프리미엄 세단치고는 괜찮은 수준이다.

아슬란은 '가솔린 전륜 구동'이라는 도전적인 과제로 국내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트렌드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한편, 아슬란 람다Ⅱ V6 GDi 3.3 모델 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 △G330 프리미엄 4190만원 △G330 익스클루시브 45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