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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투자자 "현대차가 밉다"

하나대투 사모 ELS -15.5% 손실확정 "발행규모 2위, 추가 피해 우려"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1.05 11: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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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차가 예상치 못한 주가급락에 시달리면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이미 2011년 사모방식으로 모집된 종목형 ELS에서 두 자릿수 확정손실이 발생했고 상당수 종목형 ELS가 올해와 내년 사이 만기가 집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손실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5일 예탁결제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3일 만기 상환된 '하나대투 2094호 ELS'의 확정 수익률은 -15.5%였다. 2011년 11월7일 발행된 이 상품은 원금이 11억7400만원이었지만 실제 상환된 금액은 9억9900만원에 그쳐 총 1억7500만원의 원금손실이 생긴 것.

이 ELS는 사모방식으로 모집됐고 현대차와 LG화학이 기초자산이며 발행 당시 기준가는 현대차 23만8000원, LG화학 37만2500원이었다. 그러나 만기상환일이 다가오자 현대차는 34.66%, LG화학 주가는 51.95% 급락했고 이는 고스란히 투자자 손해로 돌아갔다.

하나대투증권 측은 사모방식 ELS라는 점을 들어 구체적인 상품구조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대부분 최초 기준가격의 50~60% 미만을 원금손실 구간으로 삼는 ELS 특성상 LG화학의 주가 폭락이 손실의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현대차 주가 하락이 계속 이어질 경우 관련 상품들의 손실 피해는 확산될 수 있다. 현대차는 삼성전자에 이어 모집 규모가 가장 큰 종목이다. 특히 투자자들의 ELS 가입이 급증한 만큼 전문가들은 기초자산의 성격과 상품구조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1일 금융투자협회와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ELS 모집금액은 8조29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였다. 그나마 변동성이 커진 종목형보다 해외지수형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은 안도할 만하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퇴직연금을 비롯해 ELS 활용수요가 급증했으며 해외지수형 위주로 중위험·중수익 상품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불거진 일부 종목형 ELS는 2011년을 고점으로 모집 자체가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종목형 상품의 전성기였던 2011~2012년 모집된 ELS 만기분포가 2~3년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기초종목 매도가 함께 병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이후 종목별 ELS 모집금액 규모는 삼성전자가 2조3100억원으로 최고였고 현대차 1조5200억원, 현대모비스와 현대중공업이 각각 5700억원, 5000억원 순이었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현대차 급락 관련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렇지만 현대차의 경우 실제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녹인(knock in) 구간까지 주가가 급락했고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시할 필요가 있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15만5500원을 기록해 일례로 원금 손실 구간을 기준가의 60% 미만인 상품에 대입할 경우 최초 기준가격이 25만9200원보다 높은 상품에 가입했다면 원금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주가가 더 떨어진다면 이보다 기준가가 낮은 상품들도 피해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