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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선방?" 삼성카드, 제일모직 매각은 '무리수'

순자산가치 증가 미미·높은 밸루에이션 문제…과잉자본 활용 방안 필요

정수지 기자 기자  2014.11.04 16: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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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연말 들어 실적 불확실성 탓에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대형주가 없는 상황에서 은행종목의 실적이 조금씩 회복되며 증시를 이끌었지만 이마저도 두 차례에 걸친 정부의 기준금리 인하로 상승매력이 둔화됐다.

이런 가운데 조달부문에서만 기준금리 영향을 받는 카드사의 경우 상대적인 호조를 보이면서 최근 삼성그룹 재편과 맞물린 삼성카드의 향후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3Q 호조에도 '판관비 탓' 수익성 개선 없어

삼성카드의 3분기 순이익은 78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7% 늘었다. 신용판매사업에서 시장성장률을 상회한 성장세 및 대손비용률(1.78%) 하락이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 3분기 개인 신용판매 취급고는 14조7000억원이며 법인을 포함한 전체 신용판매 취급액은 2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카드의 신용판매 취급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2010년 이후 꾸준히 올라 올 2분기 기준 16.5%(+1.1%포인트)를 이뤘다. 내수경기 부진 및 체크카드 이용 촉진에 따른 업황 부진에도 숫자카드 판매 호조 및 계열사와의 제휴 영업을 통해 업종 성장률을 상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세월호 참사 이후 위축됐던 신용카드 이용실적이 개선되면서 성장성이 회복되는 측면이 긍정적"이라며 "법인카드 이용실적이 늘어나 수익성에 기여하는 바는 크지 않지만 성장전략을 추구하는 삼성카드 입장에서는 외형성장이 크게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삼성카드의 성장률에 비해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았다. 전 분기에 비해 상품자산 운용수익률은 0.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시중금리 하락으로 인한 펀딩코스트 하락폭(0.1%)보다 컸다. 또, 상품자산증가율이 5.9%에 달해 신용판매수익과 금융수익은 모두 확대되는 모습이지만 문제는 '판관비(판매비 및 일반관리비)'였다.

삼성카드의 판관비는 499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판관비 중 마케팅 관련 비용은 2322억원으로 8.6% 늘어났으며 마케팅 비용을 제외한 여타 판관비도 7.1% 증가한 2671억원이었다. 이와 함께 핵심이익판관비율(cost income raio)은 80.8%로 전년동기에 비해 0.3%포인트 악화됐으며 11.6%의 총자산판관비율도 0.1%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대해 한기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3분기 판관비는 2분기와 비교해 9.1% 늘어났는데 적극적인 영업 뒤에는 비용의 증가가 동반된다"며 "국내 신용카드시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MS(시장점유율)을 높이려면 비용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히든카드' 제일모직 매각 두고 호불호 갈려

삼성카드 주가는 연초 이후 23.0%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를 25.3% 초과했다. 이는 △업황부진에도 지속된 시장점유율 상승 △조달금리 하락을 통한 견조한 실적흐름 △제일모직(옛 에버랜드) 등 계열사 지분 가치 부각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방안(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삼성카드는 제일모직 기업공개(IPO) 때 보유하고 있는 지분 5%(624만9950주)를 전량 구주매출을 통해 매각하기로 하면서 향후 이 카드사의 수혜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제일모직 취득원가(485억원)와 희망공모가(4만5000~5만3000원)를 고려할 때 구주매출에 따른 매각이익은 2327억~2827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실적과 기분가치에 대한 관심은 증가할 것"이라며 "구주매출이 삼성카드의 영업경쟁력 및 ROE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제언했다.

다소 다른 견해도 있었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가 제일모직 주식을 이미 주당 4만4443원으로 장부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매각이익 실현에도 순자산가치 증가분은 미미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와 비슷하게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에 있어 제일모직 주식은 일종의 '히든카드' 역할을 하고 있었지만 이번 매각을 통해 그 의미를 잃게 돼 주가엔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