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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창출 프로젝트⑤] 'A부터 Z까지' 취업장려프로그램 '취업성공패키지'

저소득층, 청·장년 대상…지난해 신규참여자 20만8787명

하영인 기자 기자  2014.11.04 1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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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의 양극화 심화로 중간층 비중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생계가 어려운 저소득층은 급속히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용노동부(장관 이기권·이하 고용부)는 근로능력은 있지만 취업이 어려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일자리 지원의 사각지대를 없애고자 좀 더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취업성공패키지'(이하 취성패)를 마련했다.

저소득층인 일반계층은 물론 취업취약계층 △청·장년 △장애인 △결혼이민자 등 특정계층에 대한 프로그램을 세분화해 실시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업의 좋은 취지가 무색하게 모집에 대한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는 지역별 특성에 따라 참여조건에 해당하는 인원이 적어서인 경우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취성패에 대한 홍보 부족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맞서 고용부는 더 많은 이들을 지원키 위해 여러 홍보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근로빈곤층·특정계층 지원, 취업성공수당 100만원

지난 2009년 도입된 취성패는 저소득 취업취약계층인 지원대상자에 대한 개인별 관리를 원칙으로 삼았다. 특화된 취업지원 경로설정과 함께 지원대상자 개개인에게 차별화된 취업지원서비스를 최장 1년간 3단계에 걸쳐 제공한다.


개인별 취업활동계획에 따라 '진단·경로설정→의욕·능력증진→집중 취업알선'에 이르는 통합적인 취업지원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으로 특히 지원대상자의 취업촉진 도모를 위해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일자리에 취업한 경우 '취업성공수당'으로 최대 1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참여대상자는 저소득층인 1유형과 청·장년층 대상의 2유형으로 구분된다. 1유형은 만 18세~64세 이하, 최저생계비가 150% 이하인 '차차상위계층'과 '빈곤 위험계층'인 근로빈곤층이다. 2유형은 청년 가운데 일을 하지 않으면서도 최근 2년간 교육·훈련에 참여하지 않는 '니트족'과 연간 매출액 1억5000만원 미만의 영세 자영업자 등이 대상이다. 

다만 △노숙인 △북한이탈주민 △출소(예정)자 △결혼이민자 △여성가장 △영세 자영업자 △장애인 등의 취약계층은 개인적 특성을 감안해 정책상 소득여부와 관계없이 참여를 허용하고 있다.

취성패를 진행 중인 한 관계자는 "국가에서 생활보호대상자에게 금전적 지원을 하는 것만으로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며 "취성패는 이들에게 구직스킬을 가르치고, 취업알선도 해주는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정부보조금을 벗어나 자생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제도"라고 제언했다.

◆"참여자 모집 어려워" 위탁기관 토로에 고용부 "홍보 주력할 것"

취성패는 이달 기준 총 273개 기관이 위탁운영 중이며 이 중 비영리기관이 153곳, 영리기관 120곳에 이른다.

위탁기관에서 모집한 신규참여자는 2009년 9082명부터 시작해 △2010년 2만5228명 △2011년 6만3987명 △2012년 14만3312명으로 지난해엔 20만8787명이었다. 이들의 취업 후 고용보험 가입률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83.1%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이에 비해 취업률은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지난 2010년 61.7%에 이어 △2011년 51.3% △2012년 52.4% △2013년 56.6% 수준에 머무른 상태다.

이에 민간위탁기관인 A업체 관계자는 "취업이 절실해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이수수당이 목적인 참가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취업률도 취업률이지만 참가자를 모집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강남권 같은 경우엔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적기 때문에 참여자 모집에 급급해 높은 실적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최소 3명의 전문가와 정보검색실, 상담실 등이 필요한데 해당 사업 수익은 인건비 마련조차 힘든 실정이라는 하소연도 보탰다.

여기에 올해 취성패 사업을 접은 B업체 관계자는 "고용센터의 홍보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모집이 잘 이뤄지지 않아 매번 적자가 난 탓에 사업을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워 사업을 포기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대다수 위탁기관은 고용센터에서 홍보에 주력해야 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참여자의 진로컨설팅과 취업에 전념해야 하는 기관에서 홍보와 모집까지 병행하다 보니 인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본래 역할을 수행키 어렵다는 것.

이렇다 보니 배정된 인원을 충당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타 지역에서도 참여자를 모집한다는 기관도 있었다. 고용센터는 다른 지역 센터와 충돌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도움을 줄 수 없어 사업의 한계성이 드러난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영심 고용부 사무관은 "일반계층 위탁기관의 경우 자체적인 참여자 모집행위를 금지하되 고용센터와 공동홍보는 허용하고 있다"며 "특정계층 위탁기관에만 참여자 발굴과 모집을 위해 자체 모집을 허용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취업이 용이한 참여자 모집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란 목적이라는 첨언도 있었다. 

현재 고용부에서는 기획홍보와 83개에 이르는 고용센터를 통한 현장 밀착형 홍보를 병행, 광범위한 홍보를 하고 있다.

김 사무관은 "취약계층의 공공 역할을 강화하고 청·장년층 중심의 민간위탁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개인별 홍보를 비롯해 온라인 배너 광고, 홍보용 만화 제작 연재, 서민층 주거 밀집지역 방문 등 다양한 홍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을 더했다.

◆진심어린 상담사 노력에 취업 성공…우수사례 발간도

지난해 취업률 70%를 달성한 C업체는 "어느 직원의 경우 참가자의 집을 직접 찾아 아들의 진로까지 상담해주는 등 진심어린 노력을 기울여 참여자가 취업에 성공한 적이 있다"며 "취업 후 감사인사를 전하러 오는 참가자를 보면 보람을 느껴 이 사업을 수행케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미담을 소개했다.

그는 "프로그램이 끝날 때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며 "이렇게 상담사 한 명 한 명의 열정이 취성패를 가능케 하는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이런 가운데 고용부는 지난 1년간 취업성공패키지를 통해 일과 희망을 찾은 우수사례를 엮어 '나의 내일이 달라졌어요'를 발간했다고 지난달 16일 밝혔다.

이 사례집에는 지난 6월 개최한 '수기공모전' 출품작 238편 중 2차에 걸친 심사를 거쳐 엄선된 우수사례 20편을 담았다.

사례집에는 △인생의 황혼기에 찾아 온 위기를 7전 8기 정신으로 극복한 중년 남성 △남편이 쓰러진 후 평범한 주부에서 솔개의 꿈을 품고 희망을 찾아 나선 여성가장 △낯선 땅에서 용기 하나로 새 삶을 찾은 결혼이민여성과 새터민을 포함, 

사회의 어두운 시선과 편견을 떨치고 재기에 성공한 출소자 등 자신 앞에 찾아온 위기를 극복하면서 새로운 꿈과 기회를 찾아 나선 이들의 힘겨운 도전기가 실렸다.

한편, 고용부는 영세한 민간위탁기관의 취성패 사업수행 역량 강화를 돕고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고용서비스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민간업체와 위탁계약 체결 후 컨설팅 사업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