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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현대중공업, 4분기 흑자전환 가능할까?

최악의 어닝쇼크, 임단협까지 말썽…노조 7일 부분파업 예정

이보배 기자 기자  2014.11.03 17: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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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현대중공업이 발표한 3분기 실적은 2분기에 이어 최악의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조9346억원으로 2조원에 가까웠고, 당기순손실은 1조460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36.9% 증가했다. 올 들어 3분기 연속 적자 행진으로 누적 적자만 3조원을 넘었다.

◆3분기 연속 적자 행진…돌파구는?

조선부문에서 저선가 물량의 비중이 확대되고, 세계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라 전기전자 및 건설장비 부문에서 판매가 부진해지면서 매출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는 게 현대중공업의 설명이다.

이어 현대중공업 측은 이번 실적과 관련해 부실을 정리해 불확실성이 제거됐다고 덧붙였다. 다음 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시장에 좋지 않은 결과를 보여드려 안타깝지만, 전 사업부문에 걸쳐 예측 가능한 손실 요인을 모두 반영함으로써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경영진 취임으로 모든 분야에 걸쳐 개혁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4분기에는 반드시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0일 4분기에는 약 500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공시했고, 기관투자가 및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컨퍼런스콜을 통해 자세히 설명하는 시간을 보냈다.

임원 축소, 조직 개편을 시작으로 고강도 개혁작업을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은 향후 본부장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 사업본부별로 수익성을 최우선에 둔 경영전략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울산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연달아 열고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들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현대중공업의 구원투수로 투입돼 비상경영 체제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번 3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 창사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정식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들은 실적개선을 위해 그동안 진행해온 개혁작업을 보다 과감하게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현대중공업은 고위 임원들이 월급을 반납하고 전임원들이 사표를 내는 등 고강도 구조개혁을 추진 중이다. 사표를 낸 임원 중 30%는 집으로 돌려보냈고, 새로운 임원으로 승격된 '젊은 피'들과의 융합과, 조직재정비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최길선·권오갑 투톱 체계 "정몽준 복귀설도…"

일각에서는 최길선·권오갑 대표이사와 바뀐 임원 등을 중심으로 한 조직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현업부서의 부장급 이하 일반 사원들의 인사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일반 사원들의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며 "임원들의 경우 사표를 받고, 실제 사표를 수리했지만 일반 사원들은 조직 개편의 일환으로 부서를 옮기거나 승진 인사가 진행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이 이어지자 1988년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난 정몽준 전 의원이 현대중공업 서울 사무소가 위치한 계동 사옥에 정기적으로 출근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확인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2002년 고문 직함까지 내려놓으며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강조했던 정 전 의원의 복귀설까지 회자될 정도로 현대중공업이 직면한 위기의 크기는 작지 않다. 이와 관련 최근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조선업의 위기탈출 방법을 제시한 민계식 현대중공업 전 회장의 말에 관심이 쏠린다.

민 전 회장은 "한국 조선업이 위기에서 탈출하려면 기술 개발에 매진해야 한다"며 "앞으로 조선업의 이슈는 탄산가스 배출 규제와 연료 소모량 감축"이라고 제언했다.

연료 소모량을 5%로만 줄여도 다른 회사 배들과는 경쟁이 안 되고,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는 연료 소모만 줄이면 자동으로 해결되는 문제라는 것.

이어 "현대중공업 시절에도 실험만 조금 거치면 다 되게끔 만들어 놓고 나왔는데 아무도 쓰지 않고 있는데 얼마나 상황이 심각한지 모르는 것"이라며 "답은 역시 기술 개발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최악의 어닝쇼크와 함께 무분규를 이어오던 노사관계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임단협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에 현대중공업 노조가 20년 만에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힌 것.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31일 쟁의 대책위원회를 열어 오는 7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부분 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실제 파업을 벌일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실천에 옮긴다면 현대중공업의 1994년 이후 연속 무분규 기록은 깨지게 된다. 다만, 노조는 파업과 별도로 협상은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