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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칼럼] 명의(名醫)처럼 시장을 바라보라

흔들리는 증시 다양한 변수에 정확한 판단 내려야

정효철 주식투자전문가 기자  2014.11.03 11: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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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MRI 같은 첨단 장비들의 발달에 힘입어 뇌과학 혹은 뇌신경학은 인간의 뇌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여기에 진화심리학 등 인접 과학과 연계되면서 우리는 인간의 무의식적 습관이나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서도 상당한 분석자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이들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기본적으로 게으르다. 게으름을 피우는 데 천부적인 소질이 있고 스스로 관심 있는 부분이 아니면 우리 뇌는 눈앞의 현상을 대부분 무시한다.

일례로 실연당한 사람 눈에는 다정한 연인들이 예전보다 자주 눈에 보이고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이 부쩍 나이든 모습을 본 뒤에는 유독 노인들이 눈에 걸리는 것이 이 때문이다. 다정한 연인과 노인은 새로 나타났다기보다는 평소 그냥 지나친 현상을 뇌가 비로소 의식했기 때문이다. 이를 '무주의 맹시(inattentional blindness)'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뇌의 게으름은 뇌가 처리해야 할 정보의 양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1초에 뇌가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은 수천만에 이르는데 이를 빠르게 처리하자니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비슷한 것끼리 한데 묶고 익숙한 것은 대충 처리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뇌는 새로운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며 오히려 익숙한 것에 머무르기를 좋아하게 됐다.

주식투자에서도 우리는 성공했던 방법을 답습하기 좋아한다. 이를 통해 시장과 종목을 단정하는데 이런 식이 편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순간마다 격렬하게 변하는 주식시장의 속성을 따져볼 때 좋은 방법이 아니다.

예를 들어 복통으로 병원에 온 사람이 있다. 복통은 위산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단순히 체한 것일 수도 있다. 혹은 위암에 걸린 것일 수도 있다. 유능한 의사는 문진과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처치를 한다. 외과적인 수술일 수도, 소화제 한 알이면 될 수도 있다. 배가 아프다는 징후는 같지만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처치 역시 달라지는 것이다.

주식시장은 매일 출렁거림에도 원인이 같은 경우는 거의 없다. 설령 같은 원인이라 해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각각이다. 때문에 의사처럼 지금 시장에 영향을 주는 변수를 면밀히 살피고 합당한 대응을 하는 게 시장 변동성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정효철 HMC투자증권 평택지점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