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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양적완화 후폭풍 "한국은행 압박 심해질 것"

수출주 중심 단기 변동성 확대 우려, 유동성 장세 지속은 호재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1.03 10: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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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바닥권 반등에 성공했던 코스피에 일본발 악재가 몰아칠 전망이다. 일본 중앙은행이 갑작스러운 추가양적완화를 발표하며 엔화약세에 기름을 부었고 국내 수출업과 증시가 동시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일본 정부의 조치가 글로벌증시에는 호재가 됐지만 국내증시에 미칠 부담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엔화약세, 달러강세의 위력이 만만찮다"며 "단기적으로 일본증시의 강세 압력이 커지는 동시에 국내 수출주에 대한 투심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듯 지난 주말 미국 뉴욕증시는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1.13% 치솟는 등 1%대 초강세를 보였다. 특히 일본증시는 4.83% 급등해 정책 기대감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반면 국내 코스피지수는 3일 개장 직후 기관 매도에 밀려 소폭 하락 중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증시의 단기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일본의 양적완화 추진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의 중앙은행을 압박해 추가 금리인하를 비롯한 정책 기대감을 자극할 수도 있지만 엔저 확산에 따른 일부 업종의 부진은 피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이 연구원은 "이번 주에는 상대적으로 언저 국면에서 강세를 보인 금융과 지주사, 철강업종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며 "오는 14일 예정된 삼성 SDS 상장 관련 종목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일본 BOJ(Bank of Japan)은 31일 통화정책 회의를 통해 본원통화 규모를 연간 60조~70조엔에서 80조엔 규모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1년간 매입하는 국채 규모 역시 기존 50조엔에서 80조엔까지 확대하는 한편 국채 평균 잔존 만기를 7~10년으로 연장했다.

이번 조치는 표면적으로 일본의 경제 회생을 위한 정부지원 성격이 강하다. 2% 물가 목표 달성이 요원한 상황에서 일본은행이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추가 완화를 발표해 물가 상승률을 움직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권규백 이트레이드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번 결정으로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 역시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특히 한국의 경우 원엔환율 부담이 큰 만큼 환율 절상을 제어하기 위해 추가 완화책을 고려할 수 있고 시장금리가 지금보다 더 낮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책 기대감이 살아나고 유동성 장세가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여전히 정치적 이벤트에 따른 지수 변동성 확대는 걱정스럽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4일 미국 중간선거를 시작으로 유로존 양적완화 실시 여부, 중국 후강퉁과 국내 증시활성화 대책 발표 같이 이벤트가 줄잇는 상황에서 코스피 변동폭은 확대될 것"이라며 "엔저 확대로 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수출주 회복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은행, 유틸리티 같은 유동성 장세 관련주 투자는 유망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