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프라임초대석] 주식투자 잘하려면 뉴스 민감도 낮춰라?

장석진 KTB투자증권 홍보팀장 기자  2014.11.03 09:03:0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서점을 들렀다가 우연히 여름휴가 때 베를린에서 본 그림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한 책을 뒤적였다.
 
'중세 가정의 책' 이라는 제목의 이 그림은 15세기 독일 시대상을 표현한 것인데 교수형을 당하는 사람, 죄인이 쓰는 형틀에 묶인 사람 등 폭력적 상황들이 일상화된 모습을 담고 있다. 

그림이 담긴 책은 스티븐 핑거의 신작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로 핵심내용은 우리 상식과 달리 1, 2차 세계대전을 겪고 제노사이드(대량학살)와 홀로코스트가 만연한 20세기가 우리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기였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봉건제나 그 이전 시기가 민주화가 이뤄지지 않고 권력자의 말 한마디에 사람의 생명이 좌지우지되는 시기였기에 훨씬 더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일들이 자주 자행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현 시대를 더 폭력적이라고 느끼는 이유를 다양한 매체에 자주 쉽게 노출되며 뉴스에 민감해지고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는 둔감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평판을 관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필자에게 뉴스는 쌀이요, 반찬이다. 날마다 꼬박꼬박 거르지 않고 챙겨야 하는 일상인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혹은 잠을 자는 도중에도 스마트폰의 팝업 메시지는 각 매체마다 속보경쟁을 하며 끊임없이 외친다. 마치 호외를 알리는 전쟁터의 소년처럼….

출근길 광화문이나 여의도 증권가를 지나다 보면 빌딩 위 야외 광고판에 흐르는 뉴스가 보이고 사무실 안에도 TV가 24시간 뉴스를 전한다. 뉴스란 우리를 둘러싼 일상이고 필자가 몸담은 자본시장은 그 하루하루의, 시시각각의 변화를 모두 반영하며 진화한다. 

에볼라 바이러스 발생 소식에 느닷없이 콘돔회사와 바이오회사의 주가가 치솟고 영원하리라 믿었던 거대기업들의 주가가 새로운 도전자의 출현에 곤두박질친다. 

그러나 시간을 되돌려 금융위기의 파장이 극에 달한 2008년 10월 말은 투자자에겐 공포가 최고조에 달한 시점이었지만 동시에 가장 완벽한 투자시점이었다. 혹시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투자손실을 확정한 채 손절을 했던 아픈 기억이 있는가?

알랭드 보통은 그의 저서 '뉴스의 시대'에서 쏟아지는 뉴스의 홍수 속에서 허덕이지 말고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그 의미를 성찰할 수 있는 여유를 강조했다. 문득 1995년 대학로에서 봤던 연극 한 편이 생각난다. 

'아름다운 거리'라는 연극이었는데 'Beautiful Street'인줄 알고 보러갔지만 내용은 'Beautiful Distance'였다. 사람 간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듯 우리도 뉴스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그 간극을 우리의 냉정한 이성으로 채워야 한다. 

미국이 출구전략을 검토하고, 중국이 후강퉁을 시행하며 우리의 대표기업들이 미래 비전을 위협받는다는 뉴스가 우리의 귓전을 때린다. 공포에 떨며 또 다시 투자 기회를 상실할 것인가? 아니면 올바른 평가를 받지 못하는 우량 기업을 찾아 펀더멘털을 점검할 것인가?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