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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20다산콜센터 '위민·청렴·창의' 기억하나?

추민선 기자 기자  2014.11.01 11: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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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출범 7년째에 접어든 서울시 120다산콜센터(이하 다산콜센터)가 최근 직접고용 문제와 맞물리며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직접고용과 기본급 상승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바 있으며, 올 9월에도 휴게시간과 감정휴가 도입을 요구하며 한 차례 파업을 진행했다.

다산콜센터 노조의 직접고용 전환 요구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짐에 따라 당초 서울시는 다산콜센터 상담사의 직접고용 문제에 대한 외주 연구용역을 실시, 10월 말 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실제 서울시는 다산콜센터 직접고용과 관련한 1차 연구용역 결과를 갖고 내부 회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확실한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내부 회의와 외부 자문을 보충에 최종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노조는 직접고용을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로 간접고용에 따른 고용불안과 근로자 처우개선을 꼽고 있다. 또한 서울시 시정업무 처리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진행해 서울시가 이를 직접 관리하고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이와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서울시가 이들을 직접고용할 때 오히려 전문성이 떨어져 신속한 민원응대에 차질이 생긴다는 것.

서울시가 상담사를 직접고용하게 되면 이들에 대한 관리와 업무지시 등 모든 업무는 공무원들의 몫이 되는데, 이는 결국 공무원들의 업무과중으로 이어져 민원응대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상담사의 권한을 뛰어넘는 중요하고 전문적인 상담은 해당부서 공무원에게 연결되는 구조인 만큼 상담 업무의 전문성을 이유로 직접고용을 요구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업계와 노조는 팽팽한 날을 세우며 곧 나올 서울시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결론이 나오든 그에 따른 후폭풍이 몰려올 것으로 보인다.

먼저 다산콜센터의 직접고용이 결정되면 업계가 반발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400여명이 넘는 다산콜센터의 운영인력을 하루아침에 잃게 될 경우 이에 따른 인력·경제적 손실도 피할 수 없다.

직접고용을 통해 간접고용을 줄이겠다는 서울시의 의도는 충분히 짐작하지만 더 이상 고용창출을 명분으로 간접고용을 늘리는 위탁업무를 진행하기 힘들어진다.

이와 함께 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은 이들 업체에 정규직 근무 중이라 노조가 주장하는 고용불안이라는 이유를 더더욱 명분으로 삼을 수 없다.

이외에도 직접고용 문제는 단순 서울시 다산콜센터에만 국한되지 않을 게 분명하다. 타 지자체나 공공기관 상담사 역시 직접고용을 요구할 게 불 보듯 뻔하고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직접고용 전환에 쏟아야 하며, 이는 곧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문제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직접고용이 허가되지 않고 위탁운영이 합당하다는 결론이 내려질 경우 노조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게 당연하다. 이미 두 차례 파업을 통해 진통을 겪은 노사관계는 더욱 파국으로 치닫게 될 것이며 현 시점에서 겪는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오히려 갈등에 불만 지피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만큼 서울시는 노사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서울시가 직접고용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이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감내해야 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더불어 기본방침을 준용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을 경우 노조와 상담사들에게 기존 방침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합당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고용불안과 감정노동 근로자 처우에 대한 속 시원한 대책마련도 함께 뒤따라야 할 것이다.

결국 직접고용 아니면 기존 방침을 준용할지, 또 다른 중용의 방법을 선택할 지는 오롯이 서울시의 판단이다.

120다산콜센터는 서울시와 구청의 각종 안내번호를 하나의 안내번호로 통합해 만든 새 민원시스템으로 전문상담사가 24시간 시민의 문의사항을 빠르고 정확하게 상담해주는 종합민원전화다.

다산의 이름은 위민(爲民), 청렴(淸濂), 창의(創意) 정신을 토대로 지방행정 혁신을 주창한 '다산 정약용' 선생을 본받아 시민에게 감동을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서울시의 의지를 담았다.

이처럼 큰 선의를 품고 출범한 다산콜센터가 직접고용 문제로 그 뜻을 퇴색시키지 않길 바란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서울시민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노사는 한 발 물러서 양보해야 한다. '시민에게 감동을 주는 서비스'라는 명분을 가장 먼저 전제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