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52.19㎢의 면적에 끝이 없이 이어지는 광활하면서도 이국적인 모래길을 끼고 수많은 송림들이 울창하게 우거진 자연을 감사히 여기며 3000여명의 주민들이 정으로 살아가는 인심이 후덕하고 은혜로운 섬 자은도를 다녀왔다.
목포에서 차량으로 20분을 달려 압해읍 송공항에 도착. 1시간 간격으로 운항하는 농협 철부도선을 타고 25분가량 바닷길을 건너 암태 오도선착장에 도착하면 군에서 운영하는 공영버스나 자가용을 탄 후 다시 25분 정도를 더 이동해 암태~자은을 연결하는 은암교를 넘어 '치유의 섬' 자은도에 들어서게 된다.
갈매기가 배웅을 나선 다리를 건너 5분여를 달리니, 모든 세상이 물에 잠겼던 아득한 옛날 천지가 생성되면서 그 물 안에서 한 말(斗)가량의 땅덩어리가 솟아 있다가 오랜 세월이 흘려 차츰 바닷물이 줄어 섬이 형성돼 이름이 붙여졌다는 363.8m의 두봉산(斗峰山)을 만날 수 있었다.
마을회관~무선기지국~성제봉~대율재~두봉산~도명사~마을회관을 거친 대충 4Km에 이르는 약 4시간의 산행코스를 혼자 걷다보니 가을 정취에 취한 들녘의 풍경과 멀리 보이는 암태, 자은, 팔금의 조각처럼 새겨진 섬들이 오늘 여행을 더욱 기대감에 차게 해준다.
면소재지의 식당에서 7000원짜리 백반을 먹은 후 필자가 기대하고 찾던 곳, 모래가 곱고 노송의 송림이 울창하게 어우러진 백길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도착한 백길해수욕장의 풍경은 외국에 도착한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의 이국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백사장 길이가 1Km에 폭이 70m에 달하며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얕으면서도 인근 바다는 낚시터로 잘 알려져 전국의 가족단위 피서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한다.
필자의 고등학교 시절 빛 바랜 사진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친구들과의 기억이 새록새록한 곳. 캔커피 한 잔을 마시고 오솔길을 걸어 작은 언덕을 넘어 맞이한 호젓한 해변 분계해수욕장을 찾았다.
나무에 올라 바다에 나간 남편을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끝내 거꾸로 떨어져 죽었다는 '여인의 전설'이 전해지는, 벌거벗은 여인이 물구나무를 서 있는 듯한 '여인송'을 비롯해 아름드리 소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지고,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칠발도가 보이는 분계해수욕장을 들러 가을 자연과 추억에 취했다.
자은면은 이밖에도 사월포를 포함해 면전, 신성, 양산, 내치, 대섬, 둔장 등 9개의 아름다운 모래사장과 군에서 운영하는 자연휴양림을 간직해 여름휴양지는 물론 사계절 바다와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휴양의 섬'이다.
혼자 잠들기에 쓸쓸한 가을날이 두려워 이번 여행을 마무리하기로 하고, 나오는 길에 백산마을에 들러 3만3057m2(1만평) 규모의 자은 용소(龍沼)를 들러본 후 선착장을 향해 발걸음을 돌린다.
용소는 승천을 앞둔 한 쌍의 용이 칠산 앞바다에서 모래가 날려와 새 터전을 찾아 떠날 것을 부탁한 암용의 부탁을 거절한 숫용을 두고 혼자 비금의 용소로 떠난 암용을 그리워하며 승천을 앞둔 숫용이 못물이 솟도록 꼬리질을 해 이때 생겼다는 전설을 안은 장소다.
예전에는 뱃길이 멀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 현재는 오히려 잘 보존된 자연과 섬을 연결하는 연륙교로 편리해진 교통 등의 조건 덕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자은도의 여행을 여기서 마무리하는게 못내 아쉽다. 하지만, 다음에 찾을 암태와 안좌를 통해 다시 들러보기로 하고 은암교에서 배웅해준 갈매기가 아닌, 자은의 석양을 뒤로 오늘 여행을 마무리한다.
신안군 여행스토리는 맛 여행까지 이어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