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과거 프로야구와 축구, 씨름, 농구 등 다양한 스포츠를 TV를 통해 안방에서 즐기는 것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던 가장 흔한 여가활동이었다. 그러나 주 5일 근무제 및 건강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스포츠에 직접 참여하는 생활체육인들이 급격하게 늘어 e-나라지표의 최근 통계는 전국 생활체육 동호인 수가 360만명을 넘어섰다는 수치를 보였다.
시민들이 집 가까운 곳에서 동네 주민과 함께 운동을 즐기면서 건강을 증진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생활체육의 사회적 가치는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그런 만큼 사회구성원 모두가 주변 가까운 곳에서 운동을 즐기면서 활력과 행복을 찾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생활체육시설은 이제 도시기반에 필수시설이 되고 있다.
그러나 생활체육 인구의 급속한 증가에 비해 체육시설의 안전 및 낙후 문제와 체육용품의 적합성 문제가 시급하다.
익산시에 위치한 '중앙체육공원 축구장' '인조잔디'와 운동공간인 '트랙'이 오랜 기간 사용으로 노화돼 교체가 시급한 실정이다. 인조잔디 수명은 보통 8~10년. 2002년 시공돼 올해로 12년이 넘는 기간을 사용하며 체육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불편, 사고, 건강, 환경 등에 해를 입히는 상황이다.
최근 인조잔디는 언론을 통해 위험성 관련 기사를 많이 접하고 있다. 과거 개발된 인조잔디는 아토피, 기관지염 심지어 발암물질까지 발견돼 성장기 초중고 학생에게 큰 문제가 되고, 학생들이 넘어져도 쉽게 화상을 입는다는 것이다.
다른 문제는 비가 내리면 인조잔디의 화학물질이 씻겨 내려가 식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학물질로 세척하는 방안이 있었지만, 이 또한 화학물질 세척 후에 다른 화학물질로 인한 피해가 부메랑처럼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자전거도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다. 4대강 사업을 시작으로 자전거 도로가 확충됐다. 하지만 4대강 자전거길 도로 및 교통안전시설 점검 보고서를 보면 △한강 주변 자전거도로 253건 △낙동강 종주 자전거길 193건 △금강종주자전거길 79건 △영산강 종주 자전거길 93건 등 4대강 자전거 길에서 모두 456건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자전거도로 이용 시민들 사이에서는 "자전거도로가 너덜너덜하다" "MTB 산악자전거를 타고 다녀야겠다"는 등의 불만이 나올 정도로 시설 정비와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생활체육스포츠 시설에는 외부적인 시설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IT의 발달로 현재 스크린골프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스크린골프는 편의성과 가격적인 부분에서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골프인구가 찾고 있다. 하지만 스크린골프는 실내가 어둡고 공간도 협소하기 때문에 끊임없는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들이 스크린 골프연습장 비상구의 위치조차 파악할 수 없고, 화재 시 소화기 및 비상구가 잠긴 곳이 75%가 넘는다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시설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프로야구를 통해 많은 국민들이 참여에 대한 욕구도 높아졌다. 그 수치를 증명하듯 사회인 야구 동호인 수는 40만명이고 계속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야구용품시장 또한 함께 성장 중이다.
야구용품이 야구 인구수에 비례해 지속적으로 쏟아지는 상황이지만 문제는 사회인 리그의 용품규격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다. 최근 방송과 신문 등 언론매체에 보도된 '단무지 야구배트'를 보면, 일반적인 사회인 야구 선수가 사용하는 배트와는 탄소복합섬유로 만들어져 더욱 탄성이 좋은 가벼운 공을 치면 비거리가 더 나간다.
그러나, 이 공이 내야 땅볼로 간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많은 동호인들이 생각보다 빠른 타구에 대처하지 못해 공에 맞아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발생하며, 실제로 사회인 야구경기 중 공에 맞고 실명하는 사례도 있었다.
월드컵이 얼마 지나지 않은 지금 두 브랜드인 A와 B사의 용품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5월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시행한 축구용품 독성물질 테스트에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검출됐다.
김혜경 그린피스 커뮤니케이션 선임은 "조사에서 검출된 물질들은 제품에 그대로 남아 인체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2차적 환경 피해까지 가져올 수 있다"며 "또한 일부 물질에는 암을 유발하거나 내분비계를 교란시켜 생식과 면역 계통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명확한 유지 및 보수를 위한 관리 기준이 없고 매뉴얼화된 안전수칙이 없기 때문에 시설은 낙후되고만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무작위 스포츠시설 인프라 확대가 아닌 철저한 기획을 통해 스포츠 시설을 조성하고, 안전 전문가를 채용해 전문적인 매뉴얼화 및 관리를 해야 한다.
사회인 야구의 용품 규격의 제한을 두는 방식도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 일본의 사회인 야구는 경식이 아닌 연식공을, 미국 사회인 야구는 배트 규격을 제한해 보다 더 안전한 환경에서 야구를 한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용품 심의를 명확하게 해 국민 참여를 더욱더 이끌어야 한다.
김재현 칼럼니스트 / 체육학 박사 / 문화레저스포츠마케터 / 저서 <스포츠마케터를 꿈꾸는 당신에게> <기록으로 보는 한국 축구 70년사> 외 / 국립서울과학기술대 스포츠과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