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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건선환자 위한 피부건강 코디네이션

김희은 우보한의원 목동점 원장 기자  2014.10.31 14: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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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건선은 피부각질층의 세포가 과잉생성되면서 각질과 염증이 생기는 피부질환이다.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피부면역세포의 이상작용이 원인이다. 가려움증이나 통증 같은 불편함은 적은 편이지만 보기 싫은 인설과 각질이 온몸 이곳저곳에 생겨 환자 당사자의 고충은 상당한 편이다.

특히 얼굴처럼 노출도가 큰 부위에 발병할 경우 사회생활과 대인관계에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유병률은 학계마다 다르지만 지난 2013년 기준 우리나라 건선환자는 16만4000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건선이 평소 옷 입는 습관에 따라 악화될 수 있다면 아마도 믿기 힘들 것이다. 특히 요즘 같은 가을철에 유행하는 의류스타일과 연관성이 크다. 실제로 요즘 젊은층이 선호하는 스키니진, 레깅스, 핏이 강조된 청바지 등만해도 그렇다. 이들 의류는 몸매를 돋보이고 옷맵시를 살리기 위해 몸에 타이트하게 달라붙는 특성이 있다.

문제는 이런 옷을 입고 생활하면 앉거나 길을 걸을 때 옷감이 피부표면에 쓸리면서 눈에 보이진 않지만 미세손상을 입힌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건선병변이 손상된 피부로 확장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를 '쾨브너(Koebner)현상'이라고 하며 건선과 함께 백반증환자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다. 더구나 피부손상이나 자극으로 발생된 건선은 치료효과가 다른 부위에 비해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환자의 치료부담이 더욱 커진다.

타이트한 옷의 폐해는 이뿐 아니다. 너무 꽉끼는 옷은 혈액과 림프의 순환기능을 방해하는데 이로 인해 체내 독소물질이 쌓이고 대사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는 피부세포의 재생과 면역기능을 떨어뜨려 건선을 악화시킨다. 특히 한의학적으로는 기혈소통이 국소적으로만 일어나도 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돼 전신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건선환자는 타이트한 옷보다 품이 넉넉하고 착용감이 편한 옷을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옷감의 소재는 부드러워 피부에 접촉했을 때 손상도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한다. 만약 여의치 않다면 최근에는 품이 여유가 있으면서도 옷맵시를 살리는 루즈핏(loose fit) 계열의 의복도 많이 있으니 이로 대체하길 바란다.

가을을 상징하는 니트나 가디건, 인조가죽 등도 건선환자가 피해야할 패션아이템이다. 보통 이들 의류는 나일론, 아크릴, 폴리에스테르 등의 화학소재로 일정부분 들어가 있어 정전기를 잘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물론 섬유정전기는 전압이 높아도 순간적이고 체내로 전류가 흐르지 않기 때문에 건강에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다만 건선환자는 정전기로 인해 환부의 염증반응이 일어나고 자극으로 인해 피부민감도가 강해져 따끔거림과 가려움증이 심화될 수 있다. 이때 자신도 모르게 환부를 긁다가 2차 손상이나 세균감염을 입는 환자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정전기는 주변이 건조할 경우 전하가 전기적 성격이 강해지는 성질이 있다. 이 때문에 피부가 건조하고 보습력이 약할 경우 더욱 정전기가 자주 발생하고 전압도 크다. 피부건조증이 있는 건선환자의 경우 다른 사람보다 같은 조건에서도 더 강한 정전기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정전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되도록 순면섬유로 된 의류를 입는 것이 좋으며 합성섬유는 피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전하가 집중되는 곳은 주로 손으로 보습제나 핸드크림을 수시로 발라주면 정전기 발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김희은 우보한의원 목동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