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보험영업의 큰 축을 담당하는 보험설계사의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온라인보험, 텔레마케팅 등 보험가입 채널이 증가한 것은 물론 경기부진으로 보험판매가 부진해지면서 업계를 떠나는 설계사들이 늘고 있는 것.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업계를 떠난 보험설계사는 1만1742명이다. 올해 1월 말 기준 생명·손해보험업계 보험설계사는 31만3080명이었지만 6월말 30만2338명까지 줄었다.
생명보험협회 보험통계를 보면 25개 생명보험사의 설계사는 지난 1월 14만3589명이었으나 7월 말 13만5455명으로 8000명 이상 빠져나갔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생명보험업계에서만 1만7000명 이상의 보험설계사가 이탈해 하락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년동기 대비 남성설계사는 4만87명에서 3만4580명, 여성설계사는 11만2942명에서 10만875명으로 급감했다.
설계사 비중이 큰 업계 '빅3'에서도 인력이 대거 이탈했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 설계사는 3만6446명에서 3만13명으로 6000명 이상 흘러나갔고 한화생명은 2만4946명에서 2만3233명으로 1000명 이상, 교보생명도 2만2663명에서 2만380명으로 줄어 2000명가량 인원이 사라졌다.
손해보험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해 1월 17만491명에 달하던 보험설계사는 16만4831명으로 5660명 감소했다. 지난해 6월과 비교했을 땐 8800명 이상이 업계를 떠났다.
6월말 기준 삼성화재 설계사는 4만248명, 동부화재는 2만6307명으로 2013년 6월 대비 각각 6713명, 1718명 줄었다.
보험설계사 영업 조직이 대거 업계를 이탈하며 설계사 정착률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설계사 정착률은 신임 설계사가 특정 보험사와 계약을 맺은 뒤 일을 그만두지 않고 12개월 동안 근무하는 비율이다.
2013년 4월1일부터 2013년12월31일까지 생보업계 설계사 정착률은 34.2%, 손보업계는 46.9%로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특히 생명보험업계는 신입 설계사 10명 중 3명만 남을 정도로 인력관리가 쉽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보험 등이 생기며 보험가입 채널이 다양해졌고 개인정보 보호 등으로 보험설계사의 영업환경이 악화되며 기존 보험사 전속설계사들이 초기 수수료가 높은 대형 GA로 이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설계사 이탈이 지속되며 보험사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ING생명은 설계사들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장기 인센티브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는 설계사들에게 회사 경영 성과에 따라 미래에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고, 3년 뒤 해당 FC의 자격을 다시 한 번 검증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1년간의 실적을 바탕 삼아 매년 600명의 설계사를 대상자 선정하고 영업성과, 활동 기간, 25·37회차 계약 유지율 등의 평가기준으로 대상자를 재검증해 최종 수령자를 확정한다.
삼성화재는 '명인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고능률 설계사를 대상으로 세계적 수준의 교육기회를 제공한다. 업계 최고의 전문가로 성장시키는 동시에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AIA생명은 경력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여성보험 설계사를 모집한다. AIA생명의 '쉬즈 AIA(She's AIA)'는 경력이 단절됐지만 종합자산전문가로 성장하고자 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교육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여성 설계사 채용 프로그램이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 채널은 보험사의 핵심경쟁력이며 장기 설계사들이 많을수록 자연스럽게 생산성이 증대되고 수준 높은 재무서비스 제공으로 고객 만족도도 상승한다"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설계사들의 활동을 지원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