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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고기의 진한 풍미를 원한다면? 드라이에이징식 스테이크

이윤형 기자 기자  2014.10.30 16: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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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우 '1++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요? 뭐니 뭐니 해도 고깃덩어리에 꽃처럼 피어난 마블링이 아닐까싶습니다. 한우의 등급을 평가할 때 축산물품질평가사는 BMS(Beef Marbling Score)표에 근거해 등급을 판정하는데요. 마블링이 많으면 많을수록 등급과 그 가격 또한 높아지죠.

하지만 마블링은 근내(筋內) 지방이라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마블링은 소에게 탄수화물과 칼로리 함량이 높은 곡물사료를 먹이고 축사에 가둬 단기간에 기른 결과물입니다. 1++급 한우를 만들기 위해 지방덩어리를 키우고 있다는 말이죠. 지방이 많아 건강에 해로운 것은 당연지사일 것입니다.

이렇듯 최근 지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쇠고기를 먹는 방식에도 새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건강하면서도 맛있게 고기를 먹기 위한 쇠고기 가공법, 드라이에이징(Dry Aging) 공법을 들어보셨나요?

드라이에이징 공법은 Dry(말리다), Aging(숙성하다)의 합성어며 마블링이 없는 부위를 활용해 쇠고기 본연의 감칠맛을 살리는 방식으로 고기 표면을 공기 중에 노출시켜 일정기간 건조하는 가공방식을 말합니다. 

드라이에이징을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숙성시간은 최소 10일에서 최대 40일 사이며 통풍이 잘되는 환경에서 숙성합니다. 이때 저장 온도는 1~3℃, 습도는 70~80%를 유지해야 하는데요. 

이렇게 장기간 건식 방식을 사용해 숙성하는 이유는 단백질이 자가소화효소로 인해 분해되며 감칠맛 성분인 아미노산을 생성해 고기의 진한 풍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마블링이 없어도 숙성 중 연도가 증가해 일반 쇠고기에 비해 부드럽게 씹히고 장기간 숙성시켜 많이 먹어도 속이 편안하다는 장점을 가졌습니다.

드라이에이징은 과거 사냥꾼들이 사용한 방법으로 1960년대 진공포장법이 발명되기 전까지 사용했었는데요. 이 방법은 고기가 숙성되며 깊은 맛을 내지만 숙성과정에서 표면이 말라 딱딱해진 부분을 제거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많게는 50%나 손실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진공포장법이 탄생한 이후 고기 손실율을 줄이기 위해 점차 사라져 1980년대에는 전 세계 축산물 유통의 90%가 진공포장방법인 웨트에이징(Wet Aging)으로 대체됐지만 최근 웰빙바람과 맞물려 다시 유행을 타고 있습니다.

지방이 없어 질긴 것이 단점이던 붉은살 쇠고기가 드라이에이징 방식으로 관심을 받는 것인데요. 이제는 스테이크를 먹기 전 굽기 정도(웰던·미디엄·레어)만 선택한 때는 지났습니다.

마블링 못지않은 부드러움과 붉은살 쇠고기의 구수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는 드라이에이징 쇠고기. 건강함은 물론 색다른 식감과 마블링 쇠고기(1++급 한우)와는 또 다른 맛을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