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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특수강 '품은' 현대제철, 포스코 속내는?

선재 공급량 당장 줄지 않을 전망…포스코 "글로벌시장서 수요 찾겠다"

이보배 기자 기자  2014.10.29 16: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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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품었다. 지난 23일 동부특수강 매각 입찰에서 경쟁자인 세아홀딩스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이튿날인 24일 이 사실을 발표했다.

현대제철의 몸집이 불어나자 국내 철강업계가 포스코의 독주체제를 끝내고 양강체제로 재편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동부특수강은 특수강 중에서도 자동차용으로 쓰이는 와이어 같은 선재 부품을 생산하는 2차 공정 업체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함으로써 제철부터 자동차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기 때문.

앞서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 냉연 부문을 인수하기 전까지 국내 유일의 일관 제철소였던 포스코는 일단 몸집을 키우는 중인 현대제철을 바라보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아직은 포스코가 조급해 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현재 동부특수강에는 자체적으로 소재를 공급할 준비가 되지 않아 포스코에서 모든 소재를 조달받아야 하고, 이런 만큼 현대제철의 동부특수강 인수 후에도 조기정상화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에서다. 단기간에 동부특수강에 대한 선재 공급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동부특수강이 현대제철과 함께하게 되면서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포스코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동부특수강이 포스코로부터 공급받았던 연간 35만톤가량의 물량이 추후 현대제철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포스코는 지난 23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직후 가진 컨퍼런스 콜에서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했을 때 생기는 영향에 대한 전략을 마련했다고 제언했다.

오일환 포스코 철강사업전략실장(전무)은 "동부특수강에 연간 34만~35만톤의 선재를 공급하는데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할 경우 공급량이 줄어들 것은 뻔하다"며 "다만, 현대제철은 당진에, 동부특수강은 포항에 있는데 당진에서 포항을 통해 다시 수도권으로 상품이 올라오는 '역물류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해외 글로벌시장이 넓기 때문에 이곳에서 수요를 찾을 것"이라며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현재 세아그룹과 추진 중인 포스코특수강의 매각이 실패할 경우 기업공개(IPO)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오승철 포스코 내무위원(상무)은 "포스코특수강의 매각이 올해 완료될 지 내년으로 넘어갈 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애매해 매각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만약 매각에 실패할 경우 상장을 통해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내달 말까지 산업은행과 본 계약을 쳬결하고,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등의 행정절차 등을 거쳐 내년 1월 경영권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