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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골드미스의 '골드'는 금수저?

국내 상장사 여성 등기임원 80% 오너일가 출신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0.29 15: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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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리나라에서 '골드미즈(Gold MS)'의 골드는 '금수저'를 뜻하는 모양이다. 국내상장사 중 여성 등기임원의 80%는 지배주주 일가, 즉 오너일가 출신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 10개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우 상장사 내 여성임원 비율은 2%에도 미치지 못해 출신에 상관없이 능력만으로 여성이 등기임원직에 오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얘기다.

29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여성임원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 694개 가운데 여성 등기임원이 있는 기업은 11.2%인 78곳에 그쳤다. 여성 등기임원은 총 85명으로 기업당 평균 1.08명에 머물렀으며 두 명 넘게 여성임원을 보유한 기업은 아예 없었다.

무엇보다 여성등기임원 80%, 68명은 사내이사로 이 가운데 오너일가 출신은 54명, 79.4%에 달했다. 그만큼 내부승진을 거쳐 이사회에 발을 들이는 '여사원'은 아주 드물다.

눈에 띄는 것은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200개사 중 총수가 있는 181개사의 경우 평균 여성임원 비율이 1.33%로 나머지 19개사가 0.58%인 것에 비해 크게 높았다. 즉 총수가 친인척 여성을 계열사 임원 자리에 앉히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전체 등기임원은 4561명이었으나 이 중 여성임원 비율은 1.9%에 그쳐 주요 10개국 중에서 일본(1.1%)에 이어 하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세계환경·사회·지배구조(ESG)평가기관인 GMI레이팅스 발표를 보면 프랑스가 18.3%로 여성임원 비율이 가장 높았고 독일과 미국이 각각 14.1%, 14.0%로 뒤를 이었다. 중국도 8.4%로 우리나라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한편 상장계열사를 가진 49개 대규모 기업집단 가운데 39개(79.6%)는 아예 여성임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와 한화, 효성, 신세계, CJ, GS, 코오롱 등은 상장계열사 여성임원이 0%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