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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사업구조 개편…3대 핵심사업 집중

석유화학·태양광·첨단소재 더 키운다…'안될 곳' 털고 '될 곳' 수직계열 강화

이보배 기자 기자  2014.10.29 09: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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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화그룹 주력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은 지난 8월 석유화학회사 KPX화인케미칼 인수하고 지난 1일자로 '한화화인케미칼'로 사명을 변경, 새출발에 나섰다. 한화케미칼의 이번 인수합병(M&A)은 최근 일부 계열사 매각과 신규 사업 인수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제조분야에서의 핵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한화그룹 사업구조 개편의 일환이다.

한화그룹이 전개하는 사업구조 개편은 건축자재 사업 등 비핵심사업을 정리하고 △석유화학 분야 경쟁력 강화 △태양광 다운스트림(발전사업 등) 분야 다각화 △첨단소재 분야 육상 등 3대 사업에 핵심역량을 집중해 그룹의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재편 속도 내면서 유동성 확보 효과까지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없거나 시너지가 부족한 사업 부문은 과감히 매각하고 석유화학 및 태양광 사업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완성·강화함으로써 관련 사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자동차 및 전자 소재를 중심으로 한 첨단소재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비 증설과 해외 업체 인수를 적극 추진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사업구조 개편 과정에서 사업체 매각과 GDR 및 RCPS 발행 등으로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2020년까지 주요 사업부문에서 세계 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사업구조 개편작업에 집중, 사업핵심역량을 고도화한다는 미래비전을 갖고 있다.

앞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지난 2012년 신년사를 통해 "각 계열사는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기업경쟁력을 더욱 고도화하길 바란다. 한화그룹의 주력부문은 10년 후를 내다본 관점에서 자체 핵심역량을 개발해야 한다"며 "기업의 미래성장성을 냉철한 잣대로 평가하고 원점에서부터 사업구조를 합리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KPX화인케미칼 인수 등 석유화학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M&A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화그룹은 최근 태양광 전체 밸류체인 상 수익성이 가장 좋은 다운스트림 분야에서 △발전사업에 참여 △유지보수사업 진입 △리테일러 인수 등 다각화를 통해 경쟁력을 배가하고 있다.

◆연구인력 계속 충원…연구소 순차적 분리·독립  

한화그룹은 지난 8월 호주에서 주택용 태양광 사업과 에너지 절감 사업을 펼치고 있는 엠리피얼사 지분 4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 설립된 엠피리얼은 호주 퀸즈랜드주의 선도 주택용 태양광 리테일로, 향후 호주 에너지 절감사업의 선두주자로 성장가능성이 큰 업체다.

한화그룹은 엠피리얼 인수를 통해 연간 1GW에 이르는 호주 주택용 및 산업용 태양광 시장 진출 확대뿐만 아니라, 전력 사용량 모니터 및 절감 시스템 등 태양광과 연계한 에너지 절감사업으로 영역 확대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엠피리얼 인수 외에도 일본, 독일, 중동 등 주요 지역에서 태양광 리테일 업체 인수 및 발전소 운영 사업의 참여도 적극 검토 중이며, 이를 통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에서 시장지배력을 확고히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한화그룹은 첨단소재 분야에서도 사업 확대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지난 6월 한화L&C 건재사업 부문을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 측에 3000억원에 매각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에 따라 기존 존속법인인 소재사업 부문은 '한화첨단소재'로 사명을 변경하고 새롭게 출발한 것.

한화첨단소재는 향후 차량 경량화를 위한 탄소계 복합소재 개발, 전자소재 부문의 나노 프린팅 및 코팅기술 개발 등 첨단소재 사업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기존 한화케미칼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연구소를 분리·독립하는 한편, 연구인력을 계속 충원하는 등 관련분야 R&D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한화첨단소재는 건재사업 매각자금으로 해외 자동차 및 필름 관련 소재기업 인수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한, 미국 현지의 자동차소재 공장 증설을 통해 국내외 생산기지를 확대하는 등 소재산업 강화에 집중한다.

◆주요계열 재무구조 개선김승연 식 '신의경영'

한편, 이와 같이 진행 중인 사업구조 재편의 과정에서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건설은 지난 6월 6500억원 이상의 투자자금이 몰린 가운데 목표액인 4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또 한화케미칼은 지난 4월 해외 투자자들을 통해 약 3억4000만달러의 GDR(Global Depository Receipts)을 성공리에 발행해 약 3535억원의 해외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한화건설은 부채비율을 150% 가까이 줄였고, 한화케미칼은 부채비율을 약 18%나 줄이며 재무구조를 선제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거뒀다.

특히, 한화그룹은 비주력 계열사를 잇따라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평소 김 회장이 강조하던 '신의(信義)경영' 철학을 변함없이 이어나가고 있다.

한화L&C 건재사업 부문을 매각하면서 모건스탠리 PE 측에 향후 5년간 건재사업 부문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근로조건 및 복리후생 등을 그대로 승계하는 것을 기본 조건으로 합의했다. 더불어 알보젠 측에 매각한 드림파마의 직원들에 대해서도 100% 고용보장을 기본 전제로 매각 협상을 마무리했다.

'신용과 의리'의 한화정신에서 출발한 김승연 회장의 '신의경영'은 IMF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 회장은 한화에너지 정유부문을 매각하면서 수백억원을 손해 보면서까지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최우선 조건으로 협상을 관철한 바 있다.

이런 정신이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도 한화그룹의 경영전반으로 확산돼 달라지지 않고 이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