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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확보? 기어VR '기초체력' 열올리는 까닭은…

가상현실 하드웨어 각축장 확장 의미 '생태계전쟁'과도 연결 불가피

임혜현 기자 기자  2014.10.28 17: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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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스마트폰 시장이 더 이상 고성장의 캐시카우가 돼 주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가상현실(VR) 기기 개발이 업체들이 공을 들이는 각축장이 될지 주목된다.

게임·영화 등의 실감나는 감상을 도와주는 VR 기기 개발에 삼성이 '기어VR' 출시라는 새 카드를 던진다. 업계는 오는 12월께 국내 출시를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순차 출시를 계획한 삼성은 앞서 유럽 등지에서 예약판매를 진행하는 등 제품 시판 초읽기에 나섰다. 현재 삼성모바일스토어 등 일부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미리 기어VR를 체험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처음 공개된 이 제품은 머리에 쓰면 360도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다. 기어VR의 국내 출시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20만원대에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로서는 안드로이드 플랫폼 기반의 기어VR를 출시함으로써 가상현실 하드웨어를 기존 PC에서 스마트폰으로까지 확장한다는 의미가 있다.

생태계 기반 조성, 엔터테인먼트 강자 도약도 가능?

이런 가운데 기어VR의 생태계 기반 마련을 위한 움직임이 주효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기어VR의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가상현실 콘텐츠를 강화하고자 유력 영화사·애니메이션 업체·게임업체 등과 협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개발 과정에서도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오큘러스VR와의 협력을 통해 기어VR이 탄생하게 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협력사가 기존의 구글에 이어 페이스북으로까지 확대됐다는 하나의 징표로도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으로서는 구글이 친구인 동시에 불편한 존재다. 구글은 소프트웨어가 부족한 삼성에 운용체계(OS) 안드로이드를 제공하며, 삼성 스마트폰이 많이 팔릴수록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은 탄탄해진다. 하지만 삼성은 자체적인 OS 타이젠을 추진하는 등 구글 시스템에 안주하기만 하려는 뜻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은 삼성이 페이스북 진영에 손을 내밀고 새로운 협력자 관계를 탄탄히 구축하는 것은 위상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써의 의미가 충분하다. 삼성이 더 이상 스마트폰 메이커로서만 안주할 수 없는 상황과도 맞물린다.

물론 기어VR을 통해 시장에서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스마트폰에 이은 새 먹거리 영역을 개척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 과정에는 생태계 조성을 해야 한다는 도전이 요청된다.

스마트워치 관련 영역 속도 안 붙는 상황 반면교사할지 주목

예를 들어 이번에 기어VR과 함께 기대를 모았던 웨어러블기기(스마트워치) 기어S의 경우도 예상보다 국내 출시가 늦어질 것이라는 설이 있다. 삼성전자와 이동통신사간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기어S에 기본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을 두고 삼성전자와 이동통신사의 이견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제시된다. 

특히 어느 애플리케이션(타이젠 기반)의 기본 탑재 좌절 여부가 회자된다. 웨어러블기기에 대한 소비자 열광 유발 요인이 다소 부족하고 여기에 푹 빠져 살 만큼 생태계가 완성되었다고 자신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것이 시장에 창구 개척을 하는 과정에 제동이 걸리는 순환 효과가 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새 시장을 확실히 주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열광 외에도 생태계 구축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을 보인다. 기어VR로서는 갤럭시노트4와 연동되기 때문에 갤럭시노트4가 어느 정도 팔린 뒤에 판매하는 것이 용이하다. 이런 점 때문에 시간적 여유를 둘 필요도 있기에 상황이 무르익는 때, 즉 출시가 현재 예상되는 시기쯤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는 설득력이 있다.

그 기간을 십분 활용해 충분한 콘텐츠 강화 등 체력을 다지고 나올지 주목된다. 화려한 가상현실 기기 시장 전쟁이 마치 '체력장'을 통해 '기초체력'부터 확인하고 가는 것처럼 우직하게 준비되는 상황이 흥미를 유발한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