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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삼성생명·화재' 지분인수 검토, 왜?

특수관계인 구도 형성 '경영권 승계' 시동 해석, 최근 행보 눈길

임혜현 기자 기자  2014.10.28 10:5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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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그룹 승계 구도를 정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가능해서다.

삼성 측은 금융감독당국에 이 부회장의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 인수와 관련한 법적 검토 등을 요청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특수관계인 지위 형성, 승계 관련 이슈 수면 위로?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올해 6월말 기준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20.76%)이고,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가 19.34%의 지분율로 2대주주다. 삼성문화재단(4.68%)과 삼성생명공익재단(2.18%) 등도 지분이 있어 특수관계인으로 올라 있다.

삼성화재 지분 구조를 보면, 삼성생명이 14.98%를 갖고 있다. 여기에 삼성문화재단 3.06%, 삼성복지재단 0.36%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18.41%를 보유하는 구조다.

즉 이런 상황 속에 지금으로선 굳이 지분을, 그것도 소수의 지분을 인수하려 나설 실익이 무엇인지는 명확치 않다. 중간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염두에 둔 것이라거나 향후 승계 문제에 대한 시동 등 '미래'를 생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생명은 핵심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이 회장 일가가 삼성에버랜드를 지배하고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 등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의 키로 활용돼 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1% 미만 소수나마 이 부회장이 지분을 취득하면 아버지의 특수관계인에 오르게 된다. 그래서 향후 이 회장의 지분이 분산되지 않도록 하는 승계 정비를 하는 과정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것으로 ,이번 인수 검토 소식을 바라보는 시각은 적지 않다. 이 부회장이 자금 여력을 동원, 삼성생명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는 긴 과정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기도 하다.

◆승지원 금융사 초청 행사 맞물려 눈길

한편 이번 지분 인수 검토 소식에 즈음해 이 부회장이 '승지원'에서 외빈을 초청해 만찬을 가졌으며 그 대상이 일본 및 중국 금융사 사장들이었다는 것이 전해지면서 이 같은 삼성생명 중심축으로의 부상 추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승지원은 그룹 창업주인 고 호암 이병철 회장이 생전에 거처로 삼았던 곳. 이후 이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으면서 개인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사용해 왔다. 

여기서 이 부회장이 해외 금융사 사장들을 초청해 만찬을 가진 것이라 각별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이 차세대 그룹 리더로서의 위상에서 이 같은 장소 사용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더러, 향후 이 회장의 삼성생명 최대주주 지위를 물려받겠다는 뜻을 시사하는 선택으로도 볼 수 있다. 

글로벌 유수 금융권 관계자 초청 행사를 여는 무대로 의미가 있다는 것. 그래서 이 같은 두 소식은 어느 모로 보나 삼성생명 키를 쥠으로써 그룹 전반을 장악하려는 의지의 단초로 볼 수 있다는 풀이가 가능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