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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건축물④] 롯데건설 '베트남판 제2롯데월드'

272m 초고층 복합빌딩…연약지반 위해 파일 445개 심어

박지영 기자 기자  2014.10.27 1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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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만들다'와 '짓다'. 한끝 차이지만 두 동사가 지닌 개념은 완전히 다르다. 밥과 옷·이름 등은 만들다가 아닌 짓는다고 해야 자연스럽다. 그렇다면 만들다와 짓다의 차이는 뭘까. 쉽게 제약회사에선 약을 만들지만, 약국에서는 약을 짓는다. 즉, 원래 없는 것을 새로 이루느냐와 이미 있는 것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의 차이인 셈이다. 집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건축물을 스쳐 지나간다. 반면, 일부러 찾아가는 작품들도 있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가 대표적이다. 국내 건설사가 지은 세기를 건너 뛴 국내외 대표 랜드마크 건축물을 살펴봤다.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을 빠져나와 시내로 접어들면 현지인도 인정하는 '아름다운 빌딩'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로 '롯데센터 하노이'다. 롯데센터 하노이는 베트남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형상화해 부드러운 곡선미와 우아한 푸른색 외장을 자랑한다.

지난 6월 완공한 롯데센터 하노이는 '하노이72'에 이어 베트남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이다. 지하 5층~지상 65층 규모인 롯데센터 하노이는 연면적만 25만㎡로, 서울 여의도 63빌딩 1.5배에 달한다.

◆베트남 중심에 우뚝 '롯데센터 하노이'

지하 1층부터 5층까지는 주차장이며, 지상 1층부터 7층까지 롯데백화점·지상 8층부터 31층까지 오피스로 구성돼 있다. 또 32층에는 아웃리거가 위치해 있으며, 33층부터 64층까지는 롯데호텔·서비스드레지던스·고급음식점·식음료매장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마지막으로 맨 꼭대기층인 65층에는 전망대가 들어서 있다.

롯데센터 하노이는 건물을 보는 각도에 따라 건물의 색깔이 달라진다. 베트남 최초로 건물에 경관조명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아한 곡선으로 이뤄진 외관이 더욱 돋보인다.

특히 롯데백화점이 위치한 지상 7층까지 포디움(기단부) 부분은 이 건물의 독특함을 더한다.

당초 디자인은 위에서 아래로 쭉 뻗은 단순한 일자형태 건물이었지만 롯데백화점이 들어서는 특성을 감안해 포디움형식 설계를 도입했다.

신도심과 구도심을 잇는 하노이에 위치해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게다가 하노이는 각국 대사관과 외국인 학교 등이 모여 있는 베트남 대표 중심가다.

그만큼 완공 전부터 롯데센터 하노이에 쏟아진 관심은 각별했다. 작년 7월 열린 롯데센터 하노이 상량식 때 응웬 티 도안 베트남 국가 부주석이 직접 참석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당시 응웬 티 도안 부주석은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하노이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일깨워 줄 수 있도록 마무리공사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축사를 건넸다.
 
◆외국계 건설사 최초 '깃장' 수상

이처럼 베트남 현지서 뜨거운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동안 초고층빌딩을 자주 못 본 탓이 컸다. 실제 베트남은 연약지반으로 지하 2층 이상 뚫지 않았다. 그러나 롯데건설 생각은 달랐다. 약지반을 잘만 다지면 충분히 높은 빌딩을 올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롯데건설은 부지 전체에 최대직경 2m에 달하는 파일을 지하 40~75m 깊이에 445개를 심었다. 1만1000톤에 달하는 빌딩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작전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이로써 롯데건설은 하노이에선 처음으로 지하 5층 구조로 롯데센터를 건설할 수 있게 됐다.

이뿐만 아니다. 53시간 계속된 지하매트 타설공사도 화제를 불러 모았다. 53시간 연속타설은 베트남 입장에선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기술이었다. 레미콘 차량 2900대에 달하는 1만8700㎡ 콘크리트를 깊이 5.7m 두께로 한꺼번에 타설할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콘크리트 타설과정에서 발생하는 수화열을 어떻게 해결하는가도 관건이었다.

김명국 현장 주재임원 전무는 "본사에서 고도 기술력을 갖춘 연구진 10여명을 현장에 파견해 타설공사 1주일 전부터 현지 시멘트공장에서 배합부터 타설기법까지 미리 수차례 테스트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이 세운 탑은 이뿐만 아니다. 지난 3월에는 베트남 보훈사회노동부 장관으로부터 안전우수현장상을 받기도 했다. 외국계 건설사가 장관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현장안전을 관리하는 윤갑덕 롯데건설 책임은 하노이 인민위원회로부터 우수안전관리자상을 받았다.

롯데센터 하노이가 이 같은 상을 받게 된 것은 지난 2월20일 기준으로 무재해 1000만시간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무재해 1000만시간은 근로자 1000명이 하루 10시간씩 1000일 동안 무재해 시공을 달성해야 가능한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