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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기업가적 자아

임혜현 기자 기자  2014.10.24 18: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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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독해가 쉽지 않은 책이 나왔다. 그것도 오늘날 한국 서점가에서 가장 인기 있고 경쟁이 치열한 분야라는 자기계발서 부문을 노크하는 책이다. 기존 자기계발서 패턴과 다르니 시장에서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우려가 앞선다. 그러나 현재 서점에 있는 자기계발서에 불만이 많았거나 '뭔가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을 했던 이들에겐 이라면 공부를 하면서라도 볼 법 하다.

이 자기계발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인간의 생활 양식을 '기업에서 원하는 패턴으로' 맞출 것을 독려한다. 이는 자기 안에 있는 기업가적인 자아를 일깨우라는 메시지다. 즉 개인과 기업을 나란히 두고, 개인이 생산품이자 생산자이고 상사이자 부하직원이기를, 그리고 납품자이자 고객이기를 바라는 시대 분위기에 편승 내지 호응하기를 당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개인에게 거대한 기업을 움직이는 부품으로서 충실하라는 이 같은 요청, 더 나아가 개인 자체가 곧 기업으로 완전히 녹아들도록 요구하는 데 반발한다. 이 같은 신자유주의적 생각을 버리라고 충고한다. 

저자는 이처럼 신자유주의적 생각에 찌들어 살도록 요구하는 시대적 조류에 왜 우리가 맹목적으로 몸을 맡겨서는 안 되는지를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경제학과 경영학, 철학은 물론 심리학 등 여러 학문을 동원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이론과 개념을 언급하고 인용이 적지 않다. 다만 이런 어려운 점을 극복하면서 천천히 읽다 보면 신자유주의가 어떻게 개인을 통치하는지가 시야에 와이드 스크린처럼 시원하게 들어오는 경험을 얻을 수 있다. 

한울아카데미 펴냄, 정가 3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