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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이노션 상장 추진 가시밭길…IPO 흥행 여부 촉각

"해외성장 일환" 주장 속 현대차 3세 승계 작업설도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0.24 16: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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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내년 중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이노션이 상장주관사 선정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노션은 현대차그룹 계열의 광고사로 정몽구 회장의 큰딸 정성이 고문이 최대주주인 회사다.

시가총액 규모가 약 1조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는 가운데 추정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지만 의외로 금융투자업계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업계 최강자로 꼽히는 제일기획이 어닝쇼크에 빠지면서 '2인자'인 이노션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평가가 줄을 잇고 있는 것.

특히 이번 상장 추진이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설이 나오면서 현대차 입장에서는 이노션에 대한 디스카운트(평가절하)가 아쉬운 상황이다.

◆구주매출, 신주 발행 병행 가능성 높아

이노션은 내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최근 상장주관사 선정을 위한 용역제안서를 발송했으며 △KDB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릴린치증권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도이치증권 △맥쿼리증권 7개 증권사를 숏리스트(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들 증권사는 오는 27~28일 이틀간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며 이노션은 이달 말쯤 대표주관사를 최종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공개(IPO)에 따른 공모 방식으로는 정 부회장 등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의 구주매출과 신주발행이 병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 중에서도 이번 IPO를 정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이라고 보는 입장에서는 정 부회장이 현재 보유한 10%(18만주)를 구주매출로 털어내 최소 1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8월 이노션 지분 54만주를 주당 55만5600원씩에 매각해 총 3000억원을 현금화한 바 있다.

당시 지분 매각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른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많았다. 개정안은 그룹총수와 특수관계인이 계열사 지분 30%(비상장사는 20%) 이상 보유할 경우 직전 3사업년도 평균 매출액의 5% 이내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대표에 대해서도 징역 또는 벌금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정 부회장이 핵심계열사인 현대차 지분 확보가 이노션 상장의 목적 중 하나라는 주장도 있다. 정 부회장이 그룹의 유일한 승계자로 지목되고 있음에도 현대차 지분은 1%도 안 돼 승계를 위해서는 추가 지분 확보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막대한 현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인자 제일기획 '어닝쇼크' 재현 우려도

이노션 측은 "(상장은) 글로벌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공모자금 역시 해외시장 진출과 매출처 다변화를 위해 투자될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노션의 기업가치가 기대치를 채울 수 있을지 여부다. 일단 업계 1인자인 제일기획의 그늘이 짙다. 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핵심 매출처이자 모기업인 현대차가 실적부진에 허덕이는 것은 부담이다.

일례로 제일기획의 경우 국내 광고경기 부진과 삼성전자의 광고성 마케팅 비용이 줄면서 3분기 어닝쇼크에 빠졌다. 회사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29억원, 순이익 16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1.2%, 37.6% 급감했다.

제일기획 역시 해외 인수합병(M&A)을 통해 비계열 광고비중을 계속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삼성전자 광고물량에 의존하고 광고주의 마케팅 축소가 실적악화로 직결된 것이다.

전문가들도 이노션이 제일기획을 넘어서는 성장 비전을 보여주지 않을 경우 IPO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한편 이노션은 정성이 고문이 지분의 40%(72만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며 정의선 부회장과 현대차정몽구재단이 각각 10%(18만주)씩을 갖고 있다. 올해 8월 정 부회장이 매각한 30%(54만주) 지분은 모건스탠PE리(20%)와 스탠다드차타드은행(7.5%), 아이솔라캐피탈(2.5%)이 재무적 투자자로 나서 사들였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매출액은 6562억원, 영업이익은 90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7.64%, 14.85%씩 감소해 다소 주춤한 실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