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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현대차 주식, 왜 자꾸 사라할까?

이원희 사장 "내년 중간배당 확대 검토" 발언에 주가 급등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0.24 10: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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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차 실적쇼크가 오히려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되는 모양새다. 오히려 금융투자업계는 실적부진은 맞지만 '쇼크'는 아니라며 적극적인 매수를 주문하고 있다. 실적은 과거에 대한 평가인 반면 주가는 기업의 미래가치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그만큼 현대차의 개선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뜻이다.

현대차는 23일 올해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액 21조3000억원, 영업이익 1조6000억원, 영업이익률 7.7%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0% 급감했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시장이 예상했던 8.5%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실적부진 맞지만 '쇼크'는 아냐"

국내 시가총액 순위 2인자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객관적인 실적부진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이를 어닝쇼크로 봐야하는지, 장기적인 실적하향세로 봐야하는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긍정적인 쪽에서는 영업이익 부진의 이유가 올해 가장 낮았던 분기 평균 환율(1026원)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하락과 노사갈등으로 인한 생산차질 등 일시적 요인 탓이라며 향후 상승 반전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반면 2010년 이후 수익성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올해 3분기 자동차부문 영업이익률은 6.6% 수준에 그쳤으며 자동차 산업 경쟁심화 탓에 글로벌판매 성적이 지지부진하다는 시각도 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급변동 탓에 영업이익률이 지난 3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지만 충당금을 뺀 수정영업이익은 예상 수준에서 선방했다"며 "환율과 파업 때문에 올해 3분기 최악의 조건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 실적은 당분간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4분기 이후 예년 수준의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 차질 우려가 해소된데다 환율급락세도 진정될 기미가 보이는 까닭이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4분기 특근으로 생산차질을 만회하고 해외공장 증설을 통해 연간 생산목표 초과 달성 의지를 밝혔다"며 "평균환율을 1050원으로 계산하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수준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연구원 역시 "소매판매와 환율 개선, 파업종료 등 대내외 환경을 감안하면 4분기 영업이익률 9.1%를 회복할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지난달 한전부지 인수 확정 이후 현대차 주가가 27% 넘게 급락했다는 점에서 실적이 저점을 통과한 만큼 반등의 여지가 크다"고 부연했다.

◆이원희 사장 "배당확대 추진" 실적이슈 탈출 묘안?

한전부지 인수로 인한 갑작스런 유동성 우려와 수급 이슈 등이 겹치면서 주가가 급락했던 만큼 반등 여력이 큰 가운데 현대차 주가는 23일 5%대 급등하며 주목받았다. 전문가들은 배당확대 기대감을 주가 반등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이날 "최근 정부 시책에 호응하고 친화적인 주주정책을 위해 배당을 향후 큰 폭 확대하고 내년부터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방안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제조분야 순현금이 17조6000억원에 달한다. 한전부지 매입을 위한 6조7000억원과 4조~5조원대 달하는 유무형자산 투자금을 제외하더라도 배당 확대에는 크게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배당확대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2% 금리 수준보다는 높을 것"이라며 "실적부진과 주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분석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경쟁사 평균 배당성향이 29%인 것에 비해 현대차는 겨우 6% 수준에 불과해 배당수익률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선 개선 여지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반해 현대차 주가가 단기적으로 반등하겠지만 중장기적인 주가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왔다.

남경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수부진과 세계시장에서 자동차산업의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익 악화 가능성이 높다"며 "저평가 구간에서 단기적인 주가 반등은 있겠지만 중장기적인 투자보다는 단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