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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앤컴, 중국 감동시킨 '아줌마'코드 현지사회공헌

꼼꼼한 기부정신 가미해 친정방문여행 '금의환향'빛내

중국 웨이하이=임혜현 기자 기자  2014.10.23 08:5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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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친정. 결혼해 집을 떠난 여성에게 늘 아련한 향수의 대상이자 마음 한켠에 걱정거리처럼 남는 곳. 더욱이 한국인 배우자를 만나 낯선 곳에 새 둥지를 틀게 된 결혼이민자에겐 물리적 거리 탓에 자주 가볼 수 없는 만큼이나 큰 마음의 빚으로 남는 공간이다. 이런 결혼이민자 출신 직원의 특성을 고려, 고향 방문 기회를 마련해준 사회적기업이 있다. 기증받은 중고컴퓨터의 재활용과 재조립사업을 하는 노동부 지정 사회적기업 피플앤컴이다.

피플앤컴이 직원을 위해 마련한 첫 해외 친정 방문 프로젝트는 사자성어 그대로의 뜻처럼 '금의환향'으로 성공했다. 현장에서 살펴본 그 요인을 간략히 정리해보니 '아줌마'라는 코드가 두드러졌다.

'웨이하이 고급 기공학교'와 '웨이하이 환취구 창업 교육센터'를 찾아 최신형 컴퓨터를 기증했다. 또 '웨이하이 아동 복리원'에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의류 등과 UHD TV를 선물했다. 이같이 사회적기업 피플앤컴이 처음 준비한 결혼이민자 직원 친정 방문행사는 2박3일 일정 내내 숨가쁠 정도로 바쁜 스케줄로 진행됐다.

현지직원 금의환향 강조한 사회공헌, 현지인에게 감동

이번 친정 방문은 단순한 여행과 가족 상봉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에 피플앤컴의 유대 관계 씨앗을 뿌리는 계기로 십분활용됐다.

  <storong> 영차! </storong> 피플앤컴은 현지 수요를 꼼꼼히 분석, 준비해 간 티비와 컴퓨터 등을 현지기관에 전달했다. 사진은 티비 운송 장면. = 임혜현 기자  
"영차!" 피플앤컴은 현지 수요를 꼼꼼히 분석, 준비해 간 티비와 컴퓨터 등을 현지기관에 전달했다. 사진은 티비 운송 장면. = 임혜현 기자
결혼이민자들을 떠올릴 때 출신국 국민들의 걱정은 결국 "낯선 나라에 가서 과연 잘 살까…"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과거 일부 국가에서는 한국인 신부의 부적응 문제로 회의적 여론이 비등하기도 했다.

그래서 피플앤컴은 이런 우려를 잠재우고자 단순히 직원들을 대동하고 친정 방문 내지 단합대회식 관광으로 진행하는 대신, 현지에서 의미 있는 여러 방문과 기부 등 행보를 더해 많은 중국인들을 만나면서 피플앤컴에서 성실히 근무 중인 직원을 소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간 열심히 일해온 왕신화 사원에 대한 감사를 출신국가에 표명하기 위해 현지에서 이제 '한국 아줌마'이자 '워킹맘'으로 거듭났음을 강조하는 스토리텔링을 한 셈이다.

결혼한 여성 입장에서는 남편이나 시댁에서 시시때때로 친정에 대한 호의를 보이는 것만큼 체면이 서고 기꺼운 일이 없다.

이런 만큼 중국 현지의 학교와 고아원 등을 방문하도록 사전 준비와 협의를 요청하면서 웨이하이 출신 직원이 있다는 점을 알리고 앞으로도 유대 관계를 지속할 뜻을 밝혔다. 이런 친근감이 현지 방문기관들에서 기대 이상으로 강한 호의를 이끌어내는 요인이 됐다.

◆필요한 선물 '주부가 장보듯' 꼼꼼하게 준비

특히 이번 방문에서는 세 곳의 기관에 필요한 제품을 분석해 마련한 부분이 더욱 좋은 반응을 얻어냈다. 마치 주부들이 가족들의 식사 준비를 위해 장을 보듯 꼼꼼한 준비와 검토를 통해 겉으로만 번드르르한 기증품목 준비 대신 오래 요긴하게 쓸 수 있고 가장 필요한 부분을 짚었다.

특히 피플앤컴은 사업 영역이 컴퓨터 관련업이다. 중고 PC를 기증받아 재생과 재조립을 통해 가정과 기업 사용이 가능한 제품을 만드는 일이다. 컴퓨터와 IT 현안을 가장 잘 이해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을 살려 현지 기공학교와 창업 교육센터에는 가장 첨단 트렌드에 맞춘 제품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했다. 물론 직접 판매하는 제품을 기증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선물'이라는 점과 중국 현지에서 호응도가 높은 신형 제품이 다소 다르다는 점 등을 감안, 최신형 제품을 새로 구입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웨이하이 기공학교 직원과 학생들이 증정된 컴퓨터를 설치하고 있다. = 임혜현 기자  
웨이하이 기공학교 직원과 학생들이 증정된 컴퓨터를 설치하고 있다. = 임혜현 기자
   이번에 중국 기관들에 전달된 컴퓨터는 홍지 제품으로, 현지에 적합한 각종 세부 부품들을 충분히 고려해 선정했다. = 임혜현 기자  
이번에 중국 기관들에 전달된 컴퓨터는 홍지 제품으로, 현지에 적합한 각종 세부 부품들을 충분히 고려해 선정했다. = 임혜현 기자
   피플앤컴 기증 내용을 알리는 스티커를 부착하는 장면. = 임혜현 기자  
피플앤컴 기증 내용을 알리는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 임혜현 기자

중국에서 호평받는 품목 중 하나인 '홍지' 제품으로 낙찰됐다. 메모리와 HDD 등 구성 요소들을 충분히 채택했고, 필요한 윈도8 중국어판 등 세부 항목까지 챙겼다. 이 기종 10대가 두 곳에 전달됐다.

의류는 아이들의 성장 속도가 다양함을 감안해 여러 사이즈로 준비하기도 했다.

◆아이들 좋아하는 기혼 직원들, 현지서 인기 만점

특히 이번 여행은 왕씨 외에도 결혼이민자 직원들을 대거 참여시킨 직원 교육 여행 행식도 가미돼 이들이 현지에서 좋은 역할 모델로 비치는 효과도 거뒀다. 

고아원에서는 다정하게 아이들을 만나고 대하는 시간을 보냈다. 기공학교와 창업 교육센터 등 교육기관에서는 결혼을 했지만 제2의 조국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한 커리어우먼이 됐다는 점이 젊은 학생들의 시선을 끌었다.
   피플앤컴 직원인 김정희씨가 아동복리원에서 시설아동에게 준비해 간 옷을 직접 입혀주고 있다. = 임혜현 기자  
피플앤컴 직원인 김정희씨가 아동복리원에서 시설아동에게 준비해 간 옷을 직접 입혀주고 있다. = 임혜현 기자
   송미경 피플앤컴 사회공헌 이사와 시설아동의 포옹. = 임혜현 기자  
송미경 피플앤컴 사회공헌 이사와 시설아동의 포옹. = 임혜현 기자

꼼꼼하게 준비한 선물을 건네고 직접 입히면서 고아원 보육교사들에게 궁금한 점을 묻는 등 아이들을 키우는 여느 아줌마 같은 다정하고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출신 국가들은 서로 다르지만 피플앤컴에서 근무하며 한국식 정(情)에 동화된 아줌마 직장인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

이 같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피플앤컴은 이번에 현지에서 맺은 인연을 향후에도 이어가기로 협의하는 동시에 차후 다른 국가들로도 친정 방문 행사를 진행할 방침을 구체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