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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 뒤엎은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집념, 핵심은?

해묵은 과거 뒤로한 대내외 이미지 쇄신 노력 결실, 그만의 철학 '적중'

김병호 기자 기자  2014.10.21 13: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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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과거는 역사 속에 묻히면서 새로운 미래를 여는 주역들이 속속 등장해 다시 사회 기반이 되고 있다. 과거 아픔은 현실 반영이 아니라 다시 겪지 않게 새기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신한금융그룹을 가장 적절히 비유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동우 회장이 이끄는 신한금융그룹이 해묵을 과거를 청산하면서 본궤도에 오르고 있어 업계의 주목감으로 떠올렸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지난 2010년 당시 신한사태에 대한 불법 행위가 도마에 올랐다. '신한사태'는 신한은행이 신상훈 신한지주회사 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불거진 사건이다.

소위 '신한사태'로 일컬어지는 전(前) 경영진의 분쟁으로 인해 안팎으로 신한금융그룹은 역사상 가장 큰 위기를 맞은 바 있다.

◆'공정성·투명성' 인사철학 '신뢰회복' 주력

이후 등장한 한동우 호가 벌써 만 3년의 행보를 이어가서 그간의 이미지 쇄신과 국내외 평가를 뒤집고 있다.

   과정을 중시하는 '등로주의'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각의 출발은 한동우 2기의 출범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 ⓒ 신한금융  
과정을 중시하는 '등로주의'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각의 출발은 한동우 2기의 출범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 ⓒ 신한금융
한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승계 프로그램 신설 △집단 지성을 활용한 '그룹 경영회의' 정례화 △고객에게 통합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CIB, PWM 등의 사업부문제 신설 △전문성과 성과 중심의 공정한 인사 프로세스 도입 등 여러 분야에서 신한의 변화를 꾀했다.

그는 가장 먼저 전 경영진 분쟁의 원인을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못한 점에 주목해 이를 개선했다. 그룹 최고경영자(CEO)의 자격요건을 사전에 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CEO 후보군을 육성하는 경영승계프로그램을 구축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CEO의 독단을 방지하고 의사결정체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그룹경영회의를 신설해 집단 지성을 활용한 개방형 의사결정시스템을 구축하는가 하면, 이사회 산하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새로 꾸려 이사회가 CEO 승계 과정 전반을 상시 관리하는 공정성을 더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 회장은 더욱 복잡다양해지는 고객 니즈에 대한 효과적 대응과 그룹의 분산된 자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해 그룹차원의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그룹 사업부문제'를 도입했다. '그룹 사업부문제'는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공통된 사업 부문을 자산관리는 WM부문, 기업금융은 CIB부문으로 통합해 고객에게 통합된 선진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원스톱(One-stop)으로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이 밖에도 출신과 배경에 상관없이 오직 능력과 성과를 갖춘 사람이라면 그룹 경영진으로 발탁하는 등 전문성과 성과중심을 강조한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프로세스를 끌어들였다.

한 회장이 취임 당시 내홍을 이기고 1등 자리를 유지한데는 시스템 중심의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철학이 큰 힘을 발휘했다. 이는 신한이 과거의 영예를 되찾기 위한 초석으로 작용한 것은 물론, 빠른 시간 내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낸 원동력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국내 넘어서 글로벌 그룹 '우뚝'

신한금융그룹의 위상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평가에 있어서도 상승세를 잇고 있다.

세계적 권위의 금융전문지 더 뱅커지(誌)는 지난 2월 신한금융그룹을 '글로벌 500대 금융브랜드'에서 국내 1위, 글로벌 43위로 선정했다.
   한동우 호가 2기를 맞이하며 신한금융그룹은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 신한금융  
한동우 호가 2기를 맞이하며 신한금융그룹은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 신한금융

2012년 57위, 2013년 51위에 이어, 2014년에는 전년보다 8계단 상승해 신한은 3년 연속 국내 1위 금융 브랜드를 차지했다.

또한, 올해 1월에는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한 '글로벌 지속가능 경영 100대 기업' 중 지난해보다 무려 56위 오른 30위를 차지함으로써 삼성, 포스코 등을 제치고 국내기업으로는 가장 높은 순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변화는 올해 들어 더욱 빛을 발한다. 지난 1월 신한금융그룹은 2014년도 그룹 경영슬로건을 '다른 생각, 새로운 시작'으로 발표하고, '고객을 위한 창조적 종합금융 실현'을 목표로 정했다.

특히 이를 달성하기 위해 △따뜻한 금융의 내재화 △수익률 제고를 위한 창조적 금융 △은퇴 비즈니스 추진 차별화 △글로벌 현지화·신시장 개척 △채널 운영전략 혁신 △전략적 비용절감 성과도출의 6개 중점추진과제를 꼽았다.

한 회장은 "이제는 '금융의 본업'이라는 관점에서 승부를 걸어야 할 시기가 왔다"며 "하지만 정상에 오르는 것 자체는 더 이상 큰 의미가 아니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정상에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정을 중시하는 '등로(登路)주의'에 입각해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것, 이것이 바로 신한에게 주어진 생존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에 입각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각으로 신한의 '새로운' 시작을 하자는 경영 슬로건은 한동우 2기의 출범과도 그 맥락을 같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