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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방] "경력·능력 제대로 나누기, 우리 일이죠" 더에이치알

국내 최초 '리얼매칭' 서비스…구인·구직자 미스매칭 문제 해결

추민선 기자 기자  2014.10.20 18: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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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경력단절여성 취업박람회를 통해 유명커피 전문점 바리스타 면접을 봤는데 '실장까지 했던 경력의 사람이 이런 일을 할 수 있겠느냐' '20대 초반의 어린 친구들과 함께 일할 수 있겠냐'는 등의 면박만 들었죠. 물론 다른 직종에서도 나이, 경력, 남자직원 선호 등의 이유로 서류통과조차 힘들었습니다." - 윤선하 더에이치알 대표

더에이치알(대표 윤선하)은 지난 3월 '벌어서 나눈다'는 취지로 지난 3월 구인구직 사이트를 열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채용불균형과 구인회사와 구직자의 미스매칭에 따른 고질적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리얼매칭'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취업포털사이트의 공익성 실현과 취업시장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야무진 꿈을 실현시키고 있는 더에이치알 윤선하 대표를 만났다.  

◆마케팅 경험 살려 신개념 채용시스템 개발

   경력단절여성에서 창업자로 당당히 사회 진출에 성공한 윤선하 더에이치알 대표는 '벌어서 나누는 기업'을 목표로 새로운 취업사이트 모델을 제시했다. ⓒ 더에이치알  
경력단절여성에서 창업자로 당당히 사회 진출에 성공한 윤선하 더에이치알 대표는 '벌어서 나누는 기업'을 목표로 새로운 취업사이트 모델을 제시했다. ⓒ 더에이치알
윤 대표는 더에이치알을 창업하기 전 '스카웃더에이치알' 헤드헌팅 이사로, '메가스터디' 초·중등사업부 사업기획실 실장으로 10년간 마케팅경험을 쌓았다. 

그러다 개인사정 상 퇴사한 뒤, 경력단절여성이 됐다. 이후 다시 취업을 하기 위해 취업포털사이트를 내 집처럼 드나들었지만, 얻은 건 구직회사와 구인자 사이에 놓인 '채용 사각지대'라는 심각한 현실 인식이었다.   

윤 대표는 일자리를 늘리는 것보다 적임자와 회사를 적기에 찾아 연결하는 시스템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보안하기 위해 '리얼매칭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취업포털사이트를 구축했다. 경력단절여성이었던 그가 일자리를 찾다 일자리를 찾아주는 창업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윤 대표가 개발에 성공한 리얼매칭 서비스는 서로 상이한 그룹인 채용회사와 구직자를 최적의 요건으로 매칭시키는 온라인 시스템이다. 즉 기존 취업사이트에서 운영하는 검색방식이 아닌 조건 매칭방식으로 이뤄진다. 또한 분야별 전문 헤드헌터의 적임자 추출방식을 도입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구직자가 원하는 회사의 조건을 완벽히 일치시킨다. 아울러 매칭에 성공한 기업과 구직자 사이에 실시간 상호 확인이 가능하도록 문자메시지와 '앱푸시' 방식으로 정보 전달까지 책임진다.

뿐만 아니라 구직자가 취업정보사이트를 방문해 취업정보를 검색하고 일일이 채용내용을 확인 하는 단계를 생략할 수 있기 때문에 취업시기의 불일치, 검색의 부정확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정보누수와 이로 인한 채용사각지대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윤 대표는 "리얼매칭 방식으로 취업시장의 정보를 더 정확하게 제공, 활용할 수 있어 일자리 공백을 줄이고 취업(고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며 "더 나아가 리얼매칭서비스를 통해 실업률을 낮추고 고용률을 높여 정부 일자리 창출 예산(11조8042억원) 절감에 크게 일조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윤 대표는 이러한 '리얼매칭: 매칭상호 자동운영방식'에 대해 특허를 신청했고,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특허출원(특허출원번호 10-2014-0040316)을 마쳤다.

◆개인정보보호 '가명사용 캠페인'

대개의 경우 '기업 채용'은 온라인 취업사이트를 이용하거나 자사 홈페이지 온라인취업시스템과 이메일을 통해 이력서를 접수 받아 이뤄지고 있다. 또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취업포털사이트의 유료 인재정보검색을 통해 이력서를 검색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온라인상으로 이력서가 공개되다 보니 개인정보와 인생이 통째 담긴 이력서가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밖에 없다.

   더에이치알의 '리얼매칭'는 구직자와 구인자 사이의 미스매칭을 줄여 서로의 조건을 완벽히 충족하는 새로운 개념의 취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더에이치알  
더에이치알의 '리얼매칭'는 구직자와 구인자 사이의 미스매칭을 줄여 서로의 조건을 완벽히 충족하는 새로운 개념의 취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더에이치알

윤 대표는 "취업포털사이트의 경우 소액만 결제하면 개인이력서를 다 열람할 수 있다. 이력서 안에는 개인의 전화번호, 주소, 사진, 이력, 환경 등 모든 정보가 들어있는데 이것이 통째로 해킹을 당하거나 악의적으로 이용된다고 가정해 보면 국민적 재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기업들이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보안을 해도 그동안의 일련의 개인정보 대량유출사건을 보면 알 수 있듯, 안심할 수도 없고 안심하라고 말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라며 "보호규정이 없는 구직자들의 개인정보 관리는 올해 초 개인정보 유출로 홍역을 앓은 금융권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더에이치알은 가입 시 아예 본인 확인을 하지 않고, 서류전형까지는 가명을 허용하도록 권유하는 캠페인까지 진행하고 있다.

내부자가 마음만 먹으면 개인정보들을 간단하게 USB에 담아 유출할 수 있기 때문에 내부 보안시스템만으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란 이유에서다.  

구직자의 개인정보 보호와 유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더에이치알의 방침은 구직자의 보호와 더불어 기업의 보안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취업사이트 모델을 제시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공익성 실현

한편, 윤 대표는 기업의 공익성을 강조하면서 더에이치알 역시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의 50%를 나눔 활동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더이에이치알의 나눔 활동을 통해 많은 기업들이 벌어서 나누는 활동에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윤 대표는 더이에치알 설립 전부터 사회취약계층의 아이들을 돌보는 그룹홈 활동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의 미래가 작은 관심에서부터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정된 여건으로 인해 더 많은 이들이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없는 한계를 실감하고 기업을 설립, 이로써 발생된 수익은 이들을 돕는데 사용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이외에도 윤 대표는 몸소 경험한 경력단절여성의 어려운 사회 재진입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도 밝혔다. 특히 여성의 경우 가정과 일을 균형적으로 양립해야하지만 아직까지 사회제도는 이러한 직장맘에 대해 소극적인 경향이 많다는 말도 보탰다.

윤 대표는 "경력단절은 예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우수한 경력단절여성의 채용을 통해 엄마들이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실제 윤 대표는 경력단절여성 중 온라인 기획전문가, HR전문가 등을 영입함으로써 경력단절여성들의 사회 재진입을 적극 돕고 있다.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여성들에게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윤 대표는 "퇴직금으로 사무실을 얻고 사이트를 준비하다보니 자금은 바닥을 드러냈다"며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여러 기관이 있었지만 턱없이 작은 금액으로 지원을 받아도 기술개발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원을 받을 방법을 찾던 중 문턱 높은 기술보증기금에 사업계획서 하나로 겁 없이 문을 두드린 결과, 사업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었다"며 "여성 창업자 중, 국가의 지원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현재 승인 제도를 많이 완화해 지원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제도를 잘 활용해 신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당당한 여성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