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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의 풍문접수] SK가스-산업은행 동부발전당진 '밀당' 또?

SK D&D 상장추진 관련 M&A 추진 가능성은 일축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0.20 16: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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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팔려고 내놓았는데 왜 팔리지를 않니.' 한 때 잘 나가는 M&A 매물이었던 동부발전당진이 불과 두 달여 만에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동부그룹이 동부건설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동부발전당진을 내놓았을 때도 민간발전소라는 희소성과 더불어 상당히 인기 있는 매물로 평가받았었는데요. 계절 한 번 바뀌자 그 많던 임자들이 자취를 감춰버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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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SK가스는 M&A 추진설에 대해 "동부발전당진 인수와 관련해 매각주관사로부터 비공식적인 제안을 받은 바 있으나 현재까지 인수추진 여부 등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SK가스는 앞서 지난 7월 LG상사, 대림산업, 대우건설, 삼탄, GS EPS 등과 함께 예비입찰에 참여했었고 삼탄과 함께 본입찰에서 맞섰지요.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삼탄은 매각가 2700억원에 본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최대 수천억원대 달할 수도 있는 송전선 추가 건설 문제에 가로 막히면서 손을 털었고 역시 본입찰에 참여했던 SK가스에게 순서가 넘어온 겁니다.

당장 현금이 급한 동부그룹 입장에서는 속이 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함께 매물로 내놓은 동부하이텍까지 시장에서 외면당하면서 입장이 곤란해졌지요. 최근에는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이 동부발전당진을 헐값에 팔아넘기려 한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며 파는 쪽도, 사는 쪽도 껄끄러워진 게 사실입니다.

지난 8월 삼탄이 최종 계약을 포기하자 채권단이자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이 가격을 왕창 깎아 재매각을 추진했고 이것이 업계의 반발을 샀다는 겁니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동부그룹 경영정상화가 아니라 채권회수가 최우선 목표가 아니냐며 비난하고 있지요.

지난달 중순 산업은행은 삼탄 측에 2010억원 정도의 가격으로 동부발전당진 매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계약 파기 한 달 만에 무려 25%나 할인된 가격인데요. 그런데도 삼탄은 이를 거절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가격을 받고 동부발전당진을 넘길 경우 산업은행 입장에서 빌려준 돈을 모두 받아낼 수 있지만 동부건설에 유입되는 유동성은 20억원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그룹 정상화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얘기지요.

산업은행은 동부건설에 '브릿지론'이라는 대출 프로그램으로 1989억원을 빌려줬다고 하는데요. 브릿지론의 만기는 내년 6월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서는 국책은행이 경영정상화를 명목 삼아 마치 빚쟁이처럼 기업을 몰아붙이고 있다고 불만이 고조됐다네요.

어쨌든, 뒷말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이 SK가스에도 비슷한 제안을 한 것 같습니다. 제안이 받아들여질지는 여전히 미지수지만요. 다만 20일 SK케미칼 계열사인 SK D&D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상장주관사 선정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묘한 시기가 추측을 낳았는데요.

SK케미칼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 최창원 부회장이 독립경영체제로 운영 중인데요. SK가스는 SK케미칼의 지배를 받고 있고 지난달 SK건설로부터 SK D&D 지분 전량을 인수한 바 있습니다.

SK D&D는 부동산/신재생에너지 개발업체로 알려졌는데요. 일각에서는 최 부회장이 SK D&D 상장을 통해 공모자금을 모아 동부발전당진 인수에 나서지 않을까란 추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기도 했지요.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가능성은 다소 낮게 보고 있습니다. 이번 상장 추진 자체가 SK가스와 SK D&D의 에너지 사업부문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일 뿐 동부당진발전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얘기입니다.

업계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SK가스가 SK D&D의 신재생에너지 부문 역량을 감안해 지분 인수를 결정했던 것으로 안다"며 "상장 추진을 화학발전소인 동부발전당진 인수와 연결짓는 것은 확대해석일 수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한편 SK D&D는 전남 영암 F1경기장 태양광 발전소와 대구 하수처리장 태양광발전소 등 태양광사업과 제주 가시리, 경북 울진 풍력발전소 등 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SK D&D의 시가총액은 1600억원 정도로 예상되는데요. KDB대우증권을 롯한한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금 회수에 나설 경우 IPO(기업공개) 이후 공모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