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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국감] 서울시 지하철 환기구 설계기준 '황당'

환기구 높이 기준 20년 전 시장 방침으로 지금까지 운영

이보배 기자 기자  2014.10.20 16: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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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서울시 지하철 환기구 높이기준 등 설계기준이 20년 전 마련된 '시장방침'으로 여태껏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환영철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 받은 '지하철 환풍기 설치 및 안전 점검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시 1~9호선 지하철 역 주변에 설치된 환기구는 총 2418개로 이 중 73%가 사람들의 통행이 잦은 보도지역에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기구 높이기준의 가이드라인인 설계기준은 1994년 8월12일에 마련된 '시장방침'으로 여태껏 운영했으며, 서울시는 환기구 설계기준으로 미국 교통부가 발행한 핸드북을 기준으로 삼았던 것이 밝혀졌다. 

미국 교통부가 발행한 핸드북은 말 그대로 지하철 환경 설계에 관한 일종의 안내서와 같은 개념이다. 결국 서울시는 법적근거도 없이 미국 안내서를 기준으로 한 '시장방침'을 20년 간 운영해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지하철 환기구 추락 등 안전사고에 관한 직접적인 매뉴얼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환기구 안전 매뉴얼도 없이 환기구 안전사고를 일반 재난사고·사건으로 분류해 일반적 철차에 따라 처리하고 있었다. 

황 의원은 "판교 환기구 추락사고 이후 국민적 불안심리가 높아졌다. 서울시의 경우 지하철 환기구 외 일반 빌딩 환기구 등의 설치현황은 파착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나마 행정력이 높다는 서울시가 이 정도인데 다른 지방 자치단체의 상황을 보지 않아도 뻔하다. 서울시 지하철 환기구 설계 기준도 20년이나 된 '시장 방침'으로 운영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운영마저도 미국 교통부의 안내서에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이라며 "시급히 제대로 된 법적기준을 마련하는 등 제도개선에 나서야 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