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2014 국감] 국민연금공단, 콜센터 상담사 성희롱·언어폭력 사실 '은폐'

간접고용 366명 상담사 고통호소 무시…실태파악 조차 안해

추민선 기자 기자  2014.10.17 15:30:44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국민연금공단(이사장 최광)의 1000건이 넘는 콜센터 상담을 진행한 가운데 성희롱·언어폭력 등으로 인한 피해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간접고용 형태로 근무 중인 수백명의 상담사들의 고통호소를 철저히 무시한 것은 물론, 실태파악조차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인재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실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답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최근 3년 동안 국민연금공단의 콜센터는 1423만건이 넘는 상담을 했고 상담사들은 언어폭력·성희롱 등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단 1건도 없었다. 

공단에게 요청한 '콜센터 상담 현황 및 상담사 언어폭력 등 피해 건 수 및 사례' 요구자료에 대한 답변서에는 상담사들의 고통호소를 철저히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에는 "공단은 현장간담회, 업무협의회, 콜센터 운영현황 보고(매월) 등을 통해 언어폭력 등으로 인한 피해 사례를 파악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언어폭력·성희롱 등으로 인한 피해 사례는 파악된 바 없다"는 답변이 있었다.

또한 '현장간담회 실시 현황자료'에서는 공단은 "1년에 한번 진행하는데 올해는 아직 못나갔고, 작년에는 바빠서 못나갔다"는 어이없는 내용도 있었다.

그러나 인재근 의원실이 국민연금공단에 추가 자료를 요청해 분석한 결과, 콜센터 상담사들의 성희롱 등 언어폭력은 엄연히 존재했고 다만 공단이 이러한 사실을 은폐 중이었다.

먼저 지난 2012년에 이뤄진 공단의 각 지역 콜센터별 출장복명서를 보면 콜센터 직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상담사들의 성희롱 등 언어폭력이 존재했고, 이들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청취한 바 있었다.

콜센터 상담사들은 당시 현장간담회에서 콜센터 운영관련 건의사항으로 '폭언·악성·성희롱, 욕설 등 불량고객에 대한 조치 및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국민연금공단은 콜센터 상담 직원의 요구를 무시했으며 상담 직원에 대한 언어폭력, 성희롱 등에 대한 실태파악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 의원은 "간접고용으로 서러워하는 감정노동자들이 고통을 호소해도 외면하고, 형식적인 실태조사조차 바쁘다는 핑계로 진행하지 않은 공단의 뻔뻔함을 국정감사를 통해 따져 묻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단은 지금이라도 정확한 피해 실태 파악과 함께 감정노동자들을 포함한 특수 고용직들의 처우 개선에 신경 써야한다"며 개선책을 요구했다.

한편 국민연금공단은 서울·대전·광주·대구·부산 등 5개 지역에서 아웃소싱(위탁운영)을 통해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공단의 콜센터 운영업체는 서울의 경우 kt is가 운영을 맡고 있으며 kt cs는 이외 지역 콜센터를 위탁 운영 중이다. 이들업체에 소속된 공단의 콜센터 상담 근로자는 366명에 이른다.

서울시의 120다산콜센터 역시 위탁업체를 선정해 운영하지만, 상담사의 인권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에 120다산콜센터는 지난 2월 콜센터 상담사 보호를 위해 성희롱에 대해 즉시 법적 조치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와 폭언·욕설·업무방해를 3번 이상 지속하면 고소하는 '삼진아웃제'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