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스피가 1900선을 위협받으며 휘청이는 요즘, 증권 관련 뉴스에서 급부상한 단어가 바로 '후강퉁'(혹은 후강통)입니다. 이미 주요증권사를 중심으로 후강퉁 특별강좌를 앞 다퉈 개최하며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왔다'고 외치고 있는데요, 오늘은 주식판 '요우커' 열풍으로 불리는 후강퉁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후강퉁(邑港通)은 이달 중 시행될 상하이증권거래소와 홍콩증권거래소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정책입니다. 상하이를 뜻하는 '후(水+戶/邑)'와 홍콩을 뜻하는 '강(港)'을 조합해 만든 용어인데요. 후강퉁이 시행되면 외국인이 특별한 자격을 갖추지 않아도 홍콩거래소를 통해 상하이 A주를 살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중국정부가 자격을 갖춘 기관투자자만 본토 주식매매를 허용해왔거든요. 또 중국 본토 개인투자자도 홍콩에 상장한 주식을 손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됩니다.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 가운데 가장 파괴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후강퉁은 최근 중국증시의 초강세에도 일조하는 모양새입니다.
16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글로벌 전지역 지수가 마이너스 수익률 구간에 진입한 상태이고 선진국증시의 경우 9월 고점대비 -8.1%, 신흥국증시 역시 -9.9%의 낙폭을 기록했지요. 반면 상해종합지수는 올해 하반기들어 15.9% 급등하며 글로벌증시 최상위권 수익률을 기록 중입니다.
특히 9월 이후 글로벌증시가 -8%대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증시만 0.4%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인데요. 이 같은 중국증시의 초강세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후강퉁 시행이 가장 직접적인 모멘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당장 정책이 시행되면 우리증시에서만 6000억원 넘는 외국인 자금이 중국으로 이탈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으니까요. 증시 활성화의 기본 조건이 유동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내증시에 단기적으로 악재임이 분명한 후강퉁, 그러나 국내 증권사와 투자자들의 셈법은 더욱 복잡합니다. 후강퉁은 다시 '후구퉁'과 '강구퉁'으로 구분되는데요. 강구퉁은 중국 본토투자자의 홍콩주식 매매를 위한 제도이니 제쳐두고 해외투자자들을 위한 후구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후구퉁을 통해 외국인이 보유할 수 있는 상해 A주 총액은 3000억위안(순매수 기준)이며 일일 매매한도액은 순매수 기준 130억위안입니다. 다만 위안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환율리스크가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하고 공매도는 금지돼 있습니다.
몇가지 유의점이 있지만 일단 후강퉁이 개인과 중소형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7월 방한 당시 약속한 원-위안 직거래시장이 개설될 경우 환전수수료가 줄어들어 시장 접근은 더욱 쉬워질 것입니다.
또 해외주식투자를 통한 분류과세를 노린 고액자산가와 기존 중국 본토 기관투자 요건을 갖추지 못했던 자산운용사의 매매 참가도 급증할 수 있습니다. 국내증시에는 수급압박이 있겠지만 투자자들로서는 새로운 투자기회를 잡게 되는 셈입니다.
'투자자 = 수익'인 증권사들이 이를 모를 리가 없겠지요. 최근 주요증권사들이 일제히 후강퉁 특별 세미나를 개최하고 관련 자료를 쏟아내고 있는 것도 후강퉁 투자자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인데요.
먼저 국내 유일의 중화권 증권사를 표방한 유안타증권(대표 서명석, 황웨이청)은 후강통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중국현지 보고서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이달 중순부터 자사 HTS에서 종목분석, 비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안타증권은 향후 중화권 금융상품의 교차판매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현대증권은 지난달 22일 해외주식 전용 MTS를 출시해 후강퉁에 대비하고 있고 신한금융투자는 이달 업계 최초로 중국본토 A주식 정보를 담은 '상하이 A주식 상장편람'을 발간했습니다. 대신증권도 17일 업계 최초로 상하이 A주식 시세조회 서비스를 개시해 주목 받고 있습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도 이달 줄줄이 후강퉁 관련 특별 세미나를 개최해 고객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후강퉁은 최근 중국당국의 정책 승인 절차만 남은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이달 중 증시활성화 대책을 내놓겠다는 우리 정부의 호언장담이 있었던 만큼 양국의 정책 파괴력을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