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주가연계증권(ELS)와 파생결합증권(DLS) 발행량이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한 가운데 여신전문금융회사채(이하 여전채) 크레딧스프레드가 회사채 크레딧스프레드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서며 여전채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전사는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는데 여전채의 유동성 및 국공채 대비 높은 금리가 ELS와 DLS 투자로 유입된 자금의 운용성격과 들어맞기 때문.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ELS 발행잔액은 53조7500억원, DLS 발행잔액은 28조1100억원으로 합계 81조8600억원이다. 이는 작년 말 대비 각각 10조7300억원, 3조5400억원 증가한 것이며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주가 지수가 강보합함에 따라 중위험 중수익 상품의 매력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상황에서 스프레드 강세와 함께 여전채의 펀더멘탈(기초경제여건)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여전사의 고유 사업영역에서 경쟁강도 심화가 업계 전반의 신용위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올해 2분기 이후 KT캐피탈의 신용등급 강등, 아주캐피탈 매각, 두산캐피탈과 씨티그룹캐피탈의 신용등급 및 등급전망 하향 등 업종 내 신용위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다수의 캐피탈사 신용등급이 하향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수양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여전사의 역할을 기업금융 부문에 집중하려는 감독 당국의 의도와 그동안 자동차금융상품 및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성장한 여전사의 차이로 인해 향후 여전사의 성장동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축은행의 자동차금융부문 진출로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는 것 역시 신용 리스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유승우 동부증권 연구원은 "9월 은행채 만기규모는 6조1000억원이지만 차환 가능성이 낮은 후순위채가 7000억원 포함돼 순발행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여전채 중 카드채는 규제강화 및 내수부진에 따른 자산감소 영향으로 적극적인 발행이 어려우나 캐피탈채는 자산성장과 함께 약간의 순발행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을 보탰다.
특히 지난 7월 입법예고된 여전법 시행령 개정안의 업법예고기간이 마감돼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여전사들의 체질개선 속도가 지지부진한 점은 향후 법 개정 완료 때 일부 여전사들에게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가계대출 규모를 기존의 본업규제비율로 규제하던 방향에서 총자산의 20%(대형사 10%) 미만 규제안이 나오면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일부 여전사들은 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아울러 가계신용대출규모 규제와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 하향조정, 대주주 등이 발행한 주식 및 채권 보유한도 신설 등도 일부 여전사들에게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
이와 관련 정대호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일부 규제 한도를 초과한 여전사들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에 더해 여전사들이 M&A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등 업계 전반의 경쟁구도가 크게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사들의 크레딧스프레드가 동조성을 이어가는 상황은 오래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