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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생존전략 ②] 기아차 '급이 다른' SUV 한수 위 성능

카니발·쏘렌토 승승장구 뒤엔 '세계 최강 브랜드 프로젝트' 가동

전훈식 기자 기자  2014.10.15 12: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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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산차 브랜드들이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공세에 떠밀려 주춤하는 모양새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수입차 브랜드 판매는 15만5810대로 전년대비 34.2%나 증가했으나 104만9012대의 국산차는 3.2% 늘어나는데 그쳤다. 국내소비자들의 눈이 높아지면서 예전과 같은 안일한 전략으로는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발전한 것이다. 과연 기아자동차가 수입차와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남은 4분기 어떤 전략으로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살펴봤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9월 한 달간 국내에서 총 3만8605대를 판매했다. 신형 쏘렌토와 카니발의 신차효과가 두드러지면서 전년대비 20.2%나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쾌거를 달성한 것이다.

다만 올해 누적 판매를 보면, 그리 좋은 성적이라고 말하기 머쓱하다. 기아차가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기록한 누적 판매량은 33만5677대로, 지난해 33만9027대와 비교해 1.0%나 하락했다. 현대차를 비롯해 경쟁사들이 신차들을 잇달아 내놓으며 승승장구하는 것과 달리 브랜드 판매를 견인하는 K시리즈가 노후화 등의 이유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도 많은 소비자들은 기아차의 잠재력에 대해 적지 않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 꾸준한 변화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또 다른 가치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스센스 노리는 '오감브랜딩 프로젝트'

기아차는 최근 고객 오감을 복합적으로 활용한 새로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인 오감브랜딩을 펼치고 있다. 브랜드 슬로건 'The Power to Surprise(세상을 놀라게 하는 힘)'를 바탕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한 브랜드 경영 활동의 일환인 셈.

   기아차는 청각, 후각 등 오감 요소를 통해 브랜드를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오감브랜딩'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사진은 후각을 이용한 '기아향'. ⓒ 기아자동차  
기아차는 청각, 후각 등 오감 요소를 통해 브랜드를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오감브랜딩'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사진은 후각을 이용한 '기아향'. ⓒ 기아자동차
지난 2006년 디자인경영을 선포한 기아차는 시각을 활용한 브랜드 혁신 활동을 시작해 차별화된 디자인의 매력적인 신차를 연이어 선보이며 세계적인 권위의 메이저 디자인상을 석권했다. 최근에는 △판매·서비스거점 △웹 디자인 △모터쇼 등 다양한 고객 접점에서 일관된 '비주얼 아이덴티티(Visual Identity)'를 적용하는 작업을 마쳤다.

'디자인'이라는 시각적 효과를 고객들에게 제공한 기아차는 청각, 후각 등 오감 요소를 통해 브랜드를 느끼고 경험한다는 점에 주목해 본격적인 오감브랜딩 활동에 돌입했다.

지난해 3월 오감브랜딩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청각을 이용한 브랜드 송 '애드벤트 오브 더 기안즈'를 제작·배포해 모터쇼나 쇼룸 등 각종 행사에 활용하고 있다. 또 그해 10월에는 후각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감성적으로 전달하고자 개발된 '기아 향'도 공개했다. 오감을 통한 브랜드 감성 체험에서 진화해 차량 제품에 브랜드 속성을 담아낸 '오감브랜딩'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오감 브랜딩' 세 번째 프로젝트로 맛을 통해 젊고, 감각적인 브랜드 속성을 담아낸 '테이스트 오브 기아(Taste of KIA)'를 선보였다. 청각과 후각에 이어 이번에는 미각을 활용해 다양한 브랜드 영역에서 고객과의 감성적 소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맛은 시각·촉각·후각 그리고 청각까지 모든 오감을 자극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오감을 충족시키는 '테이스트 오브 기아'를 통해 고객들과 브랜드 감성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선봉자' 카니발·쏘렌토, 심상치 않은 상승세

기아차는 이런 마케팅 차원뿐만 아니라 '제품 상품성' 향상에도 많은 투자를 펼치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이런 계획의 선봉자 역할을 책임진 모델이 바로 최근 출시된 카니발과 쏘렌토다.
 
지난 6월 본격 출시된 '올 뉴 카니발'은 '디자인·실용·안전' 3박자를 두루 갖춘 국가 대표 패밀리 미니밴으로, 보다 더욱 세련되고 볼륨감 있는 스타일의 디자인을 자랑한다.

   지난 6월 본격 출시된 '올 뉴 카니발'은 '디자인·실용·안전' 3박자를 두루 갖춘 국가 대표 패밀리 미니밴으로, 계약 실시 20일(영업일 기준)만에 1만2000대를 기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 기아자동차  
지난 6월 본격 출시된 '올 뉴 카니발'은 '디자인·실용·안전' 3박자를 두루 갖춘 국가 대표 패밀리 미니밴으로, 계약 실시 20일(영업일 기준)만에 1만2000대를 기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 기아자동차

우선 기존 모델 대비 전장(5115mm)과 전고(1740mm)를 각각 15mm, 40mm씩 줄여 운전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축거(3060mm)를 40mm를 늘려 공간 활용성과 안정감 있는 주행감성을 향상시켰다. 여기에 세계 최초 '4열 팝업 싱킹 시트'를 장착하고 보조 시트를 개선해 캠핑 및 레저 트렌드에 맞췄다.

올 뉴 카니발에 탑재된 R2.2 E-VGT 디젤 엔진도 △최고출력 202마력(ps) △최대토크 45kg·m의 파워를 발휘하면서 기존보다 각각 2.5%, 1.1% 향상된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획기적인 안전성 강화로 차량 중량이 증가(2110→2137kg)했지만, 첨단 기술 적용으로 연비(11.5km/L, 11인승 자동변속기 기준)도 기존보다 5.5% 향상됐다.

그래서일까. 올 뉴 카니발은 계약 실시 20일(영업일 기준)만에 1만2000대를 마크했다. 일평균 약 600대씩 꾸준히 계약된 것으로 '브랜드 베스트 셀링카' 모닝 일평균 사전계약대수 500여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기아차는 빠르면 하반기 중에 카니발 7인승 모델도 추가해 '카니발'의 상승세를 한동안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올 뉴 카니발과 함께 '선봉 쌍두마차' 역할을 책임진 3세대 쏘렌토(8월 출시)는 무려 42개월 동안 총 4500억원을 투입해 완성한 월드 프리미엄 SUV다. 특히 기아차는 '올 뉴 쏘렌토'가 계속되는 SUV 수요 증가에 대응해 국내 판매 확대의 모멘텀 역할을 하는 동시에 높은 상품성을 앞세워 브랜드 위상을 전 세계에 다시 한 번 인식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삼웅 사장도 쏘렌토와 관련해 "지금까지 기아차의 세계 시장 공략에 큰 역할을 한 글로벌 베스트셀링 SUV"라며 "3세대 올 뉴 쏘렌토는 이전 모델의 명성을 뛰어 넘어 모든 면에서 '한수 위' 상품성을 추구한 차량"이라고 자신했다.

   무려 42개월 동안 총 4500억원을 투입해 완성된 3세대 쏘렌토는 올 초 완공한 글로벌품질센터의 검증을 거친 것은 물론, 전세계 110만km의 도로를 달리면서 완벽한 상품성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 기아자동차  
무려 42개월 동안 총 4500억원을 투입해 완성된 3세대 쏘렌토는 올 초 완공한 글로벌품질센터의 검증을 거친 것은 물론, 전세계 110만km의 도로를 달리면서 완벽한 상품성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 기아자동차

'급이 다른 SUV'를 상품 콘셉트로 잡은 쏘렌토는 △디자인 △공간 활용성 △주행감성 △안전성 △친환경 R엔진 등 모든 부문에서의 혁신을 통해 역대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여기에 올 초 완공한 글로벌품질센터의 검증을 거친 것은 물론, 전세계 110만km의 도로를 달리면서 완벽한 상품성을 이끌어냈다.

기아차는 '올 뉴 쏘렌토'를 국내에 이어 유럽·미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 잇달아 선보이며 해외 공략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올해는 국내에서 월 평균 5000대, 내년에는 총 27만대(국내 5만대·해외 22만대)의 '올 뉴 쏘렌토'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기아차는 올해 의외의 판매 부진을 겪으며 순탄치 않은 길을 가고 있지만, 과감한 변화를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 중이다. 과연 기아차가 이번 4분기 이런 변화를 통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