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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만 4.6% 빠진 코스피…최경환 경제팀 '무용론'

환차손 우려에 외국인 자금 보름 만에 1조6200억 이탈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0.14 15: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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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의 자금회수 속도가 심상찮다. 이달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국내주식을 팔아치운 외국인은 7거래일동안 1조6243억원의 순매도 기록을 세웠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4% 넘게 급락했고 13일에는 1927.21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3월20일 1919.52포인트 이후 종가 기준 최저치다. 당초 최악의 상황에도 1950선을 하방지지선으로 제시했던 상당수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머쓱함을 넘어 시황진단을 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문제는 최근 외국인의 국내증시 이탈이 달러강세와 글로벌 경기부진 같은 대외이슈 때문이라는 점이다. 모두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운 악재이기 때문에 국내증시에 미치는 하방압력 역시 오랫동안,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기대를 모았던 '초이노믹스'의 효과가 사실상 잦아들면서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다.

일단 그나마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것은 당장 내일(15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또 한 번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시장이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평가는 다소 냉정하다. 코스피지수의 추가 급락을 잡을 수는 있겠지만 과거 만큼 전격적인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한다면 정부가 이달 중 발표하기로 한 증시활성화 대책과 맞물려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경기둔화를 비롯해 대외 변동성이 커져 이번 금리인하 조치는 증시 반등 모멘텀보다는 하방경직성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가 오히려 외국인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이가 줄어들면서 외국인이 굳이 국내시장에 투자할 매력이 줄어들 수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차이는 1.37%포인트로 2010년 이후 최저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이 국내증시에서 발을 빼는 가장 큰 이유는 환차손 탓이다. 지난달 초에도 1910원대에서 오르내렸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1060원을 넘어 1070원선을 바라보고 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원화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환차손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여기에 '대장주'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기업들의 실적부진이 기정사실로 굳어지면서 국내증시의 매력은 더욱 떨어지고 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강세에 맞서려면 국내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야하는데 삼성전자를 비롯해 실적발표를 앞둔 기업들의 성적표가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며 "신흥시장 중에서도 유독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자금유출이 심한 것은 국내기업들의 실적악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최경환 경제팀의 정책 효과도 지금 증시에서 무색한 상황이다. 정부는 당장 이달 중 증시활성화 대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했지만 거래세 인하 등 이미 논의됐던 내용 외에 새로운 대안이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론이 적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한 달 전만해도 '초이노믹스' 효과에 대해 증권사 하우스마다 분석 자료를 쏟아냈지만 요즘에는 시들해진 상황"이라며 "미국의 금리인상이 사실로 굳어지면서 대외 변동성이 커져 정부정책만으로 증시를 부양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