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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스포츠세상] 인천아시안게임의 메시지 '남북스포츠 외교'

김재현 스포츠칼럼니스트 기자  2014.10.14 12: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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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14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에 북한 권력의 최고위급 인사이자 김정은의 최측근 인 최룡해, 황병서, 김양건 3인방이 인천을 깜짝 방문했다.

최룡해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은 "조국통일사업에서 체육이 제일 앞서가고 있다"고 했고,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체육행사가 이번에 성공적으로 끝난 만큼 더 다양한 남북한 문화교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이 방문의 명분이었지만, 내면에는 얼어붙은 남북관계 변화를 주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스포츠로 그동안 쉽사리 풀리지 않던 남북의 정치적인 문제까지도 풀 수 있음을 시사한다.

1960년대부터 북한과 우리나라는 스포츠를 통해 남북 단일팀 구성,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북 공동입장, 그리고 응원단 파견 등과 같은 꾸준한 체육교류를 했다. 남북 스포츠 교류는 베이징 아시안게임과 남북통일축구경기를 계기로 빠르게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1991년 열린 일본 지바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에서는 '남북 코리아' 여자 단일팀이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또한 남북은 시드니 올림픽 개·폐회식에서 한반도기를 앞세우며 동시 입장해 체육교류의 꽃을 활짝 피웠다. 그 이후로도 남북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아홉 차례에 걸친 공동입장으로 전 세계에 감동을 전했다.

이후 순조롭던 남북 스포츠 교류는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으로 단절됐으며,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한때 서로 안부를 물으며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던 남북선수단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런 두 국가 간의 냉랭한 분위기는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해 꽉 막혀있던 남북의 스포츠 교류에 물꼬가 조금은 트이고 있다. 북한은 언론을 통해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한 메달리스트들을 보도하는 등 스포츠가 운동경기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자 한다.

실제 김정은 체제는 출범 초기부터 '체육 강국 건설'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체육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 토요일 'KBS 1TV 남북의 창'에서 방송됐듯이 김정은 체제는 스포츠를 통해 국제적인 이미지 쇄신과 국제 교류를 시도하고 있으며, 국가체육지도위원회에 가입한 간부는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볼 수 있을 만큼 스포츠를 통한 정치에 대한 관심이 있다.

이러한 스포츠의 관심은 엘리트 체육과 대외적인 부분에서만 발전하는 부분이 아니라 북한 내에서 현재 선수중심의 스포츠가 아닌 북한 시민들이 참여하는 '전국 도대항 군중체육대회'를 10월에 개최했고, 연례 국민체육대회로 지정됐다.
 
북한 축구는 김정은이 후계자로 낙점된 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고 있는데, 김정은의 '스포츠 정치'라는 말이 나올 만큼 김정은이 스포츠에 많은 관심이 있기 때문에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민간교류를 활성화하는데 우리는 스포츠를 더욱 활용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이전 남북 단일팀과 같은 지속적인 스포츠 교류가 이뤄져야 한다. 곧 개최되는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남북 단일팀 또는 공동입장이 가능해진다면 국제 사회에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회의 가치 또한 높아질 것이다.

만일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남북한의 스포츠 교류를 통한 정치적인 외교에도 상당한 발전 가능성도 예상된다.

북한의 핵심 지도층의 이번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깜짝 방한을 스포츠를 통한 정치적 교류를 위한 과정이라 생각하는 시선도 있다. 반면에 과거 고비 때마다 고위급 방문단을 파견하는 북한의 통상적인 특사외교는 명확한 의도가 밝혀지지 않는다는 입장도 많다.

또한 이번 방문이 북한의 체제 안정을 과시하고, 또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는 북한 인권문제를 피하려는 의도도 보인다는 전문가의 견해도 있다.

남북은 민족 내부의 화합을 도모하고 대북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스포츠의 교류가 마중물'이 될것이다. 남북은 과거에 스포츠를 통해 전 세계인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해본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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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를 통해 남북이 민감한 정치현실을 극복하면서, 경쟁에 연연하지 말고 앞으로 개최되는 메가 스포츠 이벤트에  단일팀으로 출전하기를 기대하는 동시에 스포츠를 통한 남북 간의 교류가 좋은 방향으로 진전되기를 바란다.

김재현 칼럼니스트 / 체육학 박사 / 문화레저스포츠마케터 / 저서 <스포츠마케터를 꿈꾸는 당신에게> <기록으로 보는 한국 축구 70년사> 외 / 국립서울과학기술대 스포츠과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