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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 꼼작 마!" 보험 누수 막는 SIU 활약

[인터뷰] 삼성화재 SIU 조용진 팀장·박원철 책임

정수지 기자 기자  2014.10.13 09: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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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보험사기가 매년 급격한 증가세로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최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 규모는 5190억원·7만7112명으로 2012년 4533억원·8만3181명과 비교해 14.5% 늘어났다. 이 가운데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심사 과정에서 적발한 금액은 전채 약 78%인 4052억원으로, 보험사기 특별조사단(Special Investigation Unit·이하 SIU)의 역할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보험이 보험사기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만큼 손해보험사에서 SIU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졌다. SIU의 활약상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12일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삼성화재 SIU팀을 찾았다. 
 
◆다양한 분야 경험자 모여 잠복부터 데이터 조사까지
 
삼성화재 SIU팀은 지난 1996년 업계 최초로 도입돼 현재 51명이 근무하고 있다. 현장에서 보험사기 조사를 직접 담당하는 직원들이 대부분인 만큼 다양한 분야의 경험자들이 모였다. 경찰, 검찰 수사관 출신이 가장 많고 교통안전공단 교통사고조사원, 종합병원 의무기록원도 팀의 구성원이다. 
 
SIU 소속 직원이 가질 가장 중요한 조건에 대해 물었더니 조용진 손해사정사 보험조사파트 팀장은 "보험범죄 예방 및 방직, 적발 업무 등을 담당하는 SIU팀에서는 '수사에 대한 마인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과거 SIU는 조직폭력배의 협박, 직원 위협 등에 대응하고자 만들어졌지만 사회적으로 보험범죄와 지능범죄가 늘며 현재와 같은 외형을 갖추게 됐다고 한다. 무엇보다 경찰 근무 경력이 있는 조용진 팀장은 과거 수사 경험이 조사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범죄 유형 등이 변화하며 수사 방법도 많이 바뀌었다. 최근에는 보험사기 적발에도 '데이터'가 가장 중요한 증거로 쓰인다. 
 
   조용진 팀장(왼쪽), 박원철 책임은 교통법규 준수, 신호위반 금지 등이 보험사기를 예방하는 기초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 이지숙 기자  
조용진 팀장(왼쪽), 박원철 책임은 교통법규 준수, 신호위반 금지 등이 보험사기를 예방하는 기초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 이지숙 기자
"예전에는 잠복 등도 이뤄졌지만 최근에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입니다. 병원 기록 등으로 문제점을 찾는 거죠. 보험사기에 뛰어든 집단조직도 데이터를 이용해 내부에서 혐의를 찾아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데이터가 보험사기 조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자 삼성화재는 '보험사기방지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보험계약, 보상정보를 활용해 고위험사고 분석 후 데이터를 제공한다.  
 
◆수사권·개인정보 수집 권한 無 '어려움 여전'
 
"실제로 법적인 수사권이 없다보니 조사가 굉장히 길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정확한 증거 수집도 어렵고 제한이 많은 게 사실이죠. 이럴 땐 피의자들의 자백이나 시인을 이끄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거가 충분한데도 범인이 범죄를 부인하면 그때 수사기관에 진정, 고소, 고발 등의 절차를 밟죠."
 
박원철 삼성화재 보험조사파트 책임은 민영보험사의 SIU가 보험사기 소탕에 애를 쓰고 있지만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데이터가 보험사기 범죄자들과의 싸움에 요긴하게 사용되나 SIU는 수사권과 개인정보 수집 문제에 있어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것. 아울러 수사권 문제 외에 '개인정보 보호' 또한 SIU의 수사를 진행하는데 발목을 잡고 있다. 
 
조 팀장은 "한 가입자가 여러 보험사의 보험에 가입하는 만큼 그 정보를 취합해 혐의점을 찾아야 하는데 다른 회사 정보는 볼 수 없어 힘들다"며 "기존 분석시스템도 점점 축소되는 분위기 탓에 예외적으로 개인정보를 쓸 수 있게 당국에 요청했지만 무산됐다"고 씁쓸해했다.
 
◆장기보험 보험사기 급증… 솜방망이처벌 개선 시급
 
SIU는 최근 자동차보험 외에도 장기보험 관련 보험사기가 늘어 이 분야 조사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금감원의 보험사기 적발현황을 보면 자동차보험 사기 규모는 2012년 2737억원에서 2013년 2821억원으로 3.1% 증가한데 그쳤으나 장기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1035억원에서 1451억원까지 수직상승해 40.1%나 급증했다.
 
이와 관련 조 팀장은 "장기손해보험이 상대적인 액수가 커 범죄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며 "SIU의 태생자체가 자동차보험에서 출발해 장기보험에 소홀한 면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 비중을 두고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SIU팀의 한숨은 늘어만 간다. 보험사기 범죄자 처벌이 '솜방망이'에 불과해 집행유예와 징역형이 감소하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벌금형 선고 때 평균 벌금액수도 약 30% 줄어드는 등 처벌 약화 추세가 뚜렷하다.
 
힘들게 고생해 발견한 보험사기가 고적 벌금형에 처해지면 너무 허탈하고, 더군다나 증거 불충분으로 검찰에 기소도 못할 때는 더욱 안타깝다는 게 조 팀장의 하소연이다. 보험사기 증가에는 이러한 솜방망이 처벌도 한몫할 것이라는 날선 소리도 보탰다. 
 
그렇다면 이들이 가장 기쁨을 느끼는 때는 언제일까? 장기간 골머리를 앓던 보험사기 문제를 해결할 때는 보람도 갑절이 된단다. 보험사기 금액은 경우에 따라 300만원부터 병원 수사 때는 몇 십억까지 적발할 때가 있는데 오랜 시간 고생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큰 사건을 해결했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는 것. 
 
마지막으로 그들은 일반 고객들에게 보험사기를 피할 수 있는 예방법을 알려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실 보험사기 예방법은 간단합니다. 기본 교통법규 준수, 신호위반 금지, 음주운전 금지가 가장 중요하고 블랙박스 설치도 필수죠. 업무량이 몇 배나 많은 경찰에게 알리면 진행이 더딜 수도 있으니 사고 후 의심스러운 점이 있으면 보험사에 먼저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