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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15조 평택 투자' 이재용 IoT 청사진 3부작?

'메모리 과점 틀어쥐고 시선은 IoT 비롯 미래동력에' 풀이 가능

임혜현 기자 기자  2014.10.09 16: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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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번엔 반도체 투자다. 삼성이 가장 잘해왔고 앞으로도 선전이 기대되는 영역.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 고덕산업단지에 15조60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라인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3분기 실적이 IM(스마트폰 등 무선통신) 부진 탓에 크게 실망스러운 수준으로 나오기 하루 전 발표된 '통큰 투자' 뉴스였다.

평택의 경우 아직 시스템 LSI를 할지, 메모리 반도체를 할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어느 영역이든 삼성전자로서는 현재의 상황을 타개할 카드로 이 투자를 십분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람의 두뇌에 비유하면 시스템 반도체는 계산을 맡는 영역이고 메모리 반도체는 기억을 담아두는 부분이다.

휴대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디지털카메라의 이미지 센서 등이 대표적 시스템 반도체지만,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부문 때문에 고민에 빠져 있다. 이번 실적에서도 메모리 반도체가 힘을 발휘해 시스템 반도체와 IM에서의 기대치 하회 상황을 메운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에 대해 스마트폰의 부진에 초점을 맞췄지만 정작 삼성전자를 고민하게 만드는 것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로직 칩 분야"라고 과거 분석한 바도 있다. 로직 칩은란 비메모리 반도체인 시스템 반도체다.

시스템 반도체 영역, 올해 보릿고개지만 내년 기대감 솔솔

이 같은 비메모리 반도체의 고전은 애플향 파운드리 물량 감소 여파 등에 따른 것으로 올해까지는 일단 이 같은 사정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장은 이달 1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14나노 핀펫 제품이 애플에 공급되는 상황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그는 14나노 핀펫의 연말 출시 관련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삼성이 새롭게 반도체 단지를 조성할 평택부지(항공사진). ⓒ  삼성전자  
삼성이 새롭게 반도체 단지를 조성할 평택부지(항공사진). ⓒ 삼성전자

그렇다고 지금처럼 메모리 반도체 위주 상황을 무한정 안고 갈지에 대해서는 단언하기 어렵다. 우선 삼성전자로서는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과점체제로 재편돼 공급량 조절이 가능한 상황을 어느 정도 즐길 필요가 있다.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당분간 끌고 갈 여유가 있다는 것.

2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각각 39.1%와 30.8%로 2위와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 특히 중국 롱텀에볼루션(LTE)폰 성장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현재 평택을 메모리 반도체 위주로 편성할지를 이런 상황과 막바로 연결지을 수는 없다. 경쟁자를 압도하려는 시도, 즉 치킨 게임 신호탄으로 읽힐 수 있는 정도로 물량 생산 여건을 늘리면 부메랑을 맞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스마트폰의 성장 가능성과 중국 제조업체들의 상황을 보더라도 이것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의 삼성전자 입지 강화로 연결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파운드리면에 대해서도 이들은 도움이 필요한 이유에서다.

비메모리, 사물인터넷 발전 초석? 잇단 IoT 투자 연속 가능성도

무엇보다 비메모리 반도체가 삼성전자가 향후 주요 먹거리로 삼으려 노력 중인 영역과의 연관성이 크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웨어러블이나 사물인터넷(IoT), 자동차 시장 등을 감안하면 시스템 반도체 역시 많은 수요가 예상된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 관련 투자를 연이어 성사시킨 바 있다. 8월 들어 두 건의 대형 M&A(인수합병)를 성사시킨 것이다. 8월15일 미국 사물인터넷기술업체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약 2억달러(2029억원), 8월19일에는 북미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도 사들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두 건의 M&A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이 최근 차도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단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이번 투자까지 숨가쁘게 미래 전략에 입각한 투자 그림들을 계속 그려온 셈이다.

더욱이 사물인터넷 분야는 이 부회장이 관심을 기울이는 사업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도 이번 평택 반도체 투자를 바라보는 것도 의미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