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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통한 핵심역량 강화…사업구조 개편 가속

[기업해부] 한화그룹 ②지분구조… '최대주주 탄탄' 한화S&C 역할은?

이보배 기자 기자  2014.10.08 16: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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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상황과 경영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몰락의 나락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내로라하는 세계적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산업을 이끄는 주요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파악해보는 특별기획 [기업해부] 이번 회에는 한화그룹 2탄 지분구조에 대해 살펴본다. 

1952년 한국화약으로 설립된 한화그룹이 최근 화약과 태양광 등 핵심사업을 위주로 한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골자는 비핵심사업 정리와 이를 통한 주력 사업경쟁력 강화다. 배임혐의에 따라 기소된 뒤 오랜 법정 공방을 벌였던 김승연 회장이 올해 초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한화그룹 행보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사업구조 개편에 성공할 경우 그간 정체 상태에 있던 한화그룹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이번 사업구조 개편 작업이 마무리되면 3세로의 경영 승계 역시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2014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현황'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재계순위(공기업 제외)는 11위다. 

◆지주회사인 듯 지주회사 아닌 한화그룹 

한화그룹은 2014년 6월30일 기준 (주)한화를 포함한 국내 50개, 해외 127개 계열회사가 소속돼 있다. 지주사와 유사한 지배구조를 갖췄지만 '금산 분리 원칙' 때문에 지주사로 전환은 아직 하지 않은 상태지만 (주)한화가 그룹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현재 최대주주가 36.04%의 (주)한화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지주회사가 아님에도 지배구조는 탄탄한 편이다. 사진은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한화그룹 사옥. ⓒ 한화  
한화그룹은 현재 최대주주가 36.04%의 (주)한화 지분을 보유해 지주회사가 아님에도 지배구조는 탄탄한 편이다. 사진은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한화그룹 사옥. ⓒ 한화
모체인 화학, 방산 등 고유사업을 펼치면서 한화케미칼, 한화생명, 한화건설, 한화호텔앤리조트 등 핵심 계열사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것. 

지분구조를 보면 (주)한화는 △한화케미칼 36.52% △한화호텔앤리조트 50.62% △한화건설 93.60% △한화테크엠 100% △한화생명보험 21.67% △한화이글스 40% △한화큐셀코리아 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 지분 20% 이상 보유 요건을 충족해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지주사와 매우 유사한 지분구조인 셈이다. 
 
현행법상 지주회사는 금융회사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에 지주사 전환 시 한화생명 지분을 처분하거나 한화생명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해야 한다. 다만, 후자를 택할 경우 많은 비용이 소요돼 지주사 전환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최대주주인 김 회장은 (주)한화 지분을 22.65% 보유하고 있으며,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실장이 4.44%, 차남 김동원 한화 경영기획실 디지털 팀장과 최근 한화건설에 입사한 삼남 김동선 매니저가 각각 1.67%의 지분을 가졌다. 
 
계열사 중에는 한화 S&C가 2.19%의 (주)한화 지분을 보유 중이고,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총 36.04%로 지배력은 확고한 편이다. 
 
   2014년 6월30일 공시기준 한화그룹 지분구조. 한화그룹은 현재 지주사제도를 도입하진 않았지만 (주)한화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 이보배 기자  
2014년 6월30일 공시기준 한화그룹 지분구조. 한화그룹은 현재 지주사제도를 도입하진 않았지만 (주)한화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 이보배 기자
 
무엇보다 한화케미칼은 그룹 내 다수의 기업에서 핵심 주주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솔라원, 한화첨단소재(옛 한화 L&C), 한화갤러리아, 한화도시개발을 100% 지배하고 있으며, 한화호텔앤리조트의 2대 주주(48.78%)이기도 하다. 
 
이어 한화생명보험은 그룹 내 금융 계열사에서 핵심적 위치다. 한화자산운용과 한화손해사정 지분 100%를 보유했으며, 한화손해보험 34.29%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한화S&C 역할은? 
 
최근 한화그룹은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 중이다. 지난 6월 계열 제약사인 드림파마를 미국계 제약사인 알보젠에 매각키로 결정했고, 이에 앞서 한화첨단소재 건자재사업부는 모건스탠리PE에 매각됐다. 또 한화그룹은 편의점 업체인 씨스페이스와 포장지 제조회사인 한화폴리드리머도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한화그룹이 차세대 핵심사업으로 밝힌 세 가지 부문은 △석유화학 △첨단소재 △태양광인데 실제 한화는 비주력사 매각과 함께 주력 사업과 관련된 회사에 대한 투자를 함께 병행하고 있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한화케미칼이 지난 8월13일 KPX화인케미칼 지분 51%를 사들였고, 한화 측은 지난해 매출 1721억원에 그친 KPX화인케미칼의 매출을 2년 내 4000억원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첨단소재 부문에서는 건자재 부문을 매각한 (옛) 한화L&C 소재부문을 '한화첨단소재'로 사명을 변경하며 의지를 다잡았다. 한화첨단소재는 향후 차량 경량화를 위한 탄소계 복합 소재 개발, 전자 소재 부문의 나노 프린팅 및 코팅 기술 개발 등 첨단 소재 사업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태양광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한화그룹은 2010년 솔라펀파워(현 한화솔라원), 2012년에는 한화큐셀 등에 2조원을 투자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태양광산업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한 곳이다. 한화케미칼(원료)-한화큐셀코리아(중간재)-한화솔라원(설비)가 연결되는 구조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영 복귀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김 회장의 삼남 김동선 매니저가 한화건설에 입사했다. 이로써 김 회장의 세 아들 모두 한화 주요 계열사에서 근무하게 됐다. 사진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한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영 복귀가 점쳐지는 가운데 최근 김 회장의 삼남 김동선 매니저가 한화건설에 입사했다. 이로써 김 회장의 세 아들 모두 한화 주요 계열사에서 근무하게 됐다. 사진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한화
태양광 산업을 빼놓고 한화그룹에서 태양광 사업을 떼놓고 볼 수 없는 만큼 한화그룹 지분구조에 있어 태양광 산업을 한번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수직계열화를 이룬 태양광 사업의 경우, 한화케미칼이 한화큐셀코리아 지분 39%를 보유했고 앞서 (주)한화 지분을 보유한 한화S&C가 다시 한화큐셀코리아 지분 20%를 가져 태양광 사업이 성공하면 한화S&C까지 함께 돈을 버는 구조다. 
 
이처럼 한화S&C는 한화그룹의 지분구조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한다. 장남 김동관 실장이 50%의 지분을 가졌고, 차남과 삼남이 각각 25%의 지분을 손에 넣고 있다. 이 때문에 재계 및 증권업계에서는 향후 한화S&C가 그룹 지배구조에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이 세 아들 소유의 비상장법인 한화S&C의 기업가치를 크게 키울수록 그룹 지배구조상 한화와 합병할 경우 세 아들의 지분율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지배구조의 정점에 올라 전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