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자, 임자도 향해서 손 한 번 흔들어 주세요."
청학동에서 손을 흔들자 임자도 촌로들도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7일 평화로운 남쪽 바다 섬마을이 ICT(정보통신기술) 키워드로 들썩였다. 전라남도 신안군의 임자도가 기가토피아의 첫 실현 사례인 '기가아일랜드'로 거듭났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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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청학동과 신안 임자도의 주민들이 화상연결을 통해 서로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기가아일랜드가 구축된 임자도의 7일 풍경은 이제 우리 ICT기술로 격오지의 불편함이 거의 대부분 해소됨을 시사한다. ⓒ 프라임경제 |
한국에서 12번째로 큰 섬이라는 임자도. 섬 하나가 바로 면을 구성할 정도로 큰 곳이지만, 바다로 육지와 차단돼 있다는 점 때문에 적잖은 애로사항을 겪은 것은 여타 섬들과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기가토피아라는 새로운 세상이 열린 만큼 육지 그 어느 곳보다도 편리하게 ICT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임자도의 노인들은 화상통화 기능을 활용, 육지와 즉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또 교육면에서도 활용 가능해 섬에 있는 두 곳의 초등학생들도 요긴하게 사용하게 된다. 임자초등학교와 임자남초등학교에 드림스쿨 기능이 들어가게 돼 이곳에서 학생들은 인터넷을 사용, 육지 못지 않은 각종 교육 콘텐츠를 화상으로 접할 수 있다.
아울러 보건소에 요닥 20대가 기증돼 건강에 염려가 많을 수밖에 없는 노인층 인구의 걱정을 덜게 됐다. 요닥을 통해 소변 검사를 하면 20가지 지표를 측정할 수 있다. 육지의 병원 검진이 부럽지 않은 상황이다. 이 체크 정보는 등록된 번호들로(자녀 등) 전송된다. KT 관계자는 이 요닥 정보가 데이터로 전송되기는 하지만 통신요금은 최저선으로 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닥이 의료기기인 만큼 의료기기 판매업소나 이 자격을 갖고 있는 KT를 통해 판매할 수 있는데 이 방안은 향후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에 임자도에 다량의 기기가 기증됨으로써 본격적인 판매에 앞서 사회공헌 차원에서 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 동시에, 기술적 혜택면에서도 첫 수혜 대상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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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섬 임자도의 주민들은 이제 기가아일랜드 구축으로 태양광 발전(하단 중앙)을 하는 주민센터에서 화상통화를 즐기고, 그 옆 보건소에서 요닥을 통해 소변검사를 받으면 20가지 건강체크를 받을 수 있다. 간편하게 소변을 묻힌 검사지를 끼우면 검사 후 그 결과를 등록된 번호에 문자메시지로 전송해 준다. ⓒ 프라임경제 |
"우리 신안군은 육지가 아니다 보니 SOC(사회간접자본) 애로를 겪고 있다. 이런 부분을 KT에서 더 관심을 가져 주고 있다. 기가아일랜드 사업을 통해 육지에 비해 부족했던 문화·교육학습 영역 등을 향상시킬 수도 있고, 전자상거래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기대한다."
고길호 전남 신안군수가 7일 임자도 기가아일랜드 선포식을 찾아 한 말이다. 1004의 섬 신안, 전국 군 단위 중에 유일하게 섬만으로 이뤄진 군이라는 신안에 대한 수식어는 낭만적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 '불편한 섬 생활'이라는 천형 같은 한계를 내재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기가아일랜드 구축으로 섬마을의 한계는 상당 부분 사라지게 됐다. 새로운 신안의 모습, 더 나아가 오지가 사라진 새 한국의 모습이 임자도에서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