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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방송 콘텐츠 열전 下] 기존보다 독특하게 '차별화' 승부수

명상 힐링채널 예상 외 인기…맛집·건강 프로그램도 식상하지 않게

최민지 기자 기자  2014.10.07 08:4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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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특정 시청자를 공략하는 이색 방송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 포화된 방송시장에서 케이블TV 등 각 관련 업체는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특정채널이나 프로그램만 선택적으로 보는 '목적형' 시청 경향이 뚜렷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이한 콘셉트로만 채널을 구성하기보다 기존 포맷에 차별화 요소를 가미하거나 좀 더 세분화된 타깃을 공략하는 방안이 프로그램에 반영되고 있다. 또, 발상을 전환해 새로운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키는 채널도 등장했다.

현대백화점그룹 미디어계열사인 현대미디어는 건강의학 정보뿐 아니라 실제 의료계의 잘못된 관행까지 알려주는 자체제작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티브로드는 지역주민에 타깃을 맞춰 동네 숨은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CJ E&M은 자급자족을 통해 '한 끼'의 소중함을 전달하는 야외 버라이어티 방송을 준비 중이다.

TV를 통해 정보와 재미는 물론 TV를 틀어놓은 채 본인의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채널도 주목받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의 명상채널 '스카이힐링'은 스카이라이프 150개 채널 기준 시청률 18위를 기록하며 예상보다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의료계 진실 알려주는 '쌈닥, 굿닥' 시즌 2 준비

건강의학 정보채널 '헬스메디tv'를 운영 중인 현대미디어는 의학 특화 콘텐츠로 대표 자체제작 프로그램인 '쌈닥, 굿닥'을 꼽았다.

   현대미디어는 '헬스메디tv' 채널을 통해 '쌈닥, 굿닥(쌈DOC, 굿DOC)'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 현대미디어  
현대미디어는 '헬스메디tv' 채널을 통해 '쌈닥, 굿닥(쌈DOC, 굿DOC)'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 현대미디어
수많은 건강의학 채널과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가운데 '쌈닥, 굿닥'은 단순한 건강정보 제공을 넘어 차마 밝히기 어려웠던 의료계 진실까지 시청자들에게 알려준다는 콘셉트로 차별화를 꾀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일반인이 잘 알지 못했던 의료계 진실을 의사가 직접 들려준다. 기획 의도 또한 의사들 스스로가 윤리의식을 갖고 의료계의 잘못된 관행이나 문제점을 공개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데 맞췄다. 지난 7월 이 프로그램은 종영됐으나 지난 1일에는 책으로도 출간됐으며 시즌2까지 준비 중이다.

현대미디어 관계자는 "폐쇄적이고 전문적인 의료계 집단 특성상 그 동안 일반인들이 관련 정보에 접근하기 힘들었다"며 "의사가 일방적으로 말하고 치료하면 그것을 믿고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궁금한 정보를 가감 없이 공개하기 때문에 인기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같은 '먹거리' 주제, 다른 방식으로 승부

요리 및 맛집 프로그램은 기존에 많이 선보여진 방송 중 하나지만, 같은 주제 속에서 콘셉트를 달리 하는 방송을 통해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 동네 푸드셰르파'는 시청자가 자신의 지역 동네서 맛집을 방문할 수 있도록 지역채널 특성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 티브로드  
'우리 동네 푸드셰르파'는 시청자가 자신의 지역 동네에서 맛집을 방문할 수 있도록 지역채널 특성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 티브로드
티브로드는 지역채널 강점을 살려 해당 지역주민을 타깃으로 명확히 잡았다. 목표 시청층을 세분화시킨 것. 티브로드 지역채널 프로그램인 '우리동네 푸드셰르파'는 지역채널을 보는 시청자 맞춤형으로 매주 동네 맛집을 소개한다. 맛집 가이드뿐 아니라 맛의 비법이나 맛있게 먹는 방법 등을 시청자에게 제공하며, 주제별 음식과 궁합이 맞는 디저트 맛집도 함께 알려준다.
 
이는 TV에서 소개된 맛집이 시청자가 살고 있는 동네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티브로드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의 순간 최고 시청률은 4%를 넘은 바 있는데 이는 지역채널에서는 높은 수준이다. 더불어, 이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맛집 정보를 담은 가이드북도 제작될 예정이다.

CJ E&M은 tvN을 통해 야외 버라이어티인 자급자족 유기농 라이프 '삼시세끼'를 오는 17일 첫 방송한다. 강원도 시골 마을에서 산골 음식 재료를 활용해 삼시 세 끼를 해결한다는 콘셉트다. 도시에서는 쉽지만, 시골에서는 어려울 수밖에 없는 밥 한 끼의 가치를 알려준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은 나영석 PD가 연출을 맡았으며 배우 이서진과 가수 2PM 멤버 옥택연이 출연한다.

◆시끄러운 일상서 찾는 고요함 속 힐링

KT스카이라이프는 정서적 만족과 평안을 얻고 생각·명상을 할 수 있는 편안한 휴식채널이라는 키워드로 '스카이힐링' 채널을 꾸리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AGB 닉슨·내셔널 및 스카이라이프 150개 채널 기준 시청률 18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KT스카이라이프는 예상 외 선전이라는 평가다.

   KT스카이라이프의 '스카이힐링' 채널은 영상과 음악으로만 주로 구성돼 있으나, 오히려 이러한 점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예상 외 호응을 받고 있다. ⓒ KT스카이라이프  
KT스카이라이프의 '스카이힐링' 채널은 영상과 음악으로만 주로 구성됐으나, 오히려 이런 점이 부각되며 시청자들에게 예상 외 호응을 받고 있다. ⓒ KT스카이라이프
이 채널은 시청자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도록 음악과 영상 이외 모든 것을 최소화했다. 클래식 중심으로 선곡을 하고 대사·내레이션을 줄여 청각적 소음을 없도록 한 것. 또, 자극이 넘치는 프로그램 속에서 비폭력·비선정 채널로 정서적 안정을 돕는다는 설명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30~50대 주 시청층의 생활패턴을 반영해 타깃에 맞도록 장르별 편성했다. 이 채널은 △휴양 △에세이 △명상 △테라피 △갤러리 △스페셜로 구성돼 있다.

'에세이'에서는 이시형 정신과 박사가 힐링·치유 방법 등을 소개하고, 고도원 시인이 경쟁과 스트레스에 쌓인 현대인들의 힐링 지침을 전한다. '명상'은 요가·필라테스·클래식 등을 소재로 한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가정에서 TV를 틀어놓고 요가 등의 운동을 하거나 집안일 또는 독서를 할 때 스카이힐링 채널을 틀어놓는 것으로 보인다"며 "초고화질(UHD)로도 제작하고 있어 UHD시대에도 대응하기 쉬울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