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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달러강세' 속 코스피 급락은 지나친 우려 탓?

원·달러 환율 반년 만에 장중 1070원대 돌파…외국인 증시수급 비상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0.06 1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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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원·달러 환율이 반년 만에 처음으로 1070원대를 돌파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전거래일대비 10원 넘게 치솟은 1074.9원으로 출발해 지난 3월28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1070원선을 뚫었다. 지난달 29일 1050원대에 진입한 원·달러 환율이 불과 4거래일 만에 20원 가까이 급등한 셈이다.

이 같은 급등은 미국 경기가 '독주'에 가까운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일 발표된 미국의 9월 실업률이 5.9%로 6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는가하면 비농업고용자수도 전월대비 24만8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미국 경기회복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이달 중 양적완화 종료를 앞둔 연방준비위원회(fed)가 조기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렸고 달러화강세를 부추겼다는 얘기다. 또한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윤영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달러강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4분기 중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이지만 유로존과 일본발 정책이슈가 부각되면 내년 1분기 이후 추가강세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국내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다. 실제로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200억원을 거둬들였고 올해 초 꾸준히 이어졌던 외국인 순매수 기조도 6개월 만에 순매도로 전환됐다. 이달에도 외국인은 3거래일 연속 6000억원 가까운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면서 2050선을 바라보던 코스피지수를 1970선대로 주저앉혔다. 더구나 외국인이 국내증시로 본격 유턴할 가능성은 당분간 크지 않아 보인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중기적으로 달러화강세 가능성이 높은데다 2012년 7월 이후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했을 당시와 비교했을 때 현재 PER(주가수익비율)과 PBR(주가순자산비율), 코스피 할인율 등에서 차이가 크다"며 "코스피의 상승 제약 요인이 많은 상황에서 외국인의 본격적인 순매수 전환 기대도 낮춰 잡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최근 상황은 '달러강세=국내(신흥국)증시 급락'으로 이어지던 과거와 상당히 다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달러강세의 배경이 과거 주가급락 당시와 다른데도 시장의 우려가 지나치게 커졌다는 얘기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달러강세가 중장기적으로 신흥국 주식의 상대수익률과 역의 관계인 것은 맞다"면서도 "최근 달러강세는 안전자산 선호 때문이 아니라 미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금리인상에 인한 것으로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위기 상황에서 달러강세는 다른 안전자산 선호도를 함께 끌어올리며 증시급락의 원인이 됐지만 경기회복으로 인한 달러강세는 오히려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일례로 달러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金) 가격은 최근 1200달러를 밑돌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축제의 금수요 증가 기대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안전자산 수요증가 전망에도 금 투자 선호도는 오히려 약화된 반면 달러화지수는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으며 대조를 이뤘다.

이와 함께 최근 급격한 원·달러 환율 상승세로 인한 피로감으로 급등세가 진정 국면에 돌입할 가능성도 크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홍콩 시위가 지속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돼 환율 상승 압박을 키우고 있지만 급격한 상승세에 대한 부담과 수출업체 네고물량 유입 등이 환율 상단을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