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지 기자 기자 2014.10.06 09:33:44
[프라임경제] 특정 시청자를 공략하는 이색 방송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 포화된 방송시장에서 케이블TV 등 각 관련 업체는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특정채널이나 프로그램만 선택적으로 보는 '목적형' 시청 경향이 뚜렷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일반 시청자들의 입맛을 모두 아우르기보다는 특정화된 타깃을 분명히 한 특화 콘텐츠가 눈길을 받고 있다. 애완견을 시청자로 삼은 '도그TV'는 이미 1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모았다. 아이들을 위한 베이비TV와 야구열풍 속 사회인 야구를 위한 프로그램도 제공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TV가 단방향이었다면, 지금은 시청자가 직접 콘텐츠를 선택하고 원하는 프로그램만 묶어 보는 등 목적형 시청 트렌드로 변화 중"이라며 "사업자들은 양방향 소통을 위해 콘텐츠를 보완하며, 소비자 반응에 따라 차별화된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에 이 같은 시장 흐름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려동물시장 1조원대, 시청犬 사로잡는 '도그TV' 인기
반려동물시장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는 가운데 유료방송 및 인터넷TV(IPTV)에서 '도그TV'를 잇달아 론칭하며 애견인을 공략하고 있다.
사람이 아닌 개가 고객인 '도그TV'는 현재 1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상태다. 현재 미국에서는 1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에 이어 국내에 도입된 '도그TV'는 지난 2월 CJ헬로비전이 첫선을 보인 후 △티브로드 △HCN △울산중앙방송 △대구푸른방송 및 SK브로드밴드에서 방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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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TV'는 집에 홀로 있는 애완견들의 외로움을 덜어주기 위한 방송으로 국내에서 1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다. ⓒ CJ헬로비전 |
이 채널의 이용료는 한 달 8000원으로 다른 월정액 상품과 비교했을 때 저렴한 편은 아니다. 그러나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견주들이 가족처럼 생각하는 반려견의 외로움 치유를 위해 지불할 수 있는 금액으로 월 8000원은 아깝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맞춰 해외채널을 재전송하는 '도그TV'는 연내 3만명 국내 가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은 N스크린 서비스 '티빙'에서 '도그TV'를 도입하며 언제 어디서나 이 채널을 볼 수 있게끔 했다. 또, 티브로드는 HD방송으로 '도그TV'를 송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 중이거나 관심이 많은 시청자를 위한 애완동물 전문채널도 등장하고 있다. 티브로드는 '펀티비'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KT 손자회사인 스카이TV는 '스카이 펫파크' 개국을 앞뒀다.
◆학부모 눈길 잡는 '키즈' 교육 콘텐츠
우리나라는 높은 교육열을 자랑하는 만큼 각종 영유아 교육 콘텐츠로 구성된 방송 채널 및 주문형비디오(VOD) 수요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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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비전의 '베이비tv' 등 영유아 전용 키즈 교육 콘텐츠는 영어 교육열로 인해 부모들의 관심이 높은 콘텐츠 중 하나다. ⓒ CJ헬로비전 |
CJ헬로비전 관계자는 "교육적이고 자극적이지 않은 콘텐츠로 구성됐고, 영유아시기부터 알파벳·숫자·동물 등을 영어로 쉽게 익힐 수 있다"며 "베이비tv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영상이나 음성이 아직 글자를 익히지 못한 영유아의 호기심을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또한, CJ헬로비전은 '티빙'을 통해 어린이를 위한 △레고(LEGO) △뿡뿡이 △로보카 폴리 등 8개 채널을 운영한다. 씨앤앰은 '정철영어 TV' 프로그램을 통해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나이별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아울러, 티브로드는 키즈랜드 카테고리 확대를 통해 1만편 이상의 관련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올레tv·LG유플러스 포함 IPTV 3사 역시 키즈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에 투자를 진행하는 동시에 2만5000여편의 유아콘텐츠를 확보했다. KT의 올레tv는 7만여편의 유아용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올레tv에 따르면 상반기 아동용 콘텐츠 전체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35% 급증했다. LG유플러스 'U+tvG'는 디즈니 영어교육 등 외국어 교육 콘텐츠를 포함한 1만2000여편의 키즈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야구 열풍 속 '사회인 야구인' 중계
2012년 프로야구 정규리그 관중 7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지난해는 644만명 프로야구 관중을 모았다. 올해에는 역대 3번째로 83경기만에 100만명 관중이 프로야구 정규리그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야구 열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국 사회인 야구팀은 2만여팀으로 추산된다. 이에 맞춰 지난 2010년부터 씨앤앰은 '야구는 남자의 드라마(이하 야남드)'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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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열풍이 지속되면서 씨앤앰은 사회인 야구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4년간 방영 중이다. ⓒ 씨앤앰 |
올해부터 야남드는 사회인야구 직접 중계를 시작했다. 시청자가 홈페이지에 중계요청 신청을 남기면 현장으로 출동해 야구중계를 한다. 현재 120개 넘는 팀에서 중계요청이 들어온 상태며 촬영에서 본방송까지 두 달이 소요될 정도다.
씨앤앰 관계자는 "야남드는 4년이 지난 현재까지 직장 야구동호회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2012년에는 전국 사회인야구의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제5회 G마켓 사회인 야구대회' 공식 후원사로 지정됐으며, 프로그램명인 '야구는 남자의 드라마'가 대회 캐치프레이즈로 사용된 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