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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방] 성훈하이테크 "경제 살리는 에너지 옥외광고…마이크로그리드"

태양광·심야 유휴전력 5배 비용↓…저탄소 녹색성장 기여

하영인 기자 기자  2014.10.03 15: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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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정부는 가정 내 전기절약을 권장하고 영업·근무시간 외 사업장 간판 등 옥외광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에너지 절약 차원의 정책 일환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영업시간 외에도 단속을 피해 눈치껏 간판을 켰다 껐다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간접광고라도 최대한 활용해 불경기로 인한 매출감소를 막아보려는 업주들의 간절함 때문이다. 업주들로서는 옥외광고에 대한 규제 단속이 여러모로 불편하다.

일각에서는 옥외광고가 밤길 보행시 시야 확보에 도움을 주고 범죄발생률 감소의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주들은 가게 앞쪽에 자리한 점두간판은 빛 공해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전력소모 문제만 해결된다면 영업시간 외에 자정까지만이라도 소등시간을 연장해주길 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간판을 제작해 자체적 전기 생산으로 전기절약에 나선 업체들이 각광받고 있다.

◆점두간판 '심야소등' 빛 공해 아니야…"절전 규제 문제없어"

건물 1층 앞면에 자리하고 있는 '점두간판'은 여행사 등 일반 영업점은 물론, 금융기관이나 우정사업본부 등 공공기관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보도를 향해 빛이 내리쬐기 때문에 겨울철 빙판길에서 사람들이 넘어지지 않도록 방지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범죄예방 등의 효과도 있다.

여러 신·재생 에너지 개발업체 가운데 성훈하이테크(대표 최광식)는 이러한 점두간판을 대상으로 태양광과 심야 잉여전력을 이용해 전기료 절감과 전력 감소까지 가능한 소규모 전력공급 시스템 '마이크로그리드 태양광 간판'(이하 마이크로그리드 간판)을 출시한 기업이다.

최광식 성훈하이테크 대표는 그간 해외에 특허를 내라는 권유도 받아봤지만, 우리나라 시민들을 위해서라도 국내 버팀목이 돼야 한단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마이크로그리드 태양광 간판을 제작·시공한 우정사업본부 서울청 모습. ⓒ 성훈하이테크  
마이크로그리드 태양광 간판을 제작·시공한 우정사업본부 서울청 모습. ⓒ 성훈하이테크

마이크로그리드 간판으로 수요자는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고, 공급자(국가)는 전력 과부하로 인한 블랙아웃을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원 활용 차원에서도 효율적이다. △우정사업본부 서울지방 우정청 △서대문 우체국 △도봉우체국 등은 이를 채택 사용중이다.

최 대표는 지난 7월 서울시 옥외광고물정책팀에 '신·재생에너지와 심야 유휴전력 사용 시 옥외광고물 소등시간 연장'에 관해 민원을 넣었다. 그러나 민원회신에서 조례 개정 시 적극적으로 검토해 반영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조례가 개정되지 않았다.

서울시 옥외광고물 등 관리조례에 따르면 전기를 사용해 조명하는 자사광고는 빛 공해를 방지하고 전기에너지 절약을 실천키 위해 규제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 대표는 "마이크로그리드 간판은 일반 형광등 수준에 맞춘 밝기"라며 "보도를 향하고 있어 빛 공해가 될 수 없을뿐더러 점두간판은 빛 공해 대상조차 아니다"고 전했다.

실제 서울시 관계자는 "빛 공해는 건물 옥상에 있는 대형 간판 중 LED조명등을 사용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하며 점두간판은 이에 해당치 않는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마이크로그리드 간판은 신·재생 에너지인 태양광을 이용, 한국전력공사 전기가 아닌 자체 전기를 생산해 활용함으로써 에너지 절약 면에서도 탁월하다고 피력했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조례에 따르면 '전기에너지 절약 방침'에 따라 영업·근무시간 외에는 자사광고를 소등하게 돼 있지만, 마이크로그리드 간판은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이 같은 규제와 무관하단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한편, 공공기관 업체들을 방문해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점두간판의 조명에 대해 사전조사해본 결과 대다수의 사업장에서 이를 반겼다. 이들은 "그동안 단속이 뜰 때마다 눈치 보며 간판을 켜 놓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신·재생 에너지 간판을 사용할 경우 자정까지 소등을 허용해 준다면 마이크로그리드 간판을 도입해 떳떳하고 싶다"고 표명했다.

◆태양광 설치한 16만4000호…마이크로그리드 더하면 효과 2배

"어느덧 제 나이가 환갑입니다. 뭘 이뤘을까 하는 공허한 마음으로 한강을 찾아가 하늘을 바라보는데, 눈부신 태양에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그때부터 저 태양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사업이 뭐가 있을지 궁리하다 지금의 길에 들어서게 됐습니다."

최 대표는 지금의 마이크로그리드를 특허를 내기까지 밤잠 못 이루며 4년간을 공부하는 데에만 전념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마이크로그리드는 '한 번 태어났으면 뭔가 하나는 남겨 놓고 가야겠다'는 일념 하에 기술적인 지원을 받아가며 직접 개발한 제품으로, 이 사업에 뛰어든 그의 피땀이 담긴 결과물이다.

현재 그가 추진 중인 사업은 태양광이 설치된 일반 가정집에 마이크로그리드를 접목시키는 것. 지난해 연말 기준 정부의 50% 지원 하에 일반 가정 16만4000호에 태양광이 설치됐다. 최 대표는 여기에 마이크로그리드를 추가 설치하면 연간 전기료 약 8000억원을 절감하는 기간전력망 두 배 효과를 보고 온실가스 21만2000톤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태양광은 국제적인 명제이기 때문에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왜' 사용하는 것인지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태양광을 사용하면 가정의 전력비는 감소될지 모르나 전기량은 똑같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이어 "마이크로그리드를 추가로 설치할 경우 전력을 충전해 과부하 시간대에 사용하여 전력소모를 줄이니 국가적으로도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태양광이 설치된 가정을 꼽은 이유는 가정용태양광발전이 되는 시간대 중 오전11시 이전에는 한전전력이 충분하게 발전되는 중부하시간대로 전기를 그냥 흘려보내는 계통형보다는 이를 저장해 전력이 부족한시간대에 사용하는 마이크로그리드방식을 활용하면 전력 낭비를 막고 과부하시간대에 사용할 수 있으니 효과가 뛰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일본의 경우 태양광 설치 후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마이크로그리드 전원 공급 장치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정부에서 설치비의 70% 비용을 지원해준다.

최 대표는 점두간판의 야간 소등시간 연장 관련 건의를 입에 올리며 간곡히 부탁했다.

"지난달 말 '박원순 시장님께 바란다'에서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간판은 조명시간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입니다. 친환경 국제 녹색 도시로서 서울시 위상 제고와 블랙아웃 예방, 연간 5만여 명의 일자리 창출 등 각종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긍정적인 답변이 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