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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의 풍문접수] 코렌텍, 현대차그룹과의 '썸'이 불편해?

상반기 실적쇼크·3D프린터 업체 인수에 뒷말 무성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0.02 10: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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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재벌그룹의 지배구조 이슈가 연초 이후 국내증시의 주요 이슈로 급부상했습니다. 일례로 이건희 회장의 와병을 기점으로 삼성그룹이 그간 물망에만 올랐던 삼성SDS와 에버랜드의 상장을 공식 발표했고 주요 계열사들이 이합집산하면서 관련 종목의 주가 희비가 엇갈렸는데요.

   코렌텍 CI. ⓒ 코렌텍  
코렌텍 CI. ⓒ 코렌텍
이 같은 지배구조 이슈에 엮인 종목이 대부분 수혜를 입었다는 점에서 대기업 오너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이지요.

삼성과 쌍벽을 이루는 재벌가하면 단연 현대차그룹인데요. 이 같은 이유로 상장한지 불과 2년도 채 안된 중소기업이지만 IPO(기업공개) 당시부터 화제를 몰고 다닌 회사가 있습니다. 지난해 3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코렌텍(104540·대표 선두훈, 홍성택)입니다.

◆"현대차 관계사인 듯 관계사 아닌 관계사 같은 너"

주식투자, 특히 공모주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잘 아실 겁니다. 코렌텍은 인공관절을 비롯한 의료기기 제조 전문회사인데요. 2012년 말 IPO시장에 뛰어들 당시 사업내용보다는 선두훈 대표의 인척 관계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됐지요.

   코렌텍이 지난 30일 상장 이후 처음으로 본사 사옥에 출입기자와 증권사 관계자를 초청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 코렌텍  
코렌텍이 지난 30일 상장 이후 처음으로 본사 사옥에 출입기자와 증권사 관계자를 초청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 코렌텍
선 대표는 국내 정상급 관절 전문의임과 동시에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남편입니다. 정 회장의 맞사위인 그는 현재 코렌텍 대표직과 영훈의료재단, 대전선병원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아니지만 선 대표가 이달 1일 현재 9.49%(78만2229주)를, 정 고문이 6.82%(56만2260주)를 보유해 부부가 나란히 지분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으니 현대차의 '관계사'로 보는 게 타당하겠지요. 정 회장의 작은딸인 정명이, 정윤이씨를 비롯해 현대위아도 4%가 넘는 회사 지분을 쥐고 있습니다.

이 같은 특수관계인들의 면면 때문일까요. 코렌텍은 상장 이후 IR(기업홍보)에 상당히 인색한 회사였습니다. 상장 2개월째인 지난해 5월 장중 2만6000원대를 찍었던 주가가 연말 1만3000원대로 반도막 났을 때도, 올해 2분기 갑작스런 실적악화에 휘말렸을 때조차 이렇다 할 해명을 내놓지 않았지요. '현대차그룹'의 후광을 믿고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30일 코렌텍이 상장 이후 처음으로 천안 본사에 출입기자들과 증권사 연구원들을 불러 간담회와 공장투어 행사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홍성택 대표를 비롯해 주요 임원들이 참석해 회사 설비와 시장업황, 최근 실적부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내놓았는데요. 눈에 띄는 것은 행사 내내 '현대차'와 관련한 언급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겁니다.

선 대표가 회사의 전체적인 경영방향을 제시하기는 하지만 영훈의료재단을 비롯한 병원 운영에 치중하고 있고 홍성택 대표가 전문경영인으로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무엇보다 사업내용 자체가 인공관절과 관련 시장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차그룹과의 연관성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굳이 엮어본다면 현재 본사 부지를 현대제철로부터 임차해 쓰고 있다는 점 정도일까요.

이날 투어에 참가하며 그간 '현대차 후광'의 명보다 암이 짙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단 코렌텍의 업계 내 위치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는데요. 세계 인공관절 시장 규모는 2011년 기준 총 321억달러(약 34조1300억원)로 향후 고령인구 증가 수준을 감안하면 꾸준한 성장이 기대됩니다.

이 가운데 글로벌 인공관절 시장은 짐머(zimmer)와 더퓨(Depuy), 스트라이커(Striker), 바이오멧(Biomet), 스미스앤네퓨(Smith&Nephew) 등 메이저 5개 업체가 90%를 독점하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2011년 말 코렌텍이 국내 고관절부문 시장점유율 1위를 탈환했고 메이저 5개 기업이 점유율 1위를 뺏긴 시장은 현재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회사가 본격적으로 제품 양산에 돌입한 시점이 2006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성장세지요.

◆3D프린터 회사 인수·돌발 실적쇼크 이유는 충분

투자자들은 묻습니다. 시가총액이 1200억원이 넘으면서 연간 당기순이익이 30억~40억원대에 불과한 것은 성장성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이에 대해 회사 CFO인 김준배 상무는 "그동안의 설비투자와 임상실험에 들어간 시간과 비용을 감안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본사 공장에서 직원들이 만들어진 인공관절 제품에 대한 검수를 진행하고 있다. ⓒ 코렌텍  
본사 공장에서 직원들이 만들어진 인공관절 제품에 대한 검수를 진행하고 있다. ⓒ 코렌텍
김 상무는 "2000년 5월 설립했지만 의료기기 생산 업체로서 초기시장에 진입하기까지 생산 인프라 구축과 기구제작, 재고확보에만 300억원, 임상과 마케팅에도 15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며 "실제 양산품이 만들어진 것은 2006년부터로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른 것은 최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상반기 실적쇼크는 어떻게 된 걸까요? 지난 4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인공관절에 대한 보험수가를 전격 인하한 것이 직격탄이었습니다. 코렌텍은 올해 2분기 매출액 57억6700만원, 영업이익은 5억1500만원의 손실을 입었고 당기순손실 규모는 10억8000만원이 넘었는데요. 정부가 치료비 부담을 이유로 주기적으로 치료재료가격에 대한 조정 정책을 폈고 업체 입장에서는 손해를 감수하면서 제품을 공급해야 했지요. 코렌텍이 당국의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입성하는 등 정부 지원을 받아 성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중적인 태도라 볼 수 있지요.

이런 이유로 회사는 국내보다 해외로 영업력을 확대하고 원가절감을 위해 다양한 묘안을 짜냈는데요. 지난 2월 3D프린터 회사인 인스텍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당시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코렌텍을 통해 3D프린터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지요.

회사 측은 이미 2006년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 제작을 위해 3D프린팅 기술 도입을 추진해왔다고 합니다. 해당 기술은 인공관절에 티타늄코팅을 입히는 작업에 이미 활용되고 있습니다. 원가절감을 위해 도입한 기술이 최근 첨단산업으로 주목받아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졌을 뿐이라는 얘기입니다.

어쨌든, 코렌텍은 전체 세계시장 비중이 1.2% 수준인 한국보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 진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작년 말 기준 12개국 인허가 등록이 완료됐고 7개국의 인허가가 진행 중입니다.

올해 9월 말까지 미국을 비롯해 중국과 유럽, 동남아지역 등 4개 해외법인을 설립했고 특히 영국과 프랑스 등을 공략하기 위해 메이저 업체 중 하나인 스트라이커 출신 임원들이 만든 기업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연말까지 50만달러 규모의 수출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