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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유안타증권 '환골탈태'에도 넘을 산 여전

새 비전·CI 공개 "중화권 공략"…동양피해자 "사기꾼집단 본질 안 변해"

이수영 기자 기자  2014.10.01 11: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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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동양증권이 1일 유안타증권으로 사명 변경을 마치고 새로운 비전과 기업이미지를 선보였다. 지난 8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 변경을 의결한 이후 두 달여 만이다.

   ⓒ 유안타증권  
ⓒ 유안타증권
유안타증권 주식회사(대표이사 서명석·황웨이청)은 1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서명석, 황웨이청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 사명과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특히 리테일과 IB(기업금융)에 강했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동양그룹 회사채 불완전 판매로 피해를 본 투자자를 중심으로 집단소송 가능성과 피해합의 과정 등이 남아 부담이 되고 있다.

◆중화권 공략, 리테일·IB 명가 부활 노려

유안타증권의 새로운 비전은 'We Create Fortune'을 미션(Mission)으로 '고객의 재무목표를 실현하는 아시아 최고의 금융서비스 전문가'를 내세웠다. 무엇보다 중화권에 특장점을 발휘하는 아시아 최고 증권사로 거듭나겠다는 것이 목표다.

   동양증권이 1일 유안타증권으로 사명변경을 완료하고 이날 오전 을지로 본사에서 새 CI와 비전 발표식을 개최했다. ⓒ 유안타증권  
동양증권이 1일 유안타증권으로 사명변경을 완료하고 이날 오전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새 CI와 비전 발표식을 개최했다. ⓒ 유안타증권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이는 모기업인 유안타금융지주(Yuanta FHC)의 경영철학을 반영해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로 구성해 가치체계를 새로 구축한 것이다. 미션인 'We Create Fortune'은 고객과 모든 이해관계자, 나아가 사회의 부(富)를 창출하고자 하는 신념을 담았다.

특히 금융인으로서 윤리의식과 전문가로서의 책임감, 소명의식을 갖고 경쟁사보다 탁월한 금융서비스를 실현해 궁극적으로 아시아 최고의 증권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고객의 재무목표를 실현하는 아시아 최고의 금융서비스 전문가'를 비전으로 제시한 배경이다.

이밖에 실제 경영에서 의사결정과 실행의 기준으로 적용하고 공유할 핵심가치로 'TSR(Total Shareholder Return·총 주주 수익)'을 내세워 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6가지 행동 규범 △시장 지배력 확대 △시너지 창출 △엄격한 리스크 관리 △소통과 협력 △자기개발과 관리 △사회적 책임 이행 등도 제시했다.

서명석 사장은 "국내에서 아시아를 가장 잘 아는 증권사가 유안타증권이고 고객의 포춘(Fortune)을 창출할 미션이 있다"며 "고객과 우리가 함께 꿈꾸고 희망하는 미래를 위해 임직원 모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임직원들에게 강조했다.

◆"과거 고객이었던 동양피해자들에 사죄부터"

이를 바라보는 동양사태 피해자들의 눈초리는 당연히 예사롭지 않다. 한때 동양증권 고객이었던 이들은 명확한 피해구제 없이 대주주와 사명변경을 일사천리로 추진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이하 대책위)는 이날 투기자본감시센터와 공동으로 유안타증권 본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유안타증권의 업계 퇴출을 요구했다.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는 지난달 18일부터 금융위원회 앞에서 유안타증권(동양증권)에 대한 대주주 변경과 인가 취소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대책위 김희철 고문과 안동진 특임본부장. ⓒ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는 지난달 18일부터 금융위원회 앞에서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에 대한 대주주 변경과 인가 취소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왼쪽부터 대책위 김희철 고문과 안동진 특임본부장. ⓒ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
대책위 관계자는 "동양증권이 유안타증권으로 간판을 바꿔도 사기범죄집단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2만4000건이 넘는 불완전판매를 저지른 사기 증권사는 마땅히 퇴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2일 대책위는 금융위원회에 당시 동양증권의 인가 취소와 해체를 요구하는 민원신청서를 접수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동양증권이 간판만 바꿔단다고 다른 증권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에서 유안타증권이 다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으려면 과거 고객이었던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최선을 다해 피해를 수습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들과의 분쟁이 마무리되기까지 과정도 험난하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나서 지난 7월 분쟁조정안을 제시하고 해결에 나섰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반발 중이다. 여기에 집단소송 가능성도 높다.

금감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까지 분쟁조정안을 수락한 피해자는 전체 불완전판매 인정건수인 1만4991명 가운데 87.3%에 이르는 1만3086명이다. 조정안은 동양증권이 피해액의 15~50%를 차등 배상하도록 한 게 골자다. 이를 통해 계산하면 유안타증권은 약 585억원을 보상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표면적으로는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조정안을 받아들인 것 같지만 문제는 나머지 피해자들의 반응이다. 이미 800여명의 투자자들이 이에 불복해 재조정을 신청했고 국가와 유안타증권에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연이을 것으로 보여 여진은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