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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개통 서류 쌓였어요" 단통법 D-1 유통점 분위기는…

단통법 불안심리에 개통 증가…일부 유통점 상술 소비자 '주의'

최민지 기자 기자  2014.09.30 17: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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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어제부터 밀려드는 개통서류가 이만큼 쌓였어요. 오늘 단통법 시행 전 마지막 날이라 보시는 것처럼 손님들이 밀려오고 있어요. 내일 개통하면 단통법에 적용되니 오늘 안에 무조건 개통을 끝내야 해 정신이 없습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 시행 탓에 대리점·판매점이 분주하다. 주요 휴대폰 유통점 밀집 지역을 돌아다닌 결과, 대리점 및 판매점들은 '오늘이 단통법 전 마지막 개통 기회'라며 고객 모시기에 한창이다. 주요 대리점·판매점에서는 고객이 몰려 휴대폰 개통 상담 대기에만 10여분 이상 소요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단통법이 시행될 경우 위약금 가중 및 보조금 혜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 소비자 불안심리에 따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를 악용한 일부 휴대폰 유통점의 상술은 소비자들이 주의할 대목이다.

◆단통법 피하려는 소비자 "평균보다 2배 높은 개통 실적"

30일 한 이통사 대리점 직원은 "오늘 하루에만 수십여명이 개통을 끝냈다"며 "밀려드는 개통 서류를 처리해야 해 정신이 없다"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소비자들이 단통법 시행 전 휴대폰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문의 또한 많다는 것.

이용자 차별을 줄이기 위한 취지로 제정된 단통법이지만, 소비자들은 단통법이 시행되면 보조금 감소와 위약금 증가가 따를 것이라고 우려한다.

   단통법 실시 하루 전날인 30일 주요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은 단통법 전에 휴대폰을 교체하려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 프라임경제  
단통법 실시 하루 전날인 30일 주요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은 시행 전 휴대폰을 교체하려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 프라임경제
휴대폰 유통점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이 냉각기였던 점을 감안했을 때 단통법 시행 직전인 어제 오늘 개통실적이 많은 편"이라며 "평소 대비 2배 정도 많다"고 설명했다.

대리점 직원은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은 신규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4를 구매하려는 손님도 많아 현재 갤럭시노트4 단말은 두 대밖에 남지 않았다"며 "내일부터 약정이 끝나지 않으면 위약금을 물고 24개월 약정으로 가입해야 하는 상황이라 이통사 프로그램을 통해 오늘 가입하려는 고객 문의가 많다"고 귀띔했다.

이통3사에 따르면 이 기간 개통실적은 실제로 평소 대비 증가했다. 이와 관련 통신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수준은 지난주와 비슷하나 단통법 실시 직전인 이 기간 실제로 개통이 증가한 것은 맞다"며 "신규개통 수요가 몰려 개통 시간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어제까지 번호이동시장이 평균 2만여건이었는데, 오늘은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도 단통법 전 가입자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단통법 실시되면 9만원 요금제를 사용하더라도 최대 34만5000원의 보조금만 받을 수 있어 단통법 전 휴대폰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을 보탰다.

◆"무조건 바꾸세요" 소비자 주의 요망

이날 주요 대리점과 판매점에서는 '단통법 전 마지막으로 혜택을 받고 휴대폰을 바꿀 수 있는 기회'라며 소비자를 호도하는 행위가 보이기도 했다.

내일부터 기존의 이통사 정책이 없어진다며 당장 가입을 권유하거나 오늘 바꾸지 않으면 위약금을 대폭 물어야 한다는 등 과장된 소비자 유인 전략을 사용하는 것인 만큼 이통사는 소비자 주의를 요구했다.

  일부 휴대폰 유통점들은 단통법 전 소비자를 유인하게 위해 과장광고를 통한 상술을 보이고 있어, 이에 소비자는 주의해야 한다. ⓒ 프라임경제  
일부 휴대폰 유통점들은 단통법 전 소비자를 유인하게 위해 과장광고를 통한 상술을 펴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 ⓒ 프라임경제
KT 대리점 한 직원은 "내일부터 스펀지 프로그램과 기기변경 프로그램 등을 이용할 수 없으니 오늘 휴대폰을 바꿔야 한다"며 "약정이 남아있기 때문에 위약금도 가중될 수 있다"고 현혹하는 말을 했다.

이에 대해 KT 측은 "기기변경 및 스펀지 플랜 프로그램 등의 폐기 및 수정 사항은 논의된 바 없다"며 "고객 유치를 위해 불안감을 자극한 일종의 상술"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대리점 직원은 오늘 LG G3에 38만원가량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으나 내일부터는 10만원대로 보조금이 낮아진다며 소비자 가입을 유도하기도 했다.

여기 대응해 업계 관계자는 "약정할인을 마치 단말 할인 보조금처럼 속인 경우"라며 "소비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