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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협력사 위한 상생경영 핵심키워드 '공유'

첨단기술 공동 협력개발 국산화 성공…발생 특허는 찹여 협력사에 제공

노병우 기자 기자  2014.09.30 15: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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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과 상생문제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만큼 언제부턴가 단일 기업의 힘만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워졌고, 이제는 기업 경쟁력이 협력사들과 얼마나 조화롭게 네트워크를 형성하느냐에 달렸다.

국내 대기업들도 이런 추세에 부응해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 협력사와의 소통 강화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협력사 또한 역량을 함께 높여야 한다는 동반성장 인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모비스 역시 1000여개에 이르는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이 궁극적으로 회사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판단, 협력사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 자동차 부품업이라는 특성상 기술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만큼 미래 먹거리를 개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첨단 기술개발 위해 협력업체와 '의기투합'

지난해 말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자동차부품 업체들 중 일부만이 독점하던 '차량 통합영상인식 장치'를 국산화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장치는 카메라 1대로 △차선이탈경보 △차선유지지원 △하이빔 자동조절 △전방 추돌경보 기능과 같은 여러 첨단 안전장치들을 통합 제어할 수 있다.    

조준범 현대모비스 DAS센터SW팀 책임연구원은 "안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최근 차량용 카메라 센서시장이 급성장해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이 기술은 현재 여러 곳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실제 국내완성차에서 향후 양산차종에 적용하기 위한 최종 평가를 진행하고, 나아가 현대모비스는 해외완성차로의 수출을 위한 영업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기업들이 관련 기술 선점을 위해 사활을 걸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현대모비스의 이러한 첨단기술 국산화 개발은 국내 자동차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

   현대모비스는 중소협력업체들과 '차량 통합영상인식 장치'를 공동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 협력사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부분에서 발생한 특허는 협력사에 제공하는 등 협력사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중소협력업체들과 '차량 통합영상인식 장치'를 공동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 협력사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부분에서 발생한 특허는 협력사에 제공하는 등 협력사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현대모비스
그러나 현대모비스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차량용 통합영상인식 장치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역량 있는 중소협력업체들과 공동개발을 통해 이뤄냈다는 점이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이슈화되던 자동차 전장화에 대응하기 위해 몇몇 협력업체들과 부분적으로 필요한 관련기술을 개발하던 중 향후 핵심 전장기술로까지 성장가능성이 크게 예상되는 차량용 통합영상인식 장치를 국산화 개발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맞춰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부분별로 협력했던 역량 있는 중소협력업체들에게 공동개발을 제안했고, 기술개발에 들어가는 막대한 컨설팅 비용과 투입인원에 대한 부담 탓에 독자 기술개발은 엄두도 내지 못했던 중소협력업체들은 현대모비스 지원 아래 힘차게 전진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중소협력업체는 총 6곳이었으며, 이렇게 구성된 공동개발 프로젝트는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지식경제부가 진행하는 '월드 베스트 소프트웨어'라는 국책과제로도 선정돼 개발과정에 정부지원도 일부 받았다.

이후 총 전체 사업비 100억원이 투입된 이 프로젝트는 2년여의 개발과정을 거쳐 지난해 말 국산화 개발 성공이라는 빛을 보게 됐다.

◆개발 성공 결실 공유…협력사 사업기회 확대로 이어져

차량용 통합영상인식 장치 첨단기술인 만큼 현대모비스와 중소협력사들이 의기투합해 2년여에 걸쳐 공동 개발을 진행하는 동안 관련 특허도 30여개 정도 쏟아졌다. 이러한 성과와 결실을 현대모비스는 그간 함께한 중소협력사들과 아낌없이 공유했다.

현대모비스는 공동 특허로 등록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공동 특허의 경우 특허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을 분담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혹시 향후 협력사들이 필요 없게 될 경우에는 오히려 특허 유지보수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현대모비스는 각 협력업체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부분에서 발생한 특허는 해당 협력사에 제공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여러 협력사 중 한 곳인 베라시스는 이 중 4개의 특허를 단독 출원했고, 2개는 이미 특허로 등록됐다. 다른 협력사들 역시 3~4개 정도의 특허를 가져갔다.

뿐만 아니라 중소협력업체들이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육성된 실력은 또 다른 사업기회로 이어졌다. 아울러 현대모비스가 관련 프로젝트 실행 전과 3개월 후 진단한 중소협력사 성숙도 향상 진단에서 각 업체들은 평균 30%나 향상된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모비스는 협력업체와의 지속가능한 상생협력을 진행하기 위해 '7가지의 아름다운 약속'이라는 마스터플랜을 마련, 이를 지난 2010년부터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이 플랜 발족 당시 전호석 현대모비스 사장과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함께 하고 있는 모습. ⓒ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협력업체와의 지속가능한 상생협력을 진행하기 위해 '7가지의 아름다운 약속'이라는 마스터플랜을 마련, 이를 지난 2010년부터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사진은 플랜 발족 당시 전호석 현대모비스 사장과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함께한 모습. ⓒ 현대모비스
실제로 베라시스의 경우 향상된 기술을 토대로 최근 차량이탈경고 기능이 포함된 블랙박스를 출시했다. 현대모비스의 품질관리 체계와 전격적 지원 아래 개발된 베라시스의 차량이탈경고 기술은 업계에서 국내 최고 수준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올 하반기에는 전방차량감시 기능까지 추가한 신제품 출시를 기획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대기업과 중소업체가 공동으로 기술을 협력 개발하는 사례가 세계적으로도 많이 늘고 있으며, 이러한 결실 공유는 중소협력사의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이러한 상생협력과 성과가 확산되면 수입에 의존하던 부분을 국산제품으로 대체해 자동차산업의 국가경쟁력도 함께 높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해외부품전시회 참가 지원…특허·실용시안 공유   
      
이외에도 현대모비스는 현재 협력사가 해외부품전시회에 참가할 경우 참가비용을 지원해주는 등 해외 수주상담회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협력사의 금형개발비·연구개발비 지원금을 올해 200억원 수준까지 확대하는 것을 포함해 협력사에 1000억원이 넘는 경영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협력사에 자사가 소유한 특허 및 실용신안 160건 정도를 공개하는 등 특허권 제공은 물론, 특허출원비용도 지원하는 등 협력사의 자체 기술개발을 적극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요 협력업체와 함께 자동차산업의 첨단 기술동향과 개발전략 등을 공유하는 CTO포럼도 지속적으로 개최해 협력사들에게 벤치마킹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에 동반 진출한 협력사에게는 당사의 상해시험센터를 개방해 시험인증을 위한 장비를 지원하는 등 협력사들에게 보다 나은 연구개발 환경을 제공하고자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