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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콜센터 파업, 노조·사측 '좁힐 수 없는 간극'

'감정·유급휴가' 요구…파업 장기화 시민 불편 가중

추민선 기자 기자  2014.09.30 09: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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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서울시 120다산콜센터 노조가 이달 4일 파업에 돌입해 30일 현재 27일째를 맞았다.

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지부(이하 노조)는 지난달 18일부터 20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해 80% 이상의 찬성표가 나와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 노조는 서울시가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9월부터 조합원이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산콜센터에 근무하는 상담사들은 효성ITX, KTCS, MPC 3개 아웃소싱기업 소속 430명이다. 이번 파업에는 KTCS를 제외한 효성ITX, MPC 소속 150명의 노조원들이 참여했다. KTCS 소속 상담사의 경우 복수노조로 구성, 교섭권을 갖지 못해 파업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산콜센터 희망연대 노동조합원 150명은 감정휴가 및 유급병가를 요구하며 지난 4일 파업에 돌입했다. ⓒ 네이버 블로그  
다산콜센터 희망연대 노동조합원 150명은 감정휴가 및 유급병가를 요구하며 지난 4일 파업에 돌입했다. ⓒ 네이버 블로그
이번 파업과 관련해 희망연대노동조합 관계자는 "지난 조정회의에서 심각한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다산콜센터 직원들의 보호를 위해 월별 휴일 또는 휴식시간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3사 모두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이유를 전했다.

파업 후 사측과 노조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그러나 사측과 노조의 입장이 극명히 갈리는 가운데 서울시는 원칙적으로 임단협(임금과 단체협약)은 위탁업체와 노조 간 문제인 만큼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원만하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중재의 역할을 수행하고 필요한 부분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사측과 노조, 서울시의 입장을 정리해봤다.

◆첫 번째 핵심요구 '감정휴가'

지난해에는 노조가 한 차례 파업을 진행했다. 임금상승 골자의 파업으로 사측과의 협의를 통해 교섭이 원만하게 타결됐다. 반면 올해 파업의 주요내용은 임금상승이 아닌 '감정휴가'와 '유급병가'가 주요 쟁점사항이다.

노조는 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이 악성민원으로 인한 심각한 감정노동에 시달리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감정휴가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처음 노조가 제시한 감정휴가 일수는 분기별로 1일, 연간 4일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교섭을 진행해 연 1일 정도의 휴가로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

최종타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노조는 감정휴가라는 명칭을 사용할 것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기 때이다문. 노조는 감정휴가 일수 조정은 충분히 조율할 의사가 있으나 감정휴가 명칭에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의사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사측 관계자는 "감정노동자는 콜센터 직원에게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백화점이나 승무원 등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근로자들이 오히려 더 큰 감정노동에 시달리는데 콜센터 상담사들에게만 감정휴가란 명칭을 쓰기엔 무리가 있다"며 "감정휴가 대신 특별휴가로 명칭을 변경해 일수를 적용할 의사는 있다"고 제언했다.

이에 맞서 노조 측은 "감정휴가라고 정한 건 단순 다산콜센터에만 적용하기 위함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종사하는 모든 콜센터 감정노동자들을 위한 차별화된 휴가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특별휴가는 타 기업에서도 사용하는 명칭으로 차별화되지 않고, 노조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장기적 안목으로 감정노동자들의 권익을 향상하기 위해 추진한 명칭"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 핵심요구 '유급병가'

노조는 감정휴가 인정에 이어 연 7일의 유급병가도 요구했다. 노조가 유급휴가를 주장한 이유는 감정노동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와 이에 따른 각종 질병에도 사측의 무리한 콜 수 강요 탓에 상담사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태민 희망연대 노조 부지부장은 "여성 근로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육아휴직, 출산휴가 등을 사용하고 나면 남은 연차가 단 하루도 없다"며 "병가로 하루 휴직할 경우 일급은 물론 주급수당까지 삭감돼 몸이 아파도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보장하는 유급휴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보통 기업은 병가가 필요할 경우 연차를 사용하는데 업체가 상담사들의 질병에 의한 연차 사용을 막은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다"며 "전 직원이 7일의 유급휴가를 사용할 경우 업무공백에 따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신설동 120다산콜센터 1층 로비에는 노조원들이 자리를 지키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 추민선 기자  
서울 신설동 120다산콜센터 1층 로비에는 노조원들이 자리를 지키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 추민선 기자
이에 더해 "노조는 7일의 유급휴가 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공백에 따른 정상적인 운영 및 동일한 서비스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말을 더했다.

노조와 사측의 날카로운 대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현재 유급휴가를 무급휴가로 조정하는 것까지는 의견이 모였지만 최종합의된 사항은 아니라는 전언이 나왔다. 그러나 노조는 무급휴가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취해 무급휴가를 수용하겠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외에도 노조는 40여 조항의 항목을 교섭 내용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핵심이슈인 감정휴가와 유급병가 외에는 기존내용을 확인하고 수정하는 작업으로 많은 부분이 타결됐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는 임금협상에 대한 부분도 고려 중이지만 단체협상조차 이뤄지지 않은 만큼 임금 부분은 아직 협상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한 발 물러선 서울시 "협상 권한 없다"

사측과 노조의 교섭이 진행되고 있지만 서울시는 한 발 물러서 있다. 임단협 교섭 자체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것.

다만 파업이 장기화할수록 서울시민의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어 중재를 위해 최선의 지원을 한다는 입장이다.

원권식 서울시 시민봉사 담당 과장은 "사측과 노조가 계속 협상에 임하고 있어 곧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직접적으로 서울시가 관여할 순 없지만 중재를 위해 사측과 노조의 입장을 반영,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서울시의 의견을 대신했다.
 
이러한 서울시의 입장을 들은 현재 역시 노사는 함께 협상테이블에 앉았지만 의견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사측 대표는 "노조가 요구하는 사항을 인정하게 되더라도 결국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한 비용은 서울시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며 "노조는 주장을 관철시키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서울시민들이 겪는 불편에 대한 책임감도 함께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기간 파업은 결국 사측도, 노조도, 서울시도 아닌 서울시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사측과 노조 모두 한 발 물러선 양보의 자세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요구 관철이 아닌 서로의 양보로 조속히 해결방안을 찾아 상담사들이 현업에 복귀해 서울시민의 불편을 없애야 한다는 강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