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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칼럼] 부지런하고 또 부지런하라

다산에게 배우는 '삼근(三勤)'의 지혜 되새겨야

김원식 현대증권 익산지점장 기자  2014.09.29 10: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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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8세기 조선을 대표하는 지식인으로 다산 정약용이 꼽힌다. 그는 실로 다재다능한 인물로 실학자이자 저술가였고 시인 겸 철학자이자 공학자였다. 정조의 총애를 받아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했지만 당쟁과 천주교 박해에 휘말려 오랜 기간 귀양살이에 시달리는 등 불운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의 방대한 저술을 통해 우리는 다산의 사상과 철학의 일단을 알 수 있다. 특히 그가 아내와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진솔하고 소탈한 태도와 끈기 등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우리 선생님께서는 귀양살이 20년 동안 날마다 저술만 일삼아 복사뼈가 세 번이나 구멍이 났습니다. 제게 삼근(三勤)의 가르침을 내려주시면서 늘 이렇게 말씀하셨죠. '나도 부지런히 노력해서 이것을 얻었다' 몸으로 가르쳐주시고 직접 말씀을 내려주신 것이 마치 어제 일처럼 귓가에 쟁쟁합니다. 관 뚜껑을 덮기 전에야 어찌 그 지성스럽고 뼈에 사무치는 가르침을 저버릴 수 있겠습니까?"

다산이 아꼈던 제자 황상의 증언이다. 황상의 자질을 눈여겨 본 다산이 그에게 학문을 권했을 때 그가 스스로 '머리가 둔하고, 앞뒤가 막혀 답답하고, 미욱해 이해력이 부족하다'고 하자 '둔한데도 열심히 하면 지혜가 쌓이고, 막혔다가 뚫리면 그 흐름이 성대해지며 답답한데도 꾸준히 하면 그 빛이 반짝반짝하게 된다'며 황상을 격려한 것으로 유명하다.

"외우기를 빨리하면 재주만 믿고 공부를 소홀히 하는 폐단이 있고, 글 재주가 좋은 사람은 속도는 빠르지만 부실하게 되는 폐단이 있으며 이해가 빠른 사람은 한번 깨친 것을 대충 넘기고 곱씹지 않으니 깊이가 부족하다."

다산이 학문하는 이의 세가지 문제점을 적시한 말인데 그 해법으로 그는 "둔한 것이나 막힌 것이나 답답한 것이나 부지런하고 부지런하고 부지런하면 풀린다"는 가르침을 줬다. 그것을 일컬어 삼근(三勤·세 가지 부지런함)이라 한다.

다산은 원래부터 머리가 좋았지만 누구 못잖게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늘 돌부처처럼 앉아 책읽기와 저술에 힘쓰다 보니 방바닥에 닿은 복사뼈에 세 번이나 구멍이 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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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그의 성과는 천재성이 아닌 복사뼈에 구멍이 세 번이나 날 정도로 잠시도 쉬지 않은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우리가 만나는 주식시장은 정보비대칭이 현격한 레몬마켓으로 보인다. 외국인과 기관이 가진 정보의 양과 질이 개인투자자보다 월등하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전에 우리는 배움을 위해 스스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리고 개인투자자로서 우리가 갖는 이점을 살리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먼저 돌아봐야 한다. 부지런하고 또 부지런하면 막힌 것은 풀린다.

김원식 현대증권 익산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