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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위기론' 코스피, 삼성전자·현대차 쇼크 계속?

3분기 이익 턴어라운드 기대 약화, 달러강세 외국인 매도 지속

이수영 기자 기자  2014.09.29 10: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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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내달 주식시장을 둘러싼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기업들의 실적악화가 길어지고 있는데다 대외적으로는 국내 경기의 '비빌 언덕' 역할을 했던 중국 경제의 부진 때문이다. 여기에 달러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실적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기업이익이 연초대비 8조5000억원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현대중공업과 현대차, SK이노베이션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순이익 하향 규모가 1조원대로 커졌다.

◆먹을 것 없는 3분기 실적시즌·달러화 강세 '이중고'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적어도 10월까지는 지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국내기업의 3분기 실적시즌을 확인해야겠지만 이익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낮고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미국계 자금의 증시이탈이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8월 이후 국내증시가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면서 외국인 수급과 환율 상황까지 악화된 것이 내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그만큼 10월은 이달까지 시장을 압박했던 부담 요인들을 해결하는 과정이 될 공산이 크다.

  지난 8월 이후 외국인 주간 누적 순매수 추이. 9월 들어 최근까지 3주 연속 외국인이 순매도에 나선 것은 2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이는 달러화강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미국계 자금을 중심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자금이탈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8월 이후 외국인 주간 누적 순매수 추이. 이달 들어 최근까지 3주 연속 외국인이 순매도에 나선 것은 2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달러화강세 기조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자금이탈이 심화되고 있다. ⓒ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0월 증시는 한 수 접고 시작하는 게임이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우려가 과한 측면이 있지만 단기적 충격이라도 투자자들의 반응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내달 시장의 하방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먼저 국내 시가총액 1, 2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실적부진이 반전될 가능성이 낮은데다 중국과 미국의 경기모멘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또 재정과 통화정책 측면에서 선진국, 가깝게는 일본에 비교해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그는 "다행히 코스피가 2000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자동차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시장 밸런스가 무너졌다"며 "좋게 보면 의존도 큰 두 산업을 빼고도 코스피 수준이 레벨업됐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전체 기업이익과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이들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여전한 정책기대감, 가격매력 더해 상승장 이끌 것"

지수의 추가 급락 가능성은 크지 않고 오히려 분위기 반전의 기회가 있다는 긍정론도 존재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장 강한 반등은 어렵더라도 현재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7배로 극심한 저평가 영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적다"며 "지난주 후반 삼성전자의 반등했듯 악재보다는 호재에 민감한 가격대에 진입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 연구원은 또 "1일 발표될 국내 수출입지표와 이튿날 유럽중앙은행(ECB) 회의 결과에 따라 수출주 반등과 정책 기대감이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도 "일명 '초이노믹스'로 불리는 우리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지속되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추가 부양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10월 초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약화되고 신흥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주 코스피는 한 주 동안 1.3% 하락했다. 중국의 경기불안감과 달러화 강세대비 엔화약세가 심화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수출주의 실적 쇼크 가능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주체별로는 외국인이 670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증권과 투신을 중심으로 560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도 840억원을 사들이며 수급의 한 축을 담당했다.

노아람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금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달러강세에 따른 외국인 순매도"라며 "엔화약세와 시장 전반의 이익모멘텀 악화로 아시아국가에서 한국과 대만을 중심으로 외국인 순매도가 확대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